장기실측 파랑자료 분석을 통한 동해안 폭풍파 출현 추세
Trends of the Storm Wave Appearance on the East Coast Analyzed by using Long-term Wave Observation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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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우리나라 동해안 6개 관측점에서 장기간 관측된 파랑자료를 이용하여 폭풍파의 출현 추세를 검토하였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4개 정점(속초, 묵호, 후포, 진하)에서는 관측기간 동안 유의파고의 연별 평균값과 최대값의 주목할 만한 추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폭풍파의 연별 출현 횟수는 진하에서만 완만한 증가 추세가 나타났고 나머지 세 정점에서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기상청 동해부이의 경우 유의파고의 연별 평균값과 최대값 및 폭풍파 연별 출현횟수가 2009년 이후로 매우 급격하게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해당 자료의 연속성이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Trans Abstract
The trend in appearance of storm waves on the east coast of Korea was investigated based on long-term wave data observed at six different stations. At the four wave stations of KIOST (Sokcho, Mukho, Hupo, and Jinha), no notable trend was found during the observation period with respect to the annual average and maximum values of the significant wave height. In addition, the annual number of the appearance of storm waves showed decreasing trend at the three stations except Jinha, where slightly increasing trend of the quantity was recognized. In contrast, at Donghea ocean data buoy of KMA, abruptly increasing trend was found for the annual average and maximum of the significant wave height and for the annual number of the appearance of storm waves as well, demonstrating lack of consistency in the observation data from Donghea buoy of KMA.
1. 서 론
우리나라 동해안에 내습하는 폭풍파는 여름철 태풍의 이동경로에 따라 발생하는 고파와 겨울철에 내습하는 너울성 고파 등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태풍의 경우에는 8월에서 9월 중에 주로 발생하나 10월까지도 나타나고 있으며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경우 바람, 폭풍해일과 고파에 의한 피해가 급증한다. 태풍 나비(NABI; 0514)와 산산(SHANSHAN; 0613)이 내습하였을 때는 동해안 영일만신항 북방파제 1.5 km 전면에서 유의파고 12.2 m를 기록(Jeong et al., 2014)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의 빈도는 평균적으로 연간 3~4회로 매우 낮으며 이 중에서도 동해안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동해안에 내습하는 폭풍파는 대부분 겨울철 너울성 고파가 차지하고 있다. 겨울철 너울성 고파는 주로 10월에서 2월에 이르는 기간에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봄철인 4월까지도 발생한다. 이러한 너울성 고파는 중국 내륙 및 우리나라 부근에서 발생한 온대성 저기압이 동해로 진출하면서 급속하게 발달하여 중심기압이 낮아지고 저기압 주변으로 강한 기압골을 형성하면서 강풍이 불게 됨에 따라 발생한 것이다(Jeong et al., 2007; Jeong et al., 2008).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에 내습하는 폭풍파의 강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장기 기후변화 예측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Dobrynin et al.(2012)은 기존 기후변화에 따른 전 지구적인 미래의 파랑 기후를 전망한 연구 결과에서 평균 유의파고와 극한 파랑의 변화는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하지만 평균 유의파고는 대체로 감소한다고 예측하였다. 반면에 최근 해양수산부의 연구보고서(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 Republic of Krea, 2014)에서는 기상청(Korea Meteorological Agency, 이하 KMA) 동해 부이의 2001년부터 2011년까지의 유의파고 관측자료 분석 결과를 근거로 과거 10년간 동해안 파고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기술하였다. 또한 전지구 결합기후모델인 HADGEM2-ES (Hadley Global Environment Model 2 - Earth-System configurations)와 SWAN (Simulating WAves Nearshore) 모형을 이용하여 수치계산한 결과를 바탕으로 2010년을 기준으로 2050년에는 황해에서는 0.9 m, 동해 해역에서는 2 m 이상 파고가 증가한다고 예측하는 등 우리나라 연안에서 폭풍파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 동해안을 따라 여러 지점에서 관측된 장기파랑 실측자료를 가지고 동해안 폭풍파의 추세를 검토한 사례는 없었다. 다만, 최근에 1979년부터 2014년까지 36년 동안 ECMWF (European Centre for Medium-range Weather Forecast) 바람장과 SWAN 모델을 이용하여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파랑 후측자료를 토대로 연 평균 및 최대 유의파고의 추세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진 바 있다(Jeong et al., 2016). 이 연구에 따르면 한국해양과학기술원(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and Technology, 이하 KIOST)에서 운용중인 파랑 관측자료는 장기 파랑 후측자료와 비교적 잘 일치하고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었다.
본 연구에서는 KIOST에서 동해안의 속초항, 묵호항, 후포항 및 진하 해수욕장 전면 해역 등 우리나라 동해안 중부에서 남부에 이르는 천해역 4개 지점(Fig. 1 참조)에 수압식 파고계를 설치하고 장기연속관측을 통해 취득한 파랑 자료와 KMA의 동해 및 포항 부이의 파랑 자료를 이용하여 동해안 폭풍파의 출현율 변동 추세를 고찰하였다.
2. 관측 자료 수집
본 연구에서는 Fig. 1에 보인 것처럼 KIOST에서 동해안 4개소에 설치하여 운영 중인 수압식 파고계(WTG; Wave and Tide Gage)로부터 관측된 파랑자료 및 KMA에서 동해상에서 운영하는 동해부이와 포항부이의 파랑자료를 분석에 사용하였다. 각 관측점의 위·경도, 수심, 관측기간 및 관측률에 대한 정보를 Table 1에 제시하였다. 이들 관측점은 개방 해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변 해저면에 암초 등 지형물이 없어서 파랑 관측에 적합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Jeong et al. (2007)에 제시된 것처럼 수압식 파고계의 자료수집 시간 간격은 0.5초이며, 30분마다 2,048개의 자료를 사용하여 파 스펙트럼을 계산하였다. 스펙트럼 분석법을 통하여 파 스펙트럼으로부터 유의파고(Hs)로 불리는 유의파고(Hm0) 및 첨두주기(Tp)를 계산하였다. 유의파고 추정치는 아래 식으로 정의되며,
여기서 mn은 아래와 같이 계산되는 스펙트럼 밀도의 n차 모멘트이다.
식 (1)에서 f는 파의 주파수, S(f)는 파의 스펙트럼 밀도를 각각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는 하한 절단주파수(low cutoff frequency)는 f1 = 5⁄128 Hz로, 상한 절단주파수(high cutoff frequency)는 f2 = 64⁄128 Hz로 설정하였다. 한편 첨두주기는 파 스펙트럼이 최대가 되는 주파수에 해당하는 주기(=주파수의 역수)이다.
3. 동해안 폭풍파의 출현횟수 검토
3.1 관측기간의 파랑 특성
Fig. 2에는 전체 6개 관측점에서 관측된 유의파고와 첨두 주기의 시간적 변화를 나타내었다. KMA 동해부이 자료의 경우 2007년 1월을 기점으로 첨두주기가 전반적으로 커지는 경향이 나타나며 2010년 6월을 기점으로는 유의파고 값이 커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그러나 다른 관측점들에서는 이러한 특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KMA 동해부이의 경우 이처럼 특정 시점을 전후로 파고 및 주기에 현격한 변화가 나타나는 이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관측장비 또는 계류방식 등 운용방법의 변화에 기인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6개 관측점에서 관측된 유의파고의 연별 변동성을 고찰하기 위하여 Fig. 3에 각 관측점에서의 유의파고 연 평균값 및 연 최대값의 무차원값 시계열 그림을 각각 제시하였다. 무차원값은 각 관측점에서의 연 평균 및 최대 유의파고를 관측기간 동안의 각각의 평균값으로 나누어 계산하였다. 수압식 파고계 자료의 경우 속초에서는 관측기간 동안 연 평균값의 완만한 감소 추세가 나타나며 진하에서는 반대로 완만한 증가 추세가 나타난다. 한편, 묵호와 후포의 경우에는 별다른 추세를 보이지 않았다. 연 최대값의 경우에도 2006년 10월에 특별히 큰 너울성 고파가 내습했던(Jeong et al., 2007; Oh and Jeong, 2013) 2006년의 값이 두드러지게 크다는 점을 제외하면 유의할만한 추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에 KMA 동해부이 자료의 경우 유의파고의 연 평균값과 최대값이 2009년을 기점으로 뚜렷한 상승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2006년의 유의파고 최대값이 무차원화 평균값(1.0) 이하에 분포하고 있어 KIOST의 4개 관측점에서 2006년의 값이 두드러지게 컸던 경향과는 완전히 다른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KMA 동해부이의 관측데이터를 이용한 장기 추세 분석 시에는 주의가 필요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편, Table 2에는 각 관측점에서 연 평균 및 연 최대 유의파고의 평균값(mean) 및 변동계수(coefficient of variation)를 제시하였다. 특히 Table 2에서 연 평균 유의파고의 변동계수 값을 살펴보면 KMA 동해부이의 값이 다른 관측점들에 비해서 2~3배 이상 큰 값을 나타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연 최대 유의파고의 경우에는 Fig. 3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든 관측점에서 연 평균 유의파고에 비해서는 전반적으로 변동계수의 값이 더 컸다. 특히 2006년 너울성 고파로 인해 특별히 큰 유의파고 최대값이 관측되었던 영향 등으로 각 관측점에서의 변동성을 서로 비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3.2 관측기간 중 지점별 폭풍파 출현횟수 검토
본 연구에서는 동해안에 주로 영향을 주는 폭풍파가 너울성 고파인 점을 고려하여 Oh et al.(2010)이 제시한 기준을 적용하여 폭풍파의 발생 기준을 유의파고 3 m로 적용하여 검토하였다. Table 1에 나타낸 바와 같이 6개 관측정점별로 관측율에 차이가 있어 폭풍파의 출현횟수를 그대로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각 정점별로 관측율이 100%일 경우의 폭풍파 출현횟수를 아래와 같이 산정하여, Table 3에 나타내었다.
