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우리나라의 서핑 인구는 2014년 전국 기준 5만 명에 불과하였으나, 2019년 서핑을 즐기기 위해 양양을 방문한 사람만 50만 명으로 급격한 성장을 하였다(양양군청 보도자료, 2018; 2020a). 특히, 젊은 층의 참여율이 높은 여가활동으로 개인 SNS와 동영상 공유 서비스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인지도를 쌓고 자전거, 배드민턴, 테니스 등의 생활 스포츠에도 견줄 수 있는 파급력을 가지게 되었다. 서핑 산업은 젊은 세대가 주요 소비층이 되며, 서핑이 2020 도쿄 올림픽, 2024 파리 올림픽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됨에 따라 서핑 산업의 세계적인 성장이 잇따를 것을 미루어 보았을 때, 국내의 서핑 산업 또한 성장 가능성이 다분히 크다고 예상된다.
서핑은 여느 스포츠와 달리 장소의 대여나 입장료가 필요없는 스포츠이다. 그 대신 자연 발생하는 파도를 이용하는 스포츠로 해안환경의 변화에 민감하다. 즉, 서핑이 이루어지는 해안(이후 ‘서핑 스팟’)의 환경 변화가 그 곳에서 서핑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서핑 산업이 활성화된 서핑 스팟에서는 해안 환경의 유지 및 관리가 그 지역을 찾아오는 서핑 참여자(이하 ‘서퍼’)의 수, 나아가 지역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뉴질랜드, 호주 등 서핑이 대중화되어 있는 여러 나라에서는 세계적인 서핑 스팟의 파도와 그 주변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를 위한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Atkin et al., 2019; Orchard, 2017). 현재 우리나라의 서핑 스팟들의 대부분은 강원도의 동해안 저개발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강원도는 전국 대비 높은 농·어업, 서비스업 비중과 낮은 제조업 비중을 가지고 있으며, 첨단산업을 유치하기 위한 기반 또한 부실하다(강원연구원, 2017). 하지만 강원도의 이런 산업 구조 속에서 양양군을 비롯한 일부 서핑가능 지역에서 최근 급속도로 서핑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서핑 산업은 자연스럽게 관광객을 유입시키고 서비스업에 치중된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지자체 차원에서도 서핑 관련 행사를 주최하고 서핑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의 정책을 통해 서핑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양양군청, 2020b; 2018).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서핑자원’을 정의하고, 서핑자원의 역학적 특성에 대해 분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서핑자원 관리 방법의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서핑자원 관리의 방법이 되는 서핑 스팟의 서핑가능성 평가를 강원도 양양군 죽도해변의 사례를 통해 수행하였다.
2. 서핑자원의 특성
2.1 서핑자원의 정의 및 관리 방법
서핑 파도의 형성이나 서핑 활동 자체에 영향을 주는 해안환경 요소들을 일컬어 서핑자원(Surfing Resources)이라 부른다(Atkin et al., 2019). 서핑은 적절한 쇄파가 발생할 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서핑 스팟의 해저 지형조건이나 해안선의 모양, 해안시설물 같은 해안환경 요소들은 적절한 상호작용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이는 즉, 해변 인근에 새로운 항만시설, 방파제와 같은 해안시설물이 건설 또는 철거됨에 따라 서핑 파도가 생성 또는 소멸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동해안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인 해안 침식에 따른 해안선의 변화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핑 파도의 변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서핑 산업이 자리 잡은 서핑 스팟에서는 서핑 파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중요도를 인지하고, 해안환경이 변화하거나 인근 해안시설물의 건설 및 철거가 이루어질 때, 기존의 서핑 파도가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서핑자원의 관리가 필요하다.
