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연안역에서 발생하는 모래 이동 및 지형변화에 대해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었지만, 모래 이동이 가장 활발하게 발생하는 쇄파대 및 포말대의 현상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현실이다. 쇄파대 및 포말대 지역은 파랑의 쇄파로 인하여 발생하는 난류적 특성, 비선형성 및 불규칙성이 매우 강하여 현상 규명이 매우 어려우며(Grasmeijer and Ruessink, 2003), 계측 기기의 한계로 인하여 관측도 난해하다. 본 연구에서는 연안역에서 발생하는 모래 이동 및 지형변화에 대한 현상 이해도를 향상하기 위해 소조차 파랑우세 사질해안인 해운대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하여 대규모 현장 관측을 수행하였다. 본 연구에서 수행한 연안역에서의 관측 자료는 연안역에서의 모래 이동 원인 규명 및 매커니즘에 대한 이해도를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이는 지형변화 예측 수치모델의 정확도 향상 및 연안침식 저감 공법의 효과를 증진 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본 연구의 대상 해역인 해운대 해수욕장은 1.4 km의 사질해안으로 연간 이용객이 1,500만명에 이르는 국내 제1의 해수욕장이다. 1947년 이전 춘천천 유로 변경에 의해 모래 공급이 차단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해빈폭이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해운대 해수욕장의 해빈폭을 유지하기 위해 2013년도부터 대규모 연안정비사업을 시행 중에 있다. 연안정비사업은 해빈폭 증가 및 유지를 위해 양빈 62만 m3, 잠제 2기 (동백섬 측 200 m, 미포측 200 m), 돌제 100 m, 유실 방지공 45 m를 설치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부산광역시 해운대구, 2011) (Fig. 1). 하지만 설계된 잠제 배후 해안의 국지 침식 가능성이 지적됨에 따라 잠제 설치는 수행되고 있지 않으며, 상대적으로 내방객이 적은 동계에 대규모 양빈 (2013년 동계/186,711 m3, 2014년 동계/180,170 m3, 2015년 춘계/220,123 m3 양빈)이 수행되어 해빈면적을 크게 증가시켰다. 하지만, 양빈 완료 직후 양빈 안정화 작용 및 하계 태풍에 의하여 해빈 폭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 2014).
본 연구의 대상 해역인 해운대 해수욕장에 대한 연구는198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수치모델을 이용하여 해운대 해역의 단면 지형변화 및 해안선 변형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었으며(Ok et al., 1986; Park and Lee, 1989), 수리모형 실험을 통해 모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한 해운대 양빈 공법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었다(Min et al., 1987). 현장 실험에 대한 연구는 Choi et al.(2004)과 Lee et al.(2007a, 2007b)에서 방사선 동위원소를 대상해역에 투입하여 해운대 해역의 모래 이동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최근에는 현재 수행 중인 연안정비사업을 위한 기본 및 실시 설계로 인하여 대상 해역의 관측 자료를 활용하여 해운대에 내습하는 파랑 및 해빈류 패턴을 분석하여 수치모델을 이용하여 계절별 모래 이동 패턴을 분석하는 연구가 수행되었다(Lee et al., 2007b; Kim et al., 2013). 하지만 연안정비사업을 위한 기본 및 실시 설계에서의 수행한 현장 조사는 침식 여부의 정량적인 규명보다는 공법 선정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연유로 파랑 및 조류 관측은 계절별로 수행되어 장기적인 해양 조사 자료가 부족하며, 상대적으로 깊은 수심 (20 m 이상)에 장비가 계류되어 내해에서 발생하는 수리 및 표사이동 특성을 규명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본 연구에서는 해운대 해수욕장의 표사이동 매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지형변화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 정밀 관측실험을 수행하였다. 해운대 전면 수심 약 20 m 지점에 AWAC 1기를 계류하여 2013년 8월부터 현재까지 장기 파랑 관측을 수행 중이며, 이를 분석하여 해운대 해역에 내습하는 파랑의 계절별 특성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해운대 해역의 계절별 수리동역학적 특성 및 고파랑에 의한 지형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수심이 얕은 5개의 정점에 수리·표사 정밀 관측시스템과 파랑 및 층별 유속 관측장비를 설치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관측 정점에서 발생하는 파랑 변형 및 수리특성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여 외력 조건(파랑)에 따라 발생하는 흐름 및 모래 이동 특성을 규명하였다.
2. 관측 내용 및 방법
2.1 관측 기간 및 정점
연안에서 발생하는 모래 이동은 대부분 외해에서 입사하는 파랑 특성에 큰 영향을 받는다. 본 연구의 대상해역인 해운대 해수욕장의 외해 파랑 특성은 하계에 발생하는 S계열의 파랑과 동계 E계열의 파랑이 대부분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대상해역의 파랑 특성에 따라 연안에서 발생하는 수리·표사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동계(14.02.12~14.04.10)와 하계(14.08.22~14.09.11)로 기간을 나누어 관측을 수행하였다. 현장 관측은 장기파랑 및 해류 관측을 위한 3개의 정점(W)과 연안에서 발생하는 수리·표사현상 관측을 위한 3개의 정밀 관측정점(S)에서 수행되었다. 6개의 관측실험 위치 중 5개의 지점은 평균수심 약 10 m 이내에 위치하였다. 이 6개의 관측실험 위치는 Fig. 2에 나타내었다. 여기서 3개의 W정점은 파랑 및 층별 유속관측장비인 AWAC(제조사: Nortek)를 활용하여 외해 파랑이 연안의 지형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파랑 변형(쇄파, 굴절 및 회절) 및 흐름을 관측하기 위한 것이다. S 정점의 경우에는 정밀 관측시스템인 SPHINX 및 TISDOS를 활용하여 연안역에서의 파랑, 흐름 및 모래농도를 관측하기 위한 것이다. 이 정밀 관측시스템은, 타워형 철재 프레임에 유속 연직분포 관측장비(PC-ADP 및 ADCP, 제조사:Sontek 및 Teledyne), 정밀 유속 관측장비(Vector 및 ADV, 제조사: Nortek 및 Sontek), 그리고 부유사 입경 및 탁도 관측장비(LISST-100x 및 OBS, 제조사: Sequoia Scientific 및 D&A/Seapoint)를 부착하여 제작되었으며, 각 정점에서 파랑, 연직 유속분포, 바닥경계층 정밀 유속분포, 그리고 특정 높이에서의 유속 및 모래(또는 탁도)농도를 측정하기 위한 종합 관측장비이다. Fig. 2는 2013년 5월 수심측량을 통해 얻은 대상해역의 수심도 및 관측 위치를 보여주고 있으며, Table 1은 본 연구에서 관측한 정점의 위치, 수심 및 관측 기간에 대한 실험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이 중 외해에 위치한 W4 정점은, 2013년 07월 25일부터 2014년 10월 16일까지 파랑 및 해류에 대한 관측을 수행하여 해운대 해역의 태풍 등 외력에 의한 지형변화 패턴 분석에 활용하고자 하였다.
Table 1.
Table 2는 각각의 정점에서 활용된 기기와 각각의 관측관련 사항을 보여주고 있다. 정점 S1과 S2의 경우에는 연직분포 관측장비를 상·하방으로 설치하여 바닥부터 표층까지의 관측을 수행하였으나, 정점 S3의 경우에는 관측장비의 부족으로 인하여 바닥면에서의 관측을 정점관측장비로 대체하였다. 각 정점에서의 파랑 정보는 상방 ADCP를 통해 유의파고, 유의파 주기 및 첨두 파향을 계산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ADCP의 파압센서 및 유속도플러 센서로부터 측정한 수압 및 3축(x-y-z) 유속벡터 시계열자료를 파향·파고 스펙트럼 분석법중 하나인 IMLM(Iterated Maximum Likelyhood Method)을 이용하여 유의파고, 유의파 주기 및 첨두 파향을 계산하였다.
Table 2.
2.2 수리특성 정밀 관측 시스템
본 연구에서는 대상해역의 계절별 모래이동 패턴 및 고파랑에 의한 모래 유실 현상을 정량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해안선 평행방향으로 3 정점(S1,S2 및 S3)에 정밀관측시스템을 설치하였다. 본 연구에서 활용한 정밀 관측 시스템에는 유속 연직분포 관측장비가 상·하방으로 설치되어 있으며, 이 관측장비는 바닥으로부터 표층까지 유속, 유향 및 음향강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저면으로 25 cm 및 50 cm 지점에 정점관측장비(Vector 및 ADV)를 설치하여, 연직분포 관측장비의 검보정 및 고파랑시 발생하는 난류현상을 정밀하게 측정하는데 활용한다. 마지막으로, 부유사 입경 및 탁도 관측 장비(LISST-100x 및 OBS)를 활용하여 해당 정점에서 파랑 및 흐름에 의해 부유된 모래 농도 및 탁도를 관측하며, 이를 통해 연직 분포 관측장비로부터 수집한 음향강도를 실제 모래농도로 환산하는데 사용한다. 본 연구에서는, 모래 농도 관측자료와 탁도 및 음향강도 관측자료 사이의 검보정에 관한 실내 검보정 실험이 아직 진행중이어서, 모래 농도에 관한 관측자료는 제외하고 파랑 및 흐름 등 수리특성 관측자료에 대해서만 고찰하였다.
3. 관측 결과 및 분석
3.1 장기 파랑관측 결과 (W4 정점)
Fig. 3 은 W4 정점에서 2013년 7월 25일부터 2014년 10월 16일까지 15개월 동안 관측한 유의파고, 유의파 주기 및 첨두파향에 대한 시계열 자료이다. 해운대 해역의 파랑 특성은 겨울철(11월 ~ 3월)에는 동해안으로부터 입사하는 ESE 계열 고파랑에 영향을 받으며, 상대적으로 여름철(6월 ~ 10월)에는 태풍 시를 제외하면 낮은 파랑에너지 분포를 보인다. 해운대 해역의 여름철 주파향은 계절풍에 의하여 발생하는 S계열 및 ESE 계열 파랑이 대부분이다. 본 연구에서는 태풍시 파랑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관측 기간동안 대상해역에 영향을 미친 태풍 특성을 분석해보았다. 관측이 수행된 15개월 동안 대상 해역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태풍은 7개이며, 각각의 태풍 시 발생한 최대 파고 및 동일 시간에 관측된 첨두 주기 및 주파향을 Table 3에 나타내었다.
Table 3.
관측 기간 동안 발생한 최대 유의파고는 4.0 m로, 2014년 10월 태풍 봉퐁 시에 발생하였다. 태풍으로 인하여 입사하는 파랑의 파향 분포를 살펴보면 2014년 하계에 발생한 태풍 너구리 및 나크리의 경우에는 S 계열, 그리고 다른 5개의 태풍의 경우에는 ESE 계열 파랑이 관측되었다. 특히, 태풍 나크리의 경우, 다른 태풍들과는 다르게 파주기 Ts가 Tp 보다 크게 관측되었다. 보통은 Tp가 Ts 보다 10% 정도 큰 값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oda, 1985). 태풍 나크리가 내습할 때 관측된 파향스펙트럼의 계산결과들을 살펴본 결과, 서로 다른 파향과 파주기를(각각, S계열 약 10초 주기와 SE계열 약 7.5초 주기) 갖는 2개의 파군이 입사함에 따라 이로부터 Ts가 Tp보다 크게 계산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대상 해역에서 태풍 시 내습하는 파랑 특성은 태풍의 진행 경로에 큰 영향을 받으며, 또한 대상 해역의 지형 특성에 의해 태풍 시에도 S계열 및 ESE 계열로 파랑이 주로 내습함을 이 관측결과로부터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W4 정점에서 15개월 동안 관측한 파랑자료를 파향 및 파고별 통계 분석을 수행하였으며, 그 결과를 Table 4 및 5에 나타내었다. 또한, Fig. 4는 관측 전기간에 대한 파랑 다이어그램 분석결과이다. 이 파랑 다이어그램으로부터, 해운대 해역의 파랑 특성은 동해안으로부터 입사하는 ESE 계열 및 태풍시 발생하는 S계열이 지배적임을 알 수 있다. Table 4 및 5의 분석결과는, 대부분의 파랑이 E 계열 파랑 (52.8 %) 및 S계열 (26.0 %)에서 입사하며, 고파랑이 내습하는 겨울철 및 여름철에도 유사한 주파향 분포를 보여준다. 춘계의 경우에는 S 계열과 ESE 계열의 파랑이 우세하지만, 상대적으로 파고는 그리 크지 않다. 하계의 경우에도 춘계와 유사한 파랑 분포를 보이지만 S 계열의 파랑이 더욱 많이 발생하며, 특히 유의파고 2 m이상의 고파랑은 태풍에 의해 발생하는 S 계열이 대부분이다.
Table 4.
Table 5.
3.2 동계 수리특성 정밀관측 결과
동계 수리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2014년 02~03월 중에 해안선의 법선방향으로, 수심 22 m(W4 정점), 수심 15 m (W3 정점) 및 수심 5 m (W2 정점)에 AWAC 장비를 설치하여 수심 변화에 따른 파랑, 유속 및 유향의 변화를 살펴보았으며, 그 시계열 관측결과를 Fig. 5에 나타내었다. W4 정점에서 관측된 외해 파랑은 W3 정점에 도달할 시에는 큰 변화가 없으며, 상대적으로 수심이 얕은 W2 정점에는 파고가 급격히 감소한다. 파주기의 경우에는 큰 변화가 없으며, 파향은 수심이 얕아짐에 따라 해안선에 수직 방향으로 변화하는 굴절 현상이 관측되었다. 유속의 경우에는 외해에 위치한 W4 정점에서 가장 크게 발생하였으며, 수심이 얕아 짐에 따라 감소하는 패턴을 보인다.
Fig. 6은 2014년 동계에 해안선 방향과 나란히 S1, S2 및 S3 정점에 설치한 수리·표사 정밀 관측장비(SPHINX 및 TISDOS)에서 관측한 유의파고, 첨두주기, 첨두파향과 표층 및 저층에서의 유속·유향에 대한 시계열 자료이다. 본 연구에서는 대상 해역의 양단 및 중앙부분에서 발생하는 파랑 변형 및 연안류를 관측하기 위해 관측 정점을 동백섬 인근(S1 정점), 해운대 해수욕장 중앙(S2 정점) 및 미포항 인근(S3 정점)에 위치하였다. 정밀 관측 장비는 AWAC 장비에 비해 높은 해상도를 가지고 있어 바닥면 인근에서의 수리·표사 특성을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다. 세 정점에서 관측된 파랑특성은 W2 정점과 유사하게 수심의 변화로 인하여 파랑이 감쇠하며, 해안선에 수직 방향으로 파향이 변화한다. 유속 역시 수심으로 인하여 외해에 비해 감소하는 패턴을 보이며, 해운대 양단(S1 및 S3 정점)에서는 외해 방향 흐름이 우세하며 중앙 부분(S2 정점)에서는 해운대 조석 패턴과 유사하게 동·서 방향의 분포를 보인다.
Fig. 7은 해운대 해역의 파랑 및 흐름 패턴의 공간적 변형에 관한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각각의 관측 정점에 파랑 다이어그램과 방향별 유속 분포도를 나타낸 것이다. 파랑 다이어그램이 지시하는 방향은 파랑의 입사방향을 의미하며, 유속 분포도에서의 방향은 흐름의 진행방향을 가르킨다. 해운대 동계에 발생하는 파랑은 대부분 동해에서 입사되는 남동 계열 파랑이 대부분이며, 외해에서 입사한 파랑은 미포항 인근의 암초로 인하여 강한 굴절현상이 발생하여 내해에서는 해안선에 거의 수직 방향으로 파향이 변화한다. W3 정점(수심 15 m)에서는 파랑 감쇠가 그리 크지 않으나, 상대적으로 수심이 얕은 W2 정점과 S1, S2 및 S3 정점에서는 대상 해역 전면에 위치한 암초로 인해 외해 파랑이 많은 부분 감소한다. 관측 기간 동안 동백섬 인근에 위치한 S1 정점에서 큰 파랑이 관측되었는데, 이는 외해에서 발생한 파랑이 대부분 ESE 계열이기 때문이다.
Fig. 7에 나타낸 동계 관측기간 방향별 유속 분포의 특성은 주 흐름방향이 대체적으로 동서방향으로 발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대상 해역의 흐름 패턴이 우리나라 주변을 따라 진행하는 조석운동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Kang et al., 1995; Teague et al., 2001). 특히, 천해역 보다는 심해역에서 유속의 세기가 상대적으로 크게 형성되어 있다. 반면, 천해역의 해운대 해변 가까이에서는 만곡형 해안지형의 영향으로 유속의 크기가 심해역에 비하여 작고, 또한 해변 양 끝단에서는 유속의 방향이 외해쪽으로 유출되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 천해역은 파랑 쇄파에 의한 흐름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지역이므로, 주 파향이 SE계열인 동백섬 인근의 S1과 S2정점에서는 유속의 방향이 동쪽방향보다는 남서쪽이나 남서방향으로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미포항 인근의 S3정점에서는, 주 파향이 SSW계열로 회절되어 있어 유속의 방향이 동남쪽으로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제시된, 동계 파랑 및 흐름 패턴 등 수리특성의 관측결과는, 모래농도 관측자료나 지형변화 관측자료와 연계하여 대상 해역에서 지형변화 특성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기초자료 중 하나다. 기존 연구에서(Lee et al., 2007a), 동계에 모래이동의 방향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른다는 정성적 분석을 제시한 바가 있다. 본 연구의 분석결과는, 이러한 기존 연구의 정성적 분석결과에 대해서 동계 모래이동이 파랑 및 흐름 패턴의 영향으로 동쪽 보다는 서쪽 방향으로 더 빈번하게 발생함을 정량적으로 제시해 주고 있다.
3.3 하계 수리특성 정밀관측 결과
해운대 해역에서의 하계 수리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동계와 유사하게 총 6개 정점에서 수집한 정밀 관측자료를 분석하였다. Fig. 8은 AWAC이 설치된 3 정점 (W4, W3 및 W1)에서 관측된 파랑, 유속 및 유향에 대한 시계열 자료이다. 관측 기간 중에 태풍과 같은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관측된 파고는 작다. 그리고 하계 기간 동안 발생하는 파향은 동계와는 달리 S 계열 (180°)과 E계열 (90°)이 공존하는 특성을 보인다. S 계열에서 입사하는 파랑(8월 26일 및 9월 4일)의 경우에는 해안선에 수직으로 입사하여 W2 정점에서 파랑 감쇠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E 계열에서 입사한 파랑(8월 28일 ~ 9월 2일)의 경우에는 동계와 같이 강한 굴절 및 파랑 감쇠 현상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특성은 해운대 해수욕장은 하계에 발생하는 S계열의 높은 파랑에 취약한 특성을 가짐을 보여준다. 유속의 경우에는 적은 파랑 에너지로 인하여 조석운동에 의한 조류의 패턴에 큰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인다.
Fig. 9은 2014년 하계에 수리·표사 정밀 관측장비(SPHINX 및 TISDOS)를 통하여 취득한 세 정점(S1, S2 및 S3)에서의 파랑(유의파고, 첨두주기, 첨두파향)와 유속(표층 및 저층에서의 유속과 유향)에 대한 시계열 자료이다. 관측 정점의 위치는 동계 관측과 동일하게 대상해역의 양단과 중앙부분에 위치하였으며 바닥면 인근에서의 수리·표사 특성에 대한 정밀 관측을 수행하였다. 세 정점에서 관측된 파랑 특성은 AWAC 장비에서 관측 결과와 유사하게 S 계열의 파랑의 경우에는 파고의 변화가 그리 크지 않지만, E 계열 파랑의 경우에는 파고가 급격하게 감소한다. 유속의 경우에는 관측 기간 중에 큰 파랑이 발생하지 않아 조류와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유향의 경우에는 동계 관측과 유사하게 대상해역 양단에서는 외해 방향으로 유출되는 모습을 보이며, 중앙부분에서는 동·서 방향의 분포가 우세하다.
해운대 해역의 하계 파랑 및 흐름 패턴의 공간적 변화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동계 분석과 동일하게 각각의 관측 정점에 파랑 다이어그램과 방향별 유속 분포도를 Fig. 10에 나타내었다. 해운대 하계에 외해에 입사하는 파랑은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S계열 및 ESE 계열 파랑이 대부분이다. S 계열의 파랑은 파고 및 파향의 변화가 그리 크지 않지만, ESE계열의 파랑은 동계 관측과 동일하게 내해에 근접할수록 파고 및 파향이 변화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는 Fig. 2에서 제시된 것처럼 해저지형 특성의 영향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Fig. 2에서 수심이 15 ~ 20 m 범위에 해당하는 해저지형을 보면, 동쪽 부분에 해저톱(shoal)이 수심 5 m 높이까지 솟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로 인하여, 동쪽에서 입사하는 파랑은 해저톱 위를 지나는 동안 파랑에너지가 크게 감쇠되는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계 방향별 유속 분포의 특성은 주 흐름방향이 동계와 유사하게 동서방향으로 발달하고 있다. 이로부터, 동계와 마찬가지로 하계기간도 대상 해역의 흐름 구조가 조류에 의해 크게 지배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심해역의 W4정점에서는 유속의 세기가 큰 흐름이 동서방향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반면, 수심이 얕아질수록 유속의 세기는 줄어들고, 유속의 주 흐름방향은 해안선 및 등수심선을 따라 형성되어 발달하고 있다. 해변의 양단에서는, 동계와 유사하게 해수욕장방향의 유속 보다는 외해방향의 유속이 더 세고 또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주 파향이 S계열로 변형된 천해역의 해수욕장 중앙부에서는, 유속의 방향에 대한 파향의 영향이 최소화되었기 때문에, 흐름방향이 조석운동의 방향을 따라 동서방향으로 대등하게 형성되어 있다.
