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최근 가속된 기후변화로 인해 태풍의 강도 및 특성이 급변하고 있고, 해안지역에 인구와 시설이 집중됨에 따라 그 피해 또한 급증하고 있다. 태풍에 의해 발생하는 가장 직접적인 재해 중에 하나로 해안에 큰 피해를 발생하는 폭풍해일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 방안이 2005년 Hurricane Katrina에 의한 재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으며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대기와 해양의 상호 작용에 의해 해양으로부터의 열에너지 공급이 태풍 활동에 주요한 지배적인 요인임을 많은 연구자에 의해 연구되었다(Black, 1983; Dickey et al., 1998; Mei et al., 2015; Lee et al., 2017). 폭풍해일 발생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태풍의 강도 특성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들에 대한 연구는 오랜 기간 연구를 통해 많은 발전을 이루었으나, 현재까지 이런 요인들을 이용하여 태풍을 직접 제어할 수 있는 연구 결과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부족한 기술로 인해 폭풍해일을 직접 방재하기 위한 연구는 발전 속도가 매우 느렸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전 예보 연구와 폭풍해일을 직접 막아낼 수 있는 구조물 관련 연구로 집중되어 수행되었다. 그동안 태풍의 이동 경로와 최대 풍속 등의 특성들을 사전 예보하기 위한 연구는 꾸준히 발전되어 왔으며, 슈퍼컴퓨터 연산 능력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정확도와 신속성에서도 뛰어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결과로태풍에 의해 발생하는 폭풍해일 예보도 수 시간 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하였다.
최근 10여 년간 태풍 및 폭풍해일의 예보 기술은 급속한 발전을 하였으나, 이를 직접적으로 막아내기 위한 구조물 연구는 큰 발전이 없는 듯하다. 특히 자연 지형과 방파제와 같은 구조물을 사용하여 태풍시 발생하는 풍파를 감쇄시키는 파랑 저감 기술은 발전하였으나, 폭풍해일과 같은 해수위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은 매우 제한적이다.구조물을 이용하여 폭풍해일을 방재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방법이 있으며, 조류구나 강 하구를 고정식 또는 이동식 방벽으로 막는 방법이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지형적인 이유로 폭풍해일에 의해 피해가 심했던 마산합포구에 지난 2018년 높이 2 m, 길이 1.2 km로 설치된 차수벽이, 2022년 9월 태풍 Hinnamnor(태풍번호: 2211)의 피해를 방지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육지가 해수위 보다 낮은 네덜란드는 폭풍해일의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다수의 인공 구조물을 건설하였으며, 대표적인 사례로 1986년 Eastern Scheldt storm surge barrier라는 이름을 가진 길이 9 km의 콘크리트 방벽이 폭풍해일 방재를 위해 건설되었다(Bijker, 2002).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는 조류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모세(MOSE) 프로젝트를 통해 78개의 블록 형태의 차단벽을 건설한 사례가 있다(Guarino, 2014). Maeslant storm surge barrier는 로테르담 항구의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1997년에 건설된 가동식 방벽으로, 210 m 길이의 2개의 방벽이 평상시에는 개방되어 선박의 통행을 가능하게 하고 해수면보다 3 m 높은 폭풍해일이 발생하면 컴퓨터에 의해 자동으로 폐쇄하여 내륙 지역을 보호한다(Bol, 2005; Hillen et al., 2010). 콘크리트와 강재 등이 사용된 구조물을 이용한 폭풍 해일 방재 방법은 현재까지 가장 효과적이고 대표적인 방재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 확보 및 거대한 구조물에 따른 환경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되어왔다.
Kang et al.(2009)는 다양한 가상 태풍 모의를 수행한 결과를 분석하여 마산과 통영 인근의 높은 폭풍해일고는 지형적인 원인이 주된 요인임을 보여주었다. Moon et al.(2012)은 다양한 경로의 모의 태풍을 이용하여 제주도를 통과하는 태풍에 의한 폭풍해일 변화를 연구하였다. 국립해양조사원(Korea Hydrographic and Oceanographic Administration, 2011)은 다양한 조건으로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여 한반도 전체 해안을 대상으로 폭풍해일에 의한 침수 예상도를 작성하였다. Yoon et al.(2014)은 공기 주입으로 방벽이 기립되는 부유구조체를 개발하여 수리실험을 수행하였다. Westerink et al.(1992)은 FEM 기반의 GWCE 조위 모델을 개발하여, 폭풍해일을 모의하였다. Park and Suh(2012)는 조석의 변화에 의해 조위가 낮은 곳에서는 폭풍해일이 더욱 증가하는 것을 ADCIRC(ADvanced CIRