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해안(coastal system)은 사빈, 습지, 산호초 등 독특하고 보전 가치가 높은 자연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으며(Bird, 2008), 전 세계 인구의 약 50%가 해안 100 km 이내에 거주하는 등 사회경제적 활용도 또한 매우 높은 지역이다(Cohen et al., 1997; Gommes et al., 1998).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태풍 및 파랑 강도 변화 등으로(Stocker et al., 2013) 사빈, 습지 등 자연시스템은 물론 해안의 다양한 사회경제 활동이 이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기후변화의 가속과 함께 연안역의 취약성도 가속화될 전망이다(Barros et al., 2014). 연안시스템의 취약성은 기후변화와 기존의 해안 이용방식의 취약성이 중첩하여 나타나며, 거의 모든 국가에서 후자에 의한 취약성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Parry et al., 2007). 이에 따라 해안을 보유한 모든 국가는 자국 해안의 지속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하여 다양한 전략 수립을 경주하고 있다(AG, 2009; KEI, 2013; UK Government, 2013; USGCRP, 2013; NIES, 2014).
해양국가인 우리나라도 삼면이 바다로 이루어져 있어 수려한 자연경관은 물론 생태적 다양성 및 생산성을 가지고 있었으나 1970년대 산업화 이후 연안역의 과도한 이용으로 인한 다양한 환경 문제와 더불어 해안의 기능이 크게 훼손되어 왔다. 우리 연안은 많은 사회경제적 활동(주거, 도로, 발전시설 항만, 산업단지 등)이 집중되어 있으며, 개발 추세도 증가하고 있다(KEI, 2011). 최근 가속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관련하여 우리나라 해안도 지속적인 해수면 상승 및 가속이 보고되고 있으며(KHOA, 2014a; Kim and Cho, 2013), 미래 해수면 상승도 지구 평균치를 상회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Kim and Cho, 2013). 조위계에 의한 상대 해수면 추세 분석에 의하면 우리나라 해수면 상승은 지구 평균치 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제주도를 포함한 서남해안에서 상승폭이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Kang et al., 2005; KHOA, 2014a). IPCC RCP 8.5 해수면 상승 시나리오에 의한 우리나라 해수면 상승 영향은 범람 면적이 2,643 km2, 잠재 피해 인구 1,225천 명으로 예측되었으며, 해안의 자연시스템은 물론 사회경제시스템도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KEI, 2012; 2013). 지구온난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은 태풍(해일), 파랑, 바람 및 강수 변화와 중첩하여 연안역의 자연환경 및 사회경제시스템의 취약성을 유발하며 기후변화 영향은 연안 경계(해양, 육지, 대기)를 따라 작용하는 외력의 누적영향(cumulative effect)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주시할 때 그 영향은 기존의 연구 결과를 상회하여 나타날 수 있으며, 연안역의 다양한 사회경제적 활동의 기준을 초과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문제의 심각성에 기초하여 해수면 상승과 기후변화로 인한 우리나라 연안역의 물리적 취약성을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시도의 일환으로 국제적으로 개발된 연안 취약성 지수를 소개하고 우리나라 해안에 적용을 시도하였다.
일반적으로 기후변화의 영향 및 적응의 함수로 정의되는 취약성(vulnerability)은 기후변화 적응의 중심 용어가 되어 왔으며(Parry et al., 2007), 다양한 유형으로 발전되어 왔다(Levina and Tirpak, 2006; Parry et al., 2007; Barros et al., 2014). 취약성 평가의 유형 중 지수를 사용한 방법론은 자료 수집, 물리적인 모델링 시간, 자료 분석 등에 상당히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는 수치모형 방법론과는 달리 비교적 단순하고 빠르게 특정 지점의 취약성을 산정할 수 있으며, 대규모 지역에 적용하는 것 또한 매우 용이하다. 이에 따라 취약성 지수는 국가 정책결정을 위한 기본자료를 작성할 경우 빠른 의사결정에 이용하기에는 수치모형에 비해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취약성 지수를 산정하는 방법론은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었으며 연안과 관련하여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서 채용하고 있는 연안취약지수(Coastal Vulnerability Index, CVI)가 대표적이며(Gornitz et al., 1991) 이외에도 복합 취약성 지수(Szlafsztein and Sterr, 2007), 다중규모 취약성 지수(McLaughin and Cooper, 2010) 등이 개발되어 있다.