서핑자원의 관리는 특정 변인에 의해 시스템 전체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파악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쉽고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서는 해안환경의 정량화를 통한 장기적인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해안환경에 변화를 가져오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과거의 경향성을 이용한 예측이나 사전(事前) 모의와 같은 방법을 통해 서핑 파도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대비할 수 있을 것이고, 체계적인 서핑자원 관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Fig. 1은 기획재정부에서 제시하는 타당성 평가의 흐름도에 서핑 파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평가항목을 추가한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처럼 서핑 산업이 지역 경제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은 서핑 스팟에서 해안시설물의 건설 및 철거와 같이 서핑자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의 계획 단계에서 서핑 파도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할 필요성을 제언하고 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연구 대상 지인 강원도 양양군 죽도해변에서 수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타당성 평가의 평가 요소로 활용가능한 경제성 분석의 시범적인 방법을 제시하였다. 또한, 서핑자원 관리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파도의 서핑 가능성과 사업 수행 이후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죽도해변에서의 모의를 통해 제시하였다.
2.2 서핑 파도의 역학적 특성
서핑 파도의 질적 보전을 위해 우수한 서핑 파도가 무엇인지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Henriquez(2005)는 서핑 파도의 서핑 가능성을 결정하는 요인들을 파속(wave velocity), 파고(wave height), 쇄파의 종류(breaker type), 그리고 파도가 부서지는 각(peel angle) 4가지로 제시했다. 이외에도 파도가 부서지는 강도(breaking intensity)와 같은 요소 또한 우수한 서핑 파도를 평가하는 항목이 될 수 있다.
실제 서핑을 하게 될 때 파도가 부서지는 순간에 맞추어 파도에 올라타야 하므로 파속이 너무 빠를 경우, 서퍼들이 파도를 따라잡기가 힘들게 된다. 천해에서 파속은
를 따른다.
충분한 파고가 확보된다면 파도가 반드시 부서지지 않더라도 파도를 탈 수 있다. 0.15 m 이상의 파고에서 서핑이 가능하지만, 0.5 m에서 10 m 사이의 충분한 파고를 가지고 부서지는 파도가 우수한 서핑 파도로 여겨진다(Henriquez, 2005). 그 때의 파고를 산정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며, 수심, 바닥 경사 등의 요인에 의해 파도가 부서지는 파고가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다. 제시된 수많은 식 중, 본 연구에서는 McCowan(1894) 이 제시한 수심과 파고의 비율에 의해 파도가 부서짐을 보여주는 식,
를 활용하였다. 이 때, 아래 첨자 b는 파도가 부서질 때를 의미하며, 쇄파 발생의 기준이 되는 수심과 파고의 비 κ = 0.78이다.
파도가 부서지는 형태에 따라 서핑 가능성을 평가할 수도 있다. 파도가 부서지는 해안에서의 Iribarren number(ξb)
의 크기를 통해 파도가 부서지는 형태에 따른 쇄파의 종류가 결정된다. s는 바닥 경사이며, L0는 먼 바다에서의 파도의 파장 길이이다. Iribarren number에 따른 쇄파의 구체적인 분류범위는 Table 1과 같다.
숙련된 서퍼들의 서핑 장면을 보면, 서퍼들은 파도를 탈 때 해안에 수직한 방향이 아닌, pocket이라 불리는 파도가 이미 부서진 부분과 부서지지 않은 부분 사이에서 파도를 타는 것을 선호한다(Hutt et al., 2001, Fig. 2 참조).
파도가 진행하면서 pocket의 위치가 좌우로 이동하게 되는데, 서퍼들은 그 속도에 맞추어 서핑을 할 때 가장 오랫동안 파도를 탈 수 있다.
Fig. 3에서 볼 수 있듯이, 포켓의 이동 속도(Vp; peel rate), 파도의 속도(C)와 합한 속도(Vb; break rate)가 서퍼들의 최소 속도가 된다. 그리고 이 때 Vp와 Vb가 이루는 각의 크기를 파도가 부서지는 각(α)이라 한다. α, Vb는 파고와 함께 서핑 난이도를 결정하는 수치로 활용된다(Hutt et al., 2001).
Mead and Black(2001)은 세계적인 서핑 스팟의 해저바닥 지형, 수심, 파도의 특성을 조사하여 plunging 형태의 쇄파가 만들어내는 고리 모양(tube)이 파도가 부서지는 강도 그리고 바닥 경사와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tube의 횡방향 너비와 종방향 길이의 비를 vortex ratio라 부르고, 이 비가 1에 가까울수록 부서지는 강도가 강하며, 3 이상이 되면 약하게 부서지게 되어 서핑을 하기에 용이해진다(Mead and Borrero, 2017). 40여개의 서핑 스팟을 대상으로 바닥 경사(orthogonal seabed gradient; X)와 vortex ratio(Y)를 측정하여
의 선형성을 제시했다(R2 = 0.71).
위의 서핑 파도를 평가할 수 있는 다섯 가지의 요소는 공통적으로 파도가 부서지는 곳의 수심이나 바닥 경사의 영향을 받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체계적인 서핑자원의 관리를 위해, 무엇보다 해저지형에 대한 장기적인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며,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지속적인 해안환경의 변화 예측과 모의 또한 필요하다.
3. 죽도해변 서핑 산업의 경제성 분석
서핑 산업의 경제 효과는 ‘Surfonomics’라는 명칭으로 유명 서핑 스팟을 대상으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Coffman and Burnett, 2009; Bosquetti and Souza, 2019; Margules et al., 2014). 이러한 연구들에 적용된 방식을 활용하여 죽도해변의 경제성에 대해 분석했다. 강원도 양양군은 현재 12개의 서핑가능한 해변이 있으며, 그 중 죽도해변(Fig. 4 참조)은 양양군 현남면에 위치하고 있는 개방형 해수욕장으로, 수심이 완만하게 증가하여 피서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해수욕장 중 하나이다. 북쪽에 동산항, 남쪽에 인구항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핑샵, 게스트하우스 등의 서핑 관련 업소들이 양양군에서 가장 많이 모여 있는 해변이다. 또한 양양군에서 진행하고 있는 서핑 인프라 조성 사업의 주요 대상지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서핑 강습을 받기 위해 방문한 서핑 초보자부터 숙련자들까지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 2020년 8월, 강원도 양양군 죽도해변을 방문하여 3일 동안 서핑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양양군의 서핑자원에 대한 인식과 방문기간, 하루 지출, 그리고 재방문 의사와 관련된 총 10개 문항의 설문을 수행하였다. 설문 인원은 총 51명으로, 서핑을 즐기다 해변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서프보드를 근처에 두고 쉬기 때문에 설문 대상의 명확한 구분이 가능했다. 설문 결과에 대한 주요 내용은 Table 2와 Figs. 5~7과 같다.
설문조사는 서퍼들을 대상으로 성별, 연령대에 상관없이 무작위로 진행하였다. Table 2의 설문조사 결과는 설문 참여자들 중 20대가 80% 이상으로 젊은 세대가 서핑 산업의 주요 소비층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Fig. 5(a)는 서퍼들의 양양군 방문기간의 설문 조사 결과이다. 해당 설문 문항은 답변에 ① 당일 귀가 ② 2일 ③ 3일 ④ 4~7일 ⑤ 일주일 초과 5가지의 선택지가 주어졌다. 이에 따라 통계량을 산정하기 위해 ④번을 5.5일로 사용했다. ⑤번의 경우, 응답자가 1명 있었으며, 설문 당시 직접 방문 기간이 10일이라는 답변을 들어 이를 사용했다. 그 결과, 방문 기간은 중앙값이 2일, 평균 2.70일, 표준편차 1.57일의 통계량을 얻을 수 있었다. Fig. 5(b)은 양양군의 방문기간 동안 한 사람의 하루 평균 지출 금액에 대한 설문의 결과이다. 이상치의 범위에 들어간 수치는 없으며, 중앙값 170,000원, 평균 188,000원, 표준편차 85,000원의 통계치를 보였다. Fig. 6(a)은 서핑 파도가 양양군의 방문객 수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응답 결과이다.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의 응답 결과가 80% 이상을 차지했다. Fig 6(b)는 서핑을 위해 양양을 재방문할 의사에 대한 응답 결과이고, Fig. 6(c)는 서핑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양양군을 재방문할 의사에 대한 응답 결과이다. 세 개의 응답에서 서퍼들은 서핑 산업이 해당 지역의 관광객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숙박, 음식업 및 서비스업이 위주가 되는 강원도의 해안 저개발지역에서 중요한 지표가 된다.
Coffman and Burnett(2009)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유명 서핑 스팟인 Half Moon Bay의 Mavericks에서 5개월 동안 358명의 설문 조사를 통해 연간 방문객 수에 대한 일반화된 추정을 수행하고, 서핑 스팟의 경제적 가치를 계산하였다. 해당 방법론을 참고하고 설문조사 결과를 활용하여, 죽도해변의 하계 서핑 참여자 수를 추정하였다. 그리고 그에 따른 지역경제 기여를 구하였다. 양양군 답사 시 설문조사 수행과 더불어 서핑 참여자 수를 세기 위해 드론을 활용한 항공 촬영을 수행하였다. 촬영 결과에서 서프보드가 눈에 잘 띄는 점을 이용하여 설문조사를 수행하는 동안 영상에 나타나는 서프보드의 개수 즉, 해안에 머무르고 있는 서퍼의 수를 셀 수 있었다. 설문은 일 평균 2시간 30분 동안 수행되었으며, 날짜별 설문 참여자의 수와 설문 조사 중 해변에 머무르고 있던 서퍼의 수는 Table 3과 같다.
Coffman and Burnett이 연간 방문객을 추정하기 위해 사용한 식을 본 연구의 목적에 맞게 적용하면,
로 표현되며, V는 여름 동안 죽도 해변을 방문한 총 서핑 참여자의 수, i는 각각의 설문 수행 날짜, d는 설문 수행 총 일수, t는 일 평균 설문 소요 시간, H는 설문조사 시 해변에 머무르고 있던 서퍼의 수, 그리고 P는 설문조사 참여 인원수이다.
첫 번째 항에서 시간당 설문자 수를 구하고, 이를 하루 평균 설문자 대비 서퍼의 수와 곱하여준다. 그리고 하계 기간의 추정치를 산정하기 위해 하계 기간을 100일로, 서핑이 하루에 8시간 가능하다는 가정을 적용해 모두 곱한다. 실제로 서핑은 날씨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주간(晝間) 대부분에 가능하므로 보수적인 가정으로 볼 수 있다.
식(5)를 통해 계산된 죽도해변의 하계 서퍼의 수는 약 4만 5천 명으로 추정된다. 서핑을 즐기기 위해 2019년 연간 양양을 방문한 사람이 50만 명이고(양양군청 보도자료, 2020a), 양양에 12개의 서핑 가능 해변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적절한 추정치라고 여겨진다.
Fig. 5의 평균 방문기간과 일 평균 일 인당 지출을 반영하면, 서핑이 하계 기간에 양양군의 지역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기여를 산출할 수 있다.
그 결과, 지역 경제 기여는 약 230억 원에 달한다. 실제로 양양군청에서 밝힌 서핑 산업의 연간 지역경제 유발 효과는 300억 원이다(양양군청 보도자료, 2020b).
단, 식(5)가 표본의 수에 상당히 민감히 작용하는데, 설문 일수의 표본이 매우 부족하고, 설문 기간이 일주일의 보편적인 경향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점에서 다소 불확실하다. 마찬가지로 식(6)을 통해 추산한 지역 경제 기여도 표본의 수가 적고, 설문조사 기간이 8월 첫 주의 극성수기였기 때문에 일 평균 지출 금액이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를 저감시켜줄 저감계수 α를 도입하였다.