동계의 흐름 구조와 비교하여, 하계에도 유속이 특정 방향으로 치우쳐서 한쪽으로 흐르는 분포는 보이고 있지 않으며, 다만 포켓 비치의 특성으로 인하여 해수욕장 양단에서는 외해방향으로 유출되는 특성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하계 계절적 특성일 수도 있지만, 관측기간 내에 고파랑이 발생하지 않아 천해역에서 조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신 입사파의 영향이 두드러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4. 요약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연안역에서 발생하는 수리·퇴적 작용의 동적구조 규명에 필요한 종합 관측자료를 수집하고자, 소조차 사질 해안인 해운대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하여 현장 관측실험을 수행하였다. 연안에서 발생하는 표사 이동을 정량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파랑 및 수리 현상에 대한 정보가 필수적이므로 파랑 및 층별 유속 관측 장비 AWAC 3기를 해안선 수직 방향으로 설치하여 파랑 변형(쇄파, 굴절 및 회절)과 흐름 관측을 수행하였다. 그리고 파랑특성을 포함하여 퇴적물 농도가 높은 해저면 부근에서 수리·퇴적 현상을 연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수리·표사 정밀 관측시스템을 해안선 평행방향으로 세 정점에 설치하였다. 이를 통해 본 연구에서는 현장 관측 자료를 정밀 분석하여 대상 해역의 계절별 파랑 및 흐름 등 수리현상의 공간적 변화특성을 분석하였다.
해운대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수행한 파랑 관측 결과를 분석하면 동계에는 동해안으로부터 입사하는 E계열 파랑이 대부분이며, 하계에는 S계열과 ESE 계열이 공존하는 분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외해 파랑 분포는 내해에 도달함에 따라 파향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보인다. 동계에 주로 발생하는 E 계열의 파랑의 경우에는 미포항 인근의 암초로 인하여 강한 굴절 현상이 발생하여 내해에 도달할 시에 파고가 크게 감소하지만, S 계열의 파랑의 경우에는 ESE 계열과 다르게 파랑 감쇠가 그리 크지 않다. 이는 외해에 발생한 파랑 에너지가 해빈에 직접적으로 도달함을 의미하며, S 계열의 고파랑에 취약한 특성을 가짐을 의미한다.
대상 해역에서 유속의 공간적 분포는 전체적으로 주 흐름방향이 동계와 하계에 공통적으로 조석운동에 의한 조류의 영향으로 동서방향으로 형성되어 있다. 심해역에서 천해역로 갈수록 연안지형의 영향으로, 유속의 세기는 약하지며 유속의 방향은 해안선 및 등수심선과 나란하게 변형되어 나타나고 있다. 또한, 해수욕장의 천해역 양단에서는 흐름 패턴이 내만 쪽보다는 외해 쪽으로 강하게 유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보통 대상해역에서 관측되는 유의파고 3 m 이상의 고파랑은 대부분 하계 태풍 내습시에 국한되어 발생한다. 본 연구에서, 하계 관측기간에 상대적으로 태풍과 같은 고파랑이 내습하지 않아 극치 폭풍 사상에 따른 파랑 및 흐름 구조를 규명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본 연구를 통하여 제시된 대상 해역에서의 파랑 및 흐름 등 수리특성에 관한 기초 분석자료는 동 기간에서 측정된 모래 이동량 및 지형변화 관측자료와 연계하여, 대상 해역의 침퇴적 정도를 정량적으로 산출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현재,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는 각 정점에서 수집한 관측기기의 탁도 및 음향강도를 모래농도로 변환하는 실내 검·보정 실험을 수행하고 있으며, 후속으로 계절별 모래이동 및 지형변화 특성에 대한 분석결과도 도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