국내에서 기후변화 취약성 연구로는 지자체 적응대책 수립을 목적으로 하는 지자체별 취약성 평가 방법론이 개발되어 국내 지자체를 대상으로 활용되었으며(Yoo and Kim, 2008), 최근 환경부는 읍면동 단위의 기후변화 취약성을 평가하는 웹기반 취약성 평가 도구인 VESTAP(Vulnerability Assessment Tool to Build Climate Change Adaptation Plan)을 개발하여 지자체 적응대책에 활용하고 있다(ME, 2014). 연안 취약성 지수 개발과 관련하여 Kang(2014)의 연구가 있으며, 동 연구는 국립해양조사원의 연안 취약성 평가 지도로 구현되고 있다. 이들 취약성 지도는 미래 해양기후변화(태풍해일 및 파랑) 및 해수면 상승에 대한 정량적 산정 기준을 포함치 않고 있으며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연안 취약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가속되는 기후변화에 따라 점증하는 우리나라 연안의 취약도를 적절히 평가할 수 있는 정량적인 취약도 지수 개발이 요구되며, 이들 지표를 통한 기후변화 적응정책 개발은 과학적 불확실성에 기인하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제점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해수면 상승에 의한 우리나라 해안의 취약성을 적절히 나타낼 수 있는 장기적인 취약성 지수 개발의 선행 연구로서 해수면 상승을 평가할 수 있는 취약성 지수 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기 개발된 연안 취약성 지수를 우리나라 동해안에 적용하여 미래 해수면 상승에 대한 취약성 분포 및 변화를 도출하였다.
2. 연안 취약성 지수(Coastal Vulnerability Index, CVI) 개발 사례
일반적으로 지수는 1차원적이며 무차원이기 때문에 특정한 현상의 변화에 대하여 크고 작음을 서로 비교하여 쉽게 이해하는데 유효하다. 연안 취약성 지수를 평가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해안시스템의 복잡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다른 지표나 지수들을 통합하거나 사회경제적 시스템을 고려하기 위해 CVI 원래 식을 수정, 확장하고 있다.
2.1 USGS CVI
연안 취약성 지수(CVI)는 해수면 상승 특히 침식과 침수에 따른 연안 취약성을 평가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Gornitz et al., 1991), 취약성이 높은 지역을 식별하기 위해 해안선 구간을 순위매기는 원리로써 상대적인 취약정도를 지도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평가 방법론은 연안의 변화를 야기하는 주요 6~7개 정도의 변수들을 식별하고, 정량화하여 1~5 사이의 값으로 일반화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1”의 값은 취약성이 낮다는 의미이며 “5”는 높다는 뜻이다(Gornitz, 1990; Hammer-Klose and Thieler, 2001).
많은 연구자들에 의하여 다양한 변수와 수식들이 제안되었으나, 곱평균 제곱근(Square root of product mean)에 근거한 CVI 수식이 국지적, 지역적 그리고 광역적 단계에서 넓게 응용되고 있다. USGS는 국가적 규모에서의 미국 해안선의 잠재적 취약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이 수식을 사용하였다(Thieler and Hammar-Klose, 1999). 특히, USGS는 6개의 변수를 고려하여 식(1)과 같이 CVI를 평가하였다.
여기서, a=지형학적 요소, b=해안선변화율, c=해안경사, d=상대해수면상승률, e=평균유의파고, f=평균조차
이러한 결과는 GIS 시스템을 통하여 가시화되고 상세한 공간 스케일에서 가장 취약한 지역의 분류가 가능해진다(Fig. 1). 이 방법은 대상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변수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2 해수면 상승 CVI
해수면 상승 CVI는 해수면 상승에 따른 영향을 특별히 평가할 수 있도록 Ozyurt(2007)와 Ozyurt et al.(2008)에 의해 개발되었다. 해수면 상승 영향을 고려한 연안침식, 폭풍해일범람, 지속적인 침수, 지하수원으로의 해수침투와 하천/하구로의 해수침투의 5개 하위지수를 적분하여 산정한다. 각각의 하위지수는 물리적, 인위적 파라메타에 의해 식(2)와 같이 평가된다.