타당성 평가와 같은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핑 산업의 경제성 분석에 대한 추후 연구에서는 장기간의 지속적인 설문 조사와 다수의 표본을 확보한다면, 신뢰도 높은 추정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4. 죽도해변의 서핑 파도 모의
4.1 Delft3D 프로그램 개요
Delft3D는 FLOW, WAVE 등의 다양한 모듈로 구성되어 있어, 바람, 수심 및 해류 조건으로부터 파랑뿐 아니라 연안, 호수, 하구에서의 유사이송 및 지형변동을 3차원으로 모의할 수 있다(Booij et al., 1999; Ris et al., 1999). 본 연구에서는 3세대 파랑 모델인 SWAN(Simulating WAves Nearshore) model을 사용하는 Delft3D-WAVE 모듈을 사용하여 모의를 수행하였다. SWAN 모델은 쇄파와 같이 비선형 현상이 지배하는 상황에서도 파도를 2차원 파동 밀도 스펙트럼(wave action density spectrum)으로 표현할 수 있다. 에너지 밀도의 경우, 유체의 흐름(currents)이 존재할 경우, 보존되지 않기 때문에 SWAN에서는 에너지 밀도 스펙트럼(energy density spectrum; E(σ, θ)) 대신 파동 밀도 스펨트럼(N(σ, θ))을 고려한다. 이 두 스펙트럼에는
의 관계가 성립하며, 이 때 σ = ω - k → · U → 는 흐름의 속도U → 로 움직이는 좌표에서의 각주파수(relative frequency), θ는 파향(wave direction)을 의미한다. SWAN의 지배방정식은
의 파작용 평형방정식(spectral action balance equation)이다. cx, cy, cσ, cθ는 각각에서의 위상 속도를 의미한다. 우변의 S는 바람에 의한 공급이나, whitecapping, 마찰, 쇄파에 의한 소산, 파랑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원천항(source term)이다.
SWAN 모델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Delft3D의 매뉴얼(Deltares, 2020)을 참고할 수 있다.
4.2 모의 환경 및 관측자료
모의에는 큰 계산영역의 해석 결과를 작은 계산영역의 경계값으로 사용할 수 있는 nesting 기법을 활용하였다. 따라서 계산영역을 두 개의 영역으로 나누었으며, 최종적으로 결과 분석에 활용한 작은 계산영역은 죽도해변으로부터 2 km 해상까지의 영역이다(Fig. 7 참조).
본 연구에서는 죽도해변에서의 모의를 위한 경계값으로 양양군의 낙산해수욕장 전면 해상에 위치한 해양관측부이의 관측자료를 활용하였다. 2019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의 데이터를 계절별로 나누어, 이상치와 결측치를 제외한 유의파고(significant wave height), 최대파주기(peak wave period)의 평균값을 사용하여 모의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는 Table 4와 같다. 표를 통해 죽도해변 인근의 파도의 세기는 겨울 - 봄, 가을 - 여름 순으로 약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Fig. 8은 계절별 유의파고와 최대파주기 데이터의 시계열 자료이다. 해안으로 흘러오는 파도의 방향은 해안의 수직한 방향인 75° (NE 방향)으로 설정하였다.
4.3 모의 결과 및 고찰
계절별 모의 결과 중, 파도의 세기가 가장 강한 겨울의 사례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양질의 서핑 파도가 도달하는 죽도해변에서 서핑 가능성을 평가하여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평가 방법을 검증하고, 죽도해변의 서핑 가능 구역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에 대한 현황 분석을 수행하였다.
Fig. 9(a)와 (b)는 모의를 통해 계산된 유의파고와 최대파 주기의 결과이다. 식(2)의 파고와 수심의 비 κ 값은 파도가 부서지는 영역(surf zone)을 표현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 단, 서핑은 파도가 부서지기 시작하는 순간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파도가 부서지기 전, 파고가 상승할 때 파도를 따라잡는 것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Fig. 9(c)에서 식(2)의 κ = 0.78보다 작은 κ > 0.68의 영역을 서핑가능 구역으로 표현하였다. Fig. 9(d)는 식(3)의 ξb를 활용하여, 쇄파의 종류를 표현한 결과이다. 모의 결과, ξb가 0.4를 넘기 전에 파도가 부서지며 해안 근처에서 0.2 < ξb < 0.4의 값을 가진다. 즉, 해안 근처에서 spilling 형태의 쇄파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Fig. 9(e)는 (c)와 (d)에서 두 가지 방법으로 표현된 서핑가능 구역을 겹쳐서 비교한 것으로, 두 영역이 거의 정확하게 일치함을 볼 수 있다. 이는 죽도해변은 주로 spilling 형태의 쇄파가 발생하는 우수한 서핑 스팟임을 보여준다. 또한, 이러한 방식의 서핑 가능성 평가가 실제로 서핑 파도가 도달하는 해안에서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Fig. 9(f)는 서핑 가능 구역의 규모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c)의 서핑가능 구역의 해안으로부터 거리를 위도에 따라 표현한 것이다. 