여기서, Fstorm, 100%은 관측율이 100%일 경우의 폭풍파 출현 횟수이며 Fstorm, real은 관측자료에서의 폭풍파 출현횟수이다. 여기서 출현횟수는 매 시간단위의 자료를 기준으로 산정하였다. Fig. 4에는 Table 3의 데이터를 그래프로 나타내어 한눈에 경향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Table 3에 제시된 수정 폭풍파 출현횟수의 연별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KIOST에서 관측한 4개 정점에서는 진하를 제외한 다른 지점들의 폭풍파 출현횟수는 대체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Fig. 4에 제시한 연별 추세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편, KMA 동해부이의 폭풍파 출현횟수 변동 추이를 보면 2009년까지와 2010년부터의 결과가 확연히 다르며 자료의 연속성이 유지되지 않는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KIOST에서 관측을 실시한 4개 정점에서는 2009년의 폭풍파 출현횟수가 2010년보다 훨씬 더 컸는데 KMA의 동해부이에서는 이와는 완전히 다른 경향이 나타났다. 즉, KMA의 동해부이의 자료는 2009년 이전과 이후의 자료 특성이 완전히 다른 것으로 판단되며, 이 시점을 포함하는 자료를 이용한 통계적 분석은 수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한편, Table 4에는 KIOST의 4개 관측 정점에서의 월별 폭풍파 출현횟수를 제시하였다. 전반적으로 5월에서 8월까지의 여름철 기간에는 폭풍파의 출현빈도가 낮게 나타나고 겨울철에는 높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폭풍파의 출현율은 4개 정점 중 속초와 묵호에서는 12월에 가장 높았고 후포와 진하에서는 10월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4. 결 론
우리나라 동해안에 위치한 6개 정점에서 현장관측을 통해 취득한 파랑자료를 이용하여 유의파고의 연별 변동성 및 폭풍파 출현횟수를 검토한 결과 아래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
- KIOST의 4개 관측 정점에서의 유의파고 연별 평균값과 최대값은 관측기간 동안 뚜렷한 추세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폭풍파의 연별 출현횟수는 속초, 묵호, 후포에서는 감소 추세를 보이며 진하에서는 증가 추세를 보였으며, 월별 출현횟수는 속초와 묵호에서는 12월에, 후포와 진하에서는 10월에 가장 높았다.
- KMA 동해부이에서 관측된 파랑자료는 유의파고의 연별 변동성 및 폭풍파 출현횟수의 특성이 2009년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다르게 나타났으며, 관측 연속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자료를 이용한 장기 추세 분석, 특별히 2009년 전후 시점을 포함하는 자료를 이용한 통계적 분석은 잘못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2009년 전·후 동해부이의 자료를 기준으로 작성된 해양수산부 보고자료에서 언급된 ‘동해안 유의파고 상향 추세’(Ministry of Ocean and Fisheries, 2014)는 재고될 필요가 있다.
Acknowledgements
본 논문은 KIOST의 주요사업 “연안침식저감 원천기술 개발(PE99423)”과 국토교통부가 주관하고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시행하는 2012년도 지역기술혁신사업(12 지역기술혁신 B01) 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