여기서, PP=물리적 파라메타, HP=인간영향 파라메타, n과 m=물리적, 인간영향 파라메타의 수, CVIleast vulnerable = 이론적인 최소한의 취약을 나타낸 값은 1과 같음
식(2)에서 가중치는 고려되지 않아 각 파라메타는 연안 취약성에 동일하게 기여함을 의미한다. CVI값은 1과 5사이에서 변화하고 최종적으로 해수면 상승 CVI는 식(3)에 따라 통합되어진다.
최종 해수면 상승 CVI는 해수면 상승 영향 5개 하위지수에 대하여 물리적 파라메타와 인위적 파라메타를 행렬로 표현하여 하위지수와 파라메타 간의 CVI값을 각각 산정하여 통합하였다.
2.3 복합 CVI
Szlafsztein and Sterr(2007)은 연안취약성에 기여하는 많은 자연적, 사회경제적 변수들을 조합하여 수식화하였으며 적절한 가중치에 따라 평가하였다. 각각의 변수들은 그들의 상대적 취약성에 따라 1과 5사이 값으로 등급화된다. 사용된 분류 방법은 소위 Jenk’s natural breaks algorithm으로 VERY LOW는 “1”, LOW는 “2”, MODERATE는 “3”, HIGH는 “4” 그리고 VERY HIGH는 “5”의 값을 가진다.
또한, 해안선 길이, 굴곡도, 해안선 밀도, 연안형태(하구, 해빈 등), 연안보전시설물, 하천 배수, 홍수면적 등 자연적 파라메타를 고려하여 연안역의 복합취약성 지수를 평가하였다. 고려된 사회경제적 파라메타는 총인구, 홍수 영향 인구, 인구밀도, 비지역인구(다른 곳에서 태어났지만 대상지역에 살고 있는), 가난, 도시 재정도이다. 평가된 모든 정보는 GIS 레이어를 통하여 중첩되고 자연적 및 사회경제적 취약성지수들과 조합하여 전체 취약성 지수로 산정된다.
2.4 다중 규모 CVI
McLaughlin and Cooper(2010)는 기후변화 영향, 특히 침식영향을 통합하는 다중규모 CVI를 개발하였다. 3개의 하위지수는 탄력성(resilience)과 연안침식 민감성(susceptibility)을 나타내는 연안특성지수, 파랑기인 침식에 기여하는 연안외력지수 및 위험의 잠재적 대상을 알 수 있는 사회경제적지수로 구성된다(Fig. 2).
이렇게 식별된 변수들은 연안시스템의 취약성에 그들의 기여도를 표현하기 위하여 1~5 사이의 스케일(Gornitz, 1990)에 따라 등급화되었다. “5”가 가장 높은 값이며, “1”이 가장 낮다. 1~5 사이의 스케일로 등급화된 변수들은 식(4)~(6)을 통하여 0~100의 범위에서 표준화되며, 식(7)의 3개 지수 평균을 통하여 최종 지수로 산정된다.
이 CVI지수는 계산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간 스케일에 적용될 수 있으며, 색상코드가 부여된 취약성 지도로 가시화되어 연안계획과 관리에 중요한 다중해석을 지원한다(McLaughlin and Cooper, 2010).
3. CVI 평가 방법론
앞 절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연안시스템의 취약성 평가는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될 수 있다. CVI 지수에 의한 연안시스템 취약성 평가는 수치모형에 의한 취약성 평가와는 달리 기존 자료와 미래 시나리오를 활용하여 비교적 단순하게 취약성을 산정할 수 있으며, 대규모 지역에 적용하는 것 또한 용이한 편이다. 즉 국가 정책결정을 위한 기본 자료를 작성할 경우 빠른 의사결정에 사용하기에는 수치모형에 비해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앞에서 소개된 취약성 지수 중 정책적 활용도가 크며 상대적으로 자료 수집이 가능한 USGS의 CVI 방법론을 이용하여 우리나라 동해안의 취약성 지수를 산정하였다.