실선은 κ = 0.68, 점선은 각각 κ = 0.73, 0.63일 때로 (c)에서 서핑가능 구역의 기준을 임의로 설정하였기 때문에, 그 변동성을 표현하였다. Fig. 10은 계절별로 (f)의 서핑가능 구역의 규모를 κ = 0.68일 때로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겨울 - 봄, 가을 - 여름의 순으로 그 구역이 넓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해변에 어떤 종류의 쇄파가 발생하는지, 그리고 서핑가능 구역이 어느정도 크기가 되는지를 평가함으로써 서핑 스팟의 우수성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등급을 부여하는 식의 방법으로 절대적인 기준을 마련한다면 해안환경의 변화가 발생할 때 서핑 파도의 질이 떨어지지 않는지 또는 서핑이 지속가능한지 등에 대한 예측 및 사전검증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서핑자원’을 정의하고, 서핑 가능성을 결정하는 서핑자원의 다섯 가지 요소인 파속, 파고, 쇄파의 종류, 파도가 부서지는 각, 파도가 부서지는 강도의 역학적 특성에 대해 분석하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파도가 부서지는 곳의 수심이나 바닥 경사의 영향을 받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이 필요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데이터 축적과 지속적인 해안환경의 변화 예측과 모의가 필요하다. 다만 서핑자원은 서핑 파도의 형성뿐 아니라 서핑 활동 자체에 영향을 주는 해안환경 요소들도 포함한다. 여기에는 해안 쓰레기에서부터 강 하구로부터 유입되는 강물의 수질 등과 같이 서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도 포함된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양질의 서핑 활동과 서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수상레저안전법에 규정된 서핑 활동은 해수욕장법에 따라 모두의 안전을 위해, 물놀이 구역과 부표 등을 통해 분리된 수상레저구역에서 진행되어야 하나, 이와 관련된 관리·감독 방법이 미흡하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서핑 산업에 발맞추어 제도적, 정책적인 기틀 마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본 연구에서는 죽도해변을 중심으로 서핑 가능성으로부터 야기되는 서핑 산업의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를 추정해보았다. 서핑 산업의 경제 효과가 지역 경제에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는 서핑 스팟에 자리잡은 서핑 산업의 보호를 위해 더욱 해안환경의 변화로부터 서핑 스팟을 보전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단, 본 연구에서는 설문조사 일수의 부족과 설문조사 기간의 계절 및 요일에 대한 편향성에 의해, 부정확한 분석이 수행되었다. 국내 서핑 산업은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추후 장기간의 조사 기간과 정확한 통계적 방법을 통해 서핑 산업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연구(Surfonomics)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본 연구에서는 모의를 통한 서핑자원 관리의 실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Delft3D-WAVE(SWAN model) 모듈을 활용하였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서핑 스팟 중 하나인 죽도해변의 파도 특성자료를 바탕으로 죽도해변의 서핑 가능성에 대해 평가하였다. 모의 결과는 죽도해변에서 spilling 형태의 서핑 파도가 형성됨을 보여준다. 이는 실제로 죽도해변이 우수한 서핑 파도가 도달하는 서핑 스팟임을 고려하면, 모의를 통한 서핑자원 관리 방법이 서핑 가능성을 판단하고, 해안환경의 변화가 서핑 파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단, 정확히 죽도해변에서의 파도 특성 자료의 확보를 하지 못해, 인근의 낙산해수욕장 파도 특성 자료를 활용하였다. 연구 대상지의 파도 특성 자료를 장기간 조사를 통해 확보할 수 있다면, 더욱 정확한 모의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동해안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연안 침식의 경우, 그 정도와 심각성에 따라 연안침식현황을 A에서 D 등급으로 나누어 평가하여 관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서핑 스팟의 해변을 수치해석을 통하여 서핑 가능성에 대한 등급을 부여한다면 자연환경 변화에 따른 서핑 가능성의 변화 추세를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며, 체계적인 서핑자원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