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연안역은 어류의 90% 이상이 산란 또는 성장하는 장소로, 기초 생산력이 높고 자원이 풍부하여 연안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공간 중 하나이다(Lee, 2008). 우리나라는 1970년대 이후 연안 개발이 시작되면서 자정효과가 높은 넓은 면적의 갯벌이 소실되었고, 하수 및 폐수의 유입량 증가로 인해 고농도의 유기물이 연안역에 퇴적되어 왔다.
고농도의 유기물이 축적된 연안퇴적물은 영양염의 지속적인 용출 및 퇴적물의 재부상에 의해 적조 및 부영양화를 발생시키는 주요한 오염원으로 작용하게 된다(Cho et al., 2010). 또한 퇴적물 내의 고농도의 유기물은 분해 과정에서 산소를 소비하여 강한 환원 환경을 조성한다. 환원성 저질에서는 유기물의 혐기성 분해과정에서 황화수소 및 암모니아와 같은 산소소비물질(ODU, Oxygen Demand Units)이 생산된다. ODU는 해수 내에 빈산소수괴를 형성하여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수산자원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연안환경의 개선을 위해서는 유기물의 유입부하량 제어, 수질관리와 함께 저서환경 개선이 수반되어야 한다.
석탄회는 화력발전소에 생성되는 부산물로 국내에서 매년 800만 톤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그 생산량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는 석탄회가 시멘트 및 콘크리트 혼화재 등으로 약 83.6%(2014)가 재활용되고 있지만, 재활용되지 않은 석탄회의 대부분은 매립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매립 공간 확보의 어려움 및 매립지로부터의 침출수 유출 등의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석탄회 재활용에 대한 새로운 대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Maeng et al., 2015).
연안 저서환경 개선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어 왔으며, 자원재활용의 관점에서 산업폐기물을 이용하는 많은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Li et al., 2017; Martins, 2017; Asaoka et al., 2012). 이와 관련하여 비산재에 시멘트를 첨가하여 조립화 한 석탄회 조립물은 인산염의 용출 및 황화수소의 발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여 환원저질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Kim et al., 2014). 그러나 석탄회 조립물의 실해역 적용을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오염해역에 석탄회 조립물을 적용하기 위한 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용원만의 오염퇴적물을 대상으로 석탄회 조립물의 현장적용을 모사한 메조코즘 실험을 수행하여 간극수의 수질 개선을 위해 석탄회 조립물의 적정 혼합량을 제안하는데 목적을 둔다.
2. 재료 및 방법
2.1 석탄회 조립물
석탄회 조립물은 경남 삼천포 화력발전소에서 생성된 비산재에 시멘트를 10~15% 첨가하여 제조되었다. 석탄회 조립물의 입경은 5~40 mm, 중앙입경은 약 20 mm이며, 다공성으로 인해 높은 비표면적(21.1 m2/g)을 가진다(Yamamoto et al., 2013). 실험에 이용된 비산재의 중금속 용출량은 국내 환경안전품질기준을 충족하였으며, 시멘트로 인해 석탄회 조립물이 안정화되어 비산재의 중금속 용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Maeng et al., 2015). 석탄회 조립물의 구성은 Table 1에 나타내었다.
2.2 메조코즘 실험
직경 30 cm, 높이 50 cm의 버킷에 퇴적물을 30 cm 두께로 채운 후 석탄회 조립물을 퇴적물 체적의 각각 0%, 10%, 30%, 50%의 비율로 균질하게 혼합하였으며, 상부에 8 L의 순수를 채워 넣었다. 순수의 초기 pH 및 Eh는 각각 7.8 및 507.1 mV로 나타났다(Fig. 1). 실험에 사용된 퇴적물은 경상남도 창원시 부산 신항 내에 위치한 용원만에서 Grab 채니기를 이용하여 채니하였으며 퇴적물의 초기 성상은 Table 2와 같다. 실험에 사용된 퇴적물은 함수비와 강열감량이 각각 150%와 10%를 초과하여 유동성이 매우 강하고 유기물 함량이 높은 상태이며, 퇴적물 간극수 내의 황화수소 농도는 25.0 mg/L로 강한 환원상태의 심각하게 오염된 퇴적물임을 알 수 있다.