3.1 취약성 지수 인자
USGS의 연안 취약성 지수 산정에는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지형(geomorphology), 해안선 침식률(shoreline erosion rate), 해안경사(coastal slope), 상대적 해수면 상승률(relative sea-level rise rate), 평균파고(mean wave height), 평균조차(mean tidal range) 등 6개의 지표를 고려하도록 되어 있다. 이들 지수들은 연안시스템에 물리적 영향을 주는 외력(해수면 상승, 파랑 및 조석)과 이들 외력에 대한 취약도를 결정하는 자연시스템의 특성 즉 적응 역량(지형, 해안 침식, 해안경사)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다양한 자료를 이용하여 6개의 지표별 인덱스 값을 결정하였으며, 지수 결정에 사용된 자료는 Table 1과 같다.
Table 1
Index | Data |
---|---|
Geomorphology | Google Earth Satellite Imagery(earth.google.com), |
NGII Topography map(1/5,000 scale), Field Survey | |
Shoreline erosion rate | Gangwondo(2010), KEI(2009) |
Coastal slope | Tachikawa et al.(2011) |
Relative sea-level rise rate | KEI(2009), Vermeer & Rahmstorf(2009) |
Mean wave height | KORDI(2003) |
Mean tidal range | KHOA(2014b) |
3.1.1 지형
본 연구 대상 지역인 강원도 해안의 지형 인자는 구글어스 위성이미지와 수치지형도(국토지리정보원 1/5,000)를 통한 목측, 그리고 현장 답사를 통하여 지표를 결정하였다. CVI의 중요 인자 중 하나인 지형 인자는 해안 침식에 대한 지형의 저항 강도에 따라 저항도가 높은 암석해안에서부터 침식에 대한 저항도가 낮은 모래해안에 이르기까지 지형적 특성에 따라 1에서 5의 값으로 유형화되어 있으며 USGS의 지형 분류체계를 따랐으나, Fjords, Fiards, Glacial drift 등 우리나라의 지형적 현실에 맞지 않는 빙하지형은 제외하였고, 해식애(sea cliff)의 높이 기준을 VERY LOW 70~100 m, Low 40~70 m, MODERATE 40 m 이하로 분류하였다. 먼저 1의 값을 갖는 지역은 비교적 고도가 높은 70~100 m 내외의 산지가 바다와 바로 접한 지역 또는 해식애가 발달한 지역으로 삼척시 원덕읍 임원리·노곡리 일대의 해안과 삼척시 근덕면 부남리 일대 해안, 동해시 묵호동의 일부 해안이 이에 해당된다. 2에 해당하는 지역은 고도 40~70 m 내외의 암석해안이고, 3은 40 m 이하의 낮은 암석해안과 항구 등 인공시설물로 이루어진 인공해안이 이에 해당한다. 4에 해당하는 지역의 주요 지형은 화진포, 송지호, 경포호 등의 동해안의 대표적인 석호(lagoon) 지형, 고성 북천과 남천, 속초와 양양의 경계를 흐르는 쌍천, 양양 물치천, 양양 남대천, 강릉 연곡천, 남대천 등과 같이 강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하구 지역(estuary), 그리고 자갈해안 지역이고, 5에 해당하는 지역은 비고가 낮고 평탄한 모래해안으로 강원도 지역의 대표적인 화진포, 송지호, 낙산, 하조대, 주문진, 경포대, 정동진, 망상해수욕장 등이 이에 해당한다.
3.1.2 해안선 침식률
USGS CVI의 해안선 침식률은 연간 침식률에 따라 1에서 5의 값으로 유형화되어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이들 분류를 이용하였다. Table 2에 나타낸 것과 같이 연간 2 m 이상 퇴적되는 경우에는 “VERY LOW”에 해당하며, 연간 2 m 이상 침식되는 경우에는 “VERY HIGH”에 해당한다. 본 연구에서는 Gangwondo(2010)에서 조사된 해안선의 실측자료와 KEI(2009)에서 제시된 1 m 해수면 상승 시의 해안선 후퇴율을 이용하여 현재 상태와 1 m의 해수면 상승이 발생하였을 경우에 대해 각각 해안선 침식률을 활용하였다. 해안선 침식의 경우 사질토로 이루어진 해변의 경우 빠른 속도로 침식이 발생할 수 있지만, 앞의 지형 인자에서 암석으로 구분되는 지점의 경우 침식이 매우 느린 속도로 발생하기 때문에, 암석해안에 대해서는 침식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현재의 침식률 선정과 관련하여 Gangwondo(2010) 경우 해안선 침식률을 세 가지(침식, 안정, 퇴적)로 구분하였으며, 본 연구에는 각각 지역을 HIGH, MODERATE, LOW의 CVI 인자를 부여하였다. 1 m 해수면 상승의 경우에는 기존에 제시된 해안선 후퇴률을 이용한 결과 대부분의 경우 연간 0.8~1.0 m의 침식률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1 m 해수면 상승에 대하여 우리나라 동해안의 경우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MODERATE와 HIGH에 해당하는 CVI 해안선 침식률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2
3.1.3 해안경사
해안경사는 해수면 상승의 영향이 미치는 범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자이며 지역에 따라 매우 다른 값을 가질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해안은 비교적 경사가 급하며 서해안의 경우 경사가 완만한 해안 지형을 가지고 있다. USGS CVI 인자 중 해안경사는 1에서 5의 값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안의 경사가 큰 경우에는 VERY LOW, 작은 경우에는 VERY HIGH에 해당한다. USGS에서는 해안선 경사의 경우 가능한 실측된 자료를 이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동해안 전체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작업을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ASTER DEM을 이용한 경사 분석을 수행하였다. ASTER DEM 상에서는 해수면의 표고가 0이고, ARCGIS 상에서 해안선과 150 m와 300 m 떨어진 지점에서의 표고값을 산출한 뒤, 경사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 해수욕장과 같은 사질토를 갖는 지점에서는 경사가 0.3%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이외의 지역에 대해서는 지형학적인 인자에 영향을 받아 절벽에서는 큰 값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이들 지형학적 인자와의 고려를 통하여 취약성 인자값을 선정하였으며 이들 값은 Table 2와 같다.
3.1.4 해수면 상승률
연안 취약성 지수와 직접적인 관련을 갖는 해수면 상승량은 국내의 여건에 맞도록 다른 값을 이용하여야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USGS에서 제시된 값을 동일하게 사용하였다. Gornitz(1991)에 제시된 것과 같이 연간 해수면 상승률(mmyr)에 따라 5개의 구간으로 분류하였다. 해수면 상승률이 3.4 mm/yr 이상인 경우에는 VERY HIGH에 해당하고, 1.8 mm/yr 이하인 경우에는 VERY LOW에 해당한다. 본 연구에서는 두 가지의 해수면 상승률을 고려하였다. 첫째는 현재 상태의 해수면 상승률과 둘째는 향후 1 m(SLR 1 m)에 해당하는 해수면 상승률이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1 m 해수면 상승률은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RCP(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 8.5 온실가스 배출시나리오 하에서 2100년 최대 해수면 상승률(98 cm)(IPCC AR5, 2013)에 의거하여 선정하였다. 현재 상태 해수면 상승률의 경우 KHOA(2014a)에서 제시된 값을 이용하였다. 우리나라 동해안은 2.0~3.0 mm/yr의 상대 해수면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어 대부분의 지역이 LOW와 MODERATE에 해당하는것으로나타났다. 1 m 해수면 상승의 경우에는 Vermeer and Rahmstorf(2009)의 전지구 평균값을 이용하였으며, 해수면 상승률은 약 9.2 mm/yr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와 같은 경우에는 동해안의 모든 지역이 VERY HIGH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5 평균파고
평균파고의 경우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연안 취약성과 직접적인 관련을 갖지는 않지만, 해수면 상승과 중첩될 경우 파급력이 크다. 또한 해안선의 침식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CVI 선정 시 기본 인자로 사용되고 있다(Gornitz, 1991). 동해안 각 지점별 평균파고는 KORDI(2003)의 ‘장기 파랑 산출 자료집’에 제시된 HYPA 모델링 자료를 이용하여 격자별 평균파고를 추출하여 동해안 평균파고로 활용하였다. 본 연구의 평균파고는 USGS의 스케일(55~125 cm)을 활용하였다. 우리나라 동해안의 경우 약 0.7~0.9 m의 평균파고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고, 그 결과 대부분의 지점이 LOW와 MODERATE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미래 해수면 상승 취약성 평가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미래 파랑기후변화 및 해수면 상승으로 이한 파랑 변화 등의 효과는 고려하지 않았다.