실험은 2013년 8월부터 12월까지 수행되었으며 초기, 1 개월(하계), 4 개월(동계) 후의 환경변화를 직상수와 퇴적물의 상층부 및 하층부로 구분하여 측정하였다. 퇴적물로부터 원심분리(3000 rpm, 20 min)를 통해 간극수를 추출하였으며, 직상수와 추출한 간극수는 시린지 필터(Millipore 0. 45 μm pp filter)로 필터링 한 후 영양염 농도 분석에 이용되었다. pH 및 ORP는 pH/ORP meter(LAQUA F-73, HORIBA)로 측정하였으며, 간극수의 황화수소 농도는 S2− 검지관(200SA, Komyo Rikagaku Kougyo)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인산염 및 암모니아 농도는 Auto analyzer(SWATT, BLTEC)를 이용하여 APHA(American Public Health Association) standard method를 통해 측정하였다.
퇴적물의 산소소비속도를 측정하기 위해 실험 실시 1개월 후, 퇴적물 상층부에서 퇴적물을 5 g을 채취한 후 산소 포화 상태의 탈염수가 채워져 있는 플라스크에 넣어서 450 rpm으로 교반시키는 동안의 산소농도 변화를 DO meter(Multi 3410, WTW)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pH 및 ORP
실험기간 동안의 직상수(a)와 퇴적물 상층부(b)의 pH의 변화를 Fig. 2에 나타내었다. 직상수의 pH는 7.9~8.6의 범위로 석탄회 조립물의 함량이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계의 pH는 혼합비 별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반면, 동계의 pH은 혼합비 30%, 50%에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p < 0.05). 퇴적물의 pH는 하계 7.6~8.0, 동계 7.9~8.2의 범위로 석탄회 조립물의 혼합량이 많을수록 pH가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또한 하계보다는 동계의 pH가 높았다. 석탄회 조립물의 혼합량 증가에 따라 pH가 증가하는 것은 석탄회 조립물에 함유되어 있는 산화칼슘의 가수분해의 의한 결과로 판단되며(식(1)), 이는 유기물의 분해과정에서 생성된 유기산으로 인해 산성화된 퇴적물을 중화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Kim et al., 2014). 하계에 비해 동계의 pH가 낮은 것은 낮은 기온으로 인한 유기물 분해속도의 감소로 유기산의 생성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ORP(Oxidation Reduction Potential)는 네른스트 식을 이용하여 pH에 대한 보정을 수행한 후의 결과를 Fig. 3에 나타내었다(Asaoka et al., 2012). 직상수의 Eh는 200~350 mV의 범위로 석탄회 조립물의 혼합비에 따른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간극수의 Eh는 하계 및 동계에 각각 −140~−180 mV, −50~−220 mV의 범위로 석탄회 조립물의 혼합량이 많을수록 Eh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석탄회 조립물은 대부분 산화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석탄회 조립물의 혼합량이 많을수록 퇴적물 내의 환원물질의 산화속도가 빠르기 때문으로 판단된다(Yamamoto et al., 2013). 계절별로는 유기물의 분해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고 산소소비량이 많은 하계에는 동계에 비해 Eh가 낮은 경향을 보였다.
3.2 간극수 수질변화
석탄회 조립물 혼합에 따른 인산염 및 암모니아 농도 변화를 각각 Fig. 4와 Fig. 5에 나타내었다. 직상수의 초기 인산염 농도는 0.017 mg/L이었으나, 혼합비 0%에서는 하계에 최대 12.6 mg/L까지 증가하였으며 동계에는 3.8 mg/L로 감소하였다. 반면 혼합비 30% 및 50%에서는 하계에 4 mg/L 이하, 동계에는 0.1 mg/L 이하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p < 0.05). 퇴적물 간극수의 인산염 농도는 초기 19.6 mg/L이었으나 혼합비 0%에서는 시간 경과와 함께 감소하여 하계에는 표층과 저층에서 각각 12.8 mg/L, 14.0 mg/L로 감소하였으며, 동계에는 표층과 저층에서 각각 7.0 mg/L, 13.9 mg/L로 감소하였다. 반면 혼합비 30%와 50%의 간극수 인산염 농도는 하계에 각각 3.8 mg/L, 3.9 mg/L로 동계에는 2 mg/L 이하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p < 0.05). 혼합비 10%에서도 혼합비 0%에 비교하여 인산염 농도의 감소가 확인되었으나, 혼합비 30% 및 50%보다는 감소량은 작았다. 인산염 농도의 감소는 석탄회 조립물이 혼합비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나, 혼합비 30%와 50%의 감소량은 유사하게 나타났다. 퇴적물 간극수 내의 인산염 농도 감소는 인산염이 석탄회 조립물에서 용출된 칼슘이온과의 결합으로 인해 수산화 아파타이트 또는 인산칼슘을 형성했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식(2)-(5), Kim et al., 2014).