3.1.6 평균조차
USGS CVI의 경우 조차의 범위 또한 CVI의 중요 인자로 사용된다. 조차가 큰 지역의 경우 조간대를 통하여 해수면 상승에 저항할 수 있는 확률적 완충역이 존재 가능하나, 조차가 작은 지역의 경우 이와 같은 완충역 없이 해수면 상승 영향이 바로 나타나므로 지수가 크게 산정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차가 상대적으로 작은 동해안에서는 지수가 높게 그리고 조차가 큰 서해안에서는 지수가 낮게 나타나며 남해안은 중간값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에서 원산, 장전, 거진, 속초, 기사문, 주문진, 묵호, 동해, 삼척, 임원과 같은 동해안의 조석 관측점 자료를 이용하였으며(KHOA, 2014b), 지점 사이의 값은 선형보간을 통해 산정하였다. 본 연구에서 평균조차 인자는 동해안 강원도 해안에 국한하였기 때문에 USGS의 스케일(1.0~6.0 m)을 활용하였다. 우리나라 동해안의 조차 범위는 0.25~0.35 m로 매우 작기 때문에 전체 지역이 VERY HIGH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해수면 상승 및 기후변화로 인한 미래 평균조차 변화는 고려하지 않았다.
3.1.7 취약성 지수
이상의 취약성 인자들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본 연구대상 지역에 대하여 최종 선정한 취약성 지수 인자들의 값은 Table 2와 같다. 본 연구에서 외력지수(해수면 상승률, 평균파고, 평균조석)는 USGS에서 제시한 스케일을 동일하게 적용하였고, 지형학적 적응 능력과 관련 해안의 지형 및 경사율은 동해안의 지형 특성을 반영하여 스케일을 조정하였으며, 침식률은 동일한 기준을 사용하였다. 해수면 상승에 따른 취약성 변화를 산출하기 위하여 미래 해수면 상승률 및 해수면 상승률에 대한 침식률을 반영하였으며 파랑 및 조위변화는 고려하지 않았다. 특히 미래 파랑기후변화 및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파랑특성 변화는 연안 취약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해수면 상승만을 고려한 취약성 변화로 연구 범위를 한정하였다.
각 인자 중에서는 해수면 상승률, 평균파고, 평균조차의 경우 공간적으로 크게 변화하는 양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동해안 지역의 CVI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해안선 지형, 침식률, 그리고 해안경사에 관한 인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대상인 강원도 해안(약 260 km의 취약성 지수를 산정하기 위하여 지수 셀(cell)의 크기를 위한 지형적 민감도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최종적으로 300 m로 선정하였다. 동해 연안의 취약성은 산악지형 특성상 해안의 좁은 밴드에서 주로 취약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민감도 분석은 이와 같은 지형적 특성을 안정으로 분해할 수 있으며 거시적인 취약도를 분석할 수 있는 크기로 선정하였다. 이들 취약도 인자들의 값은 식(1)을 활용하여 취약성 지수를 산정하였다. Table 3은 본 연구에서 산정된 취약성 지수와 미국 해안의 취약성 지수의 통계를 나타낸다. 우리나라 동해안의 경우 미국의 서해안 지역과 비교적 유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USGS의 CVI는 최대값과 최소값, 그리고 구분 지표가 사용 지역 및 자료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이 발생하게 되며, 이를 보정할 수 있는 지표 혹은 새로운 지표 산정 기법이 필요할 수 있다.
3.2 동해안 취약성 지수
위에서 산출한 동해안 취약성 지수 값을 하위 25%, 50%, 75% 값으로 구분하고 취약성이 낮은 순서에서 높은 순서로 LOW(초록색), MODERATE(노랑색), HIGH(주황색), VERY HIGH(빨간색)로 구간을 나누어 현재와 미래의 취약성 비율을 산출하였다(Fig. 3). 즉 Fig. 3은 CVI 지수의 지점별 점유율 분류 결과 및 해수면 상승 시 카테고리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현재의 지수 인자를 사용하는 경우 취약도가 낮은 지역(LOW)이 약 40%를 차지하지만 1 m 해수면 상승 시 그 분포는 7% 이하로 급격히 감소한다. MODERATE 경우 현재 약 30%의 분포가 1 m 해수면 상승 시 그 분포 약 6% 정도 증가하며, HIGH 취약도 지역은 그 차이가 미미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매우 취약한 지역의 분포는 8.57%에서 35.56%로 4배 이상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대상 해안은 USGS의 CVI에 의하면 해수면 상승에 따라 취약도가 낮은 지역에서 매우 높은 해안으로 변화되어 감을 알 수 있다.
Fig. 4는 본 연구에서 산출된 CVI를 인공위성사진(Google Earth Satellite Imagery)에 중첩하여 도시한 것이다. 동해안 지역의 CVI는 위치 및 조건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해수욕장 등이 위치한 모래해안은 CVI가 큰 값을 가지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절벽 혹은 해안선의 경사가 급한 지역에서는 CVI가 작은 값을 가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연안역의 취약도가 공간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파악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특성은 강릉 이북 지역에서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래 해수면 상승에 따른 동해안 취약성 지수(CVI) 중 “VERY HIGH” 지점을 중심으로 배후지역에 대한 토지피복 분석을 통해 토지이용 현황별 해수면 상승 피해 위험을 파악하였다(Fig. 5). “VERY HIGH” 지점을 중심으로 주변 토지피복 현황을 분석한 결과, 농업지역이 24.2%로 가장 넓은 면적을 나타내며, 농업지역 중에서는 밭과 논이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다음으로 시가화건조지역이 23.3%를 차지하였으며, 시가화건조지역 내에서는 주거지의 분포가 가장 크며(9.8%), 교통지역도 약 5.6%의 비중을 차지하였다. 이는 동해안 해안선 가까이에 형성된 주거지역과 해안도로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산림지역은 21.2%를 차지하며 이 중 침엽수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대부분 해안사빈으로 구성된 나지는 전체 토지피복 면적의 13.8%를 나타내었다. 그 외 초지, 습지, 수역(내륙수) 등은 각각 9.1%, 5.9%, 2.5%를 나타내었다.