본 실험에서 인산염의 외부유입은 차단되어 있으므로 직상수의 인산염 농도는 간극수 중의 인산염의 용출에 의존하여 변한다. 즉 석탄회 조립물의 혼합비 증가에 따른 간극수 내의 인산염 농도의 감소가 직상수의 인산염 농도 감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암모니아 초기 농도는 15 mg/L이었으며, 상층부와 하층부 모두 하계의 암모니아 농도는 13.7~9.2 mg/L의 범위로 감소하였다. 반면 동계에는 상층부에서 3.5~4.5 mg/L의 범위로 하층부에 비해 상층부에서 암모니아 농도의 감소량이 더 많았다. 혼합비 50%에서 가장 많은 암모니아 감소가 나타났으며 GCA의 혼합비가 높아질수록 암모니아 농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석탄회로부터의 산화물질 공급에 의한 암모니아의 산화, 석탄회 조립물의 혼합에 의해 투수계수의 증가에 따른 수층으로의 유출량 증가에 따른 결과로 판단된다(Kim et al., 2014).
황화수소의 결과는 Fig. 6에 나타내었다. 퇴적물의 초기 황화수소 농도는 25 mg/L이었으며 혼합비 0%의 하계 상층에서 27 mg/L, 저층에서 32 mg/L의 농도를 나타내었다. 혼합비 10%에서는 하계 상층에서 8 mg/L, 하층에서 3 mg/L를 나타내었으며, 혼합비 30% 이상에서는 황화수소 농도가 검출되지 않았다. 동계에는 혼합비 0%의 하층부에서만 약 4 mg/L의 농도가 나타났다. 황화수소 농도의 감소는 석탄회 조립물에 의한 흡착의 영향으로 판단된다(Kanjanarong et al., 2016).
퇴적물의 산소소비속도 실험결과를 Fig. 7에 나타내었다. 실험 개시 1개월 경과 후 4개의 모든 실험 케이스는 초기 퇴적물 케이스인 Initial의 결과 대비 산소소비속도가 감소하였으며, 석탄회 조립물의 혼합량이 증가할수록 산소소비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혼합비 30%와 50%에서는 거의 동일한 속도로 산소가 소모됨을 확인하였다. 석탄회 조립물 혼합에 따른 산소소비속도의 감소는 석탄회 조립물에 의해 퇴적물에 함유된 황화수소, 암모니아 등의 Oxygen Demand Unit이 감소함에 따른 결과로 판단되며 이러한 변화가 지속될 경우 퇴적물 내의 산화도 증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4. 결 론
석탄회 조립물 혼합비에 따른 오염 퇴적물의 간극수 수질 변화를 분석하였으며,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석탄회 조립물은 가수분해 작용으로 혼합비에 비례하여 퇴적물의 pH를 상승시켰으며, 최대 약 8.2까지 증가하였다.
(2) 석탄회 조립물의 혼합비에 비례하여 퇴적물의 Eh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3) 인산염 및 암모니아 농도는 혼합비에 비례하여 낮게 검출되었으며, 혼합비 30%, 50% 간의 제거효율은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4) 황화수소 농도는 혼합비 10%에서 초기 농도 대비 약 72% 감소하였으며, 혼합비 30%, 50%에서는 검출되지 않아 황화수소 제거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 혼합비 30%, 50%의 경우 대조구 대비 유의하게 퇴적물의 산소소비속도가 감소하여, 오염 퇴적물의 용존산소 소모량이 감소하였음을 확인하였다.
(6)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였을 때, 석탄회 조립물은 혼합비에 비례하여 오염 퇴적물의 간극수 수질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혼합비 30%, 50%간의 개선효과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했을 때 오염 퇴적물 체적의 30%만큼을 혼합하는 것이 적합할 것으로 사료된다.
(7) 다만, 실 해역 적용을 위해서는 혼합비 10~30% 구간의 상세한 검토가 수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토질 성상 및 생태 환경 변화에 관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