본 연구에서 도출한 현재 및 미래 연안의 취약성 지수를 6개 시군(고성군, 속초시, 양양군, 강릉시, 동해시, 삼척시)으로 분류하여 나타내었다(Fig. 6). 이들 6개 시군의 기후변화 및 해수면 상승에 안정적인(LOW, MODERATE) 해안의 분포는 53.38%(양양군)∼87.24(속초시)로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였으며, 취약(HIGH, VERY HIGH)해안은 12.77%(속초시)∼46.62%(양양군)의 분포를 나타내었다. VERY HIGH 취약도를 가지는 해안은 삼척시(15.96%)를 제외한 지자체에서 10% 이하를 나타냈으며 속초시와 동해시 경우 0%를 나타내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이 상승하는 경우 이들 지자체의 안정 해안은 27.37%(강릉시)∼66.67%(삼척시)로 감소하고, 취약 해안은 33.33%(삼척시)∼72.64%(강릉시)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양군과 강릉시의 경우 VERY HIGH 취약지는 10% 이하에서 40% 이상으로 증가하게 되어 해수면 상승에 가장 취약한 지자체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Fig. 7은 6개 지자체별 미래 해수면 상승에 따라 VERY HIGH 취약지의 토지이용 분석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동해안 해안 시군별 취약지 토지피복 현황을 살펴보면, 고성군은 농업지역 26.8%, 산림지역 22.0%, 시가화건조지역 20.5% 순으로 나타나고, 속초시는 시가화건조지역 54.7%, 습지 13.4%, 농업지역 13.3% 순이다. 양양군은 농업지역이 27.4%, 산림지역 22.2%, 시가화건조지역 20.5% 순이고, 강릉시는 시가화건조지역 25.9%, 농업지역 20.9%, 초지 18.4%, 동해시는 시가화건조지역 36.4%, 농업지역 21.0%, 나지 15.4%, 삼척시는 산림지역 38.6%, 농업지역 24.4%, 나지 17.4% 순으로 나타난다. 시(市)와 군(郡) 지역의 토지피복 현황을 구분하여 살펴보면 각각의 시군별로 차이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시(市) 지역에서는 시가화건조지역의 분포가 가장 넓게 나타나고, 다음으로 농업지역과 산림지역의 분포가 넓으며, 군(郡) 지역에서는 농경지의 분포가 가장 넓게 나타나고, 다음으로 산림지역과 시가화건조지역의 분포가 넓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4. 요약 및 맺는 말
본 연구에서 조사한 연안 취약성 지수(CVI)는 미국지질조사국(USGS) CVI, 해수면 상승 CVI, 복합 CVI, 다중스케일 CVI를 포함하며, 이중 USGS CVI를 선정하여 동해안에 적용하였다. 동해안의 CVI는 1.826~22.361(평균 7.085)이였으며, 1 m 해수면 상승 시 2.887~30.619(평균 12.361)로 증가하였다. 매우 높은(VERY HIGH) 취약도를 나타내는 해안은 현재 8.57%에서, 1 m 해수면 상승 시 35.56%로 증가하였다. 취약도 변화는 지자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으며, 강릉시, 양양군, 고성군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들 취약지의 토지이용 분석결과, 자연시스템(사빈, 산림, 습지 등)은 물론 인간시스템(농지, 시가지 등)의 분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우리나라 연안역의 기존 이용 방식의 취약성을 나타내며 기후변화 시대에 새로운 기준 설정 및 적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산출한 취약성 지수는 미래시나리오, 기초자료, 연안의 동적 특성 등의 다양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어 최신의 자료와 방법론으로 주기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본 연구에 활용된 취약성 지수는 미국 해안을 대상으로 개발되어 우리나라 연안의 적합성 여부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와 필요시 새로운 지수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태풍해일의 지형적 특성 등에 대한 고려와 함께 강수 및 산사태 등을 통합적으로 반영하는 지수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에서 시도한 연안 취약성 지수의 특성은 비교적 간단하게 시공간적으로 상대적 취약도를 산출할 수 있어 기후변화 관련 정책에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취약도는 특정지역의 절대적인 취약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므로 적응대책 수립을 위해서는 수치모형을 포함한 정량적 평가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CVI 평가의 활용방안과 관련하여 현재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대응체계로 제시하고 있는 확률기반 리스크 평가체계와 연계를 통한 연안적응 체계구축이 필요하며 본 연구는 이와 관련 3단계 평가시스템을 제안하고자 한다. 1단계는 연안 취약성 지수를 통한 스크리닝 평가로 계획 차원의 평가이며, 2단계는 스크리닝을 통하여 예비 취약지로 나타난 지역에 대하여 수치모형(범람 등) 등을 통하여 취약 정도를 정량화(스코핑)하며, 마지막으로 이전 단계에서 평가된 정량적 영향이 특정 시설물과 그 기능에 미치는 리스크를 확률적으로 정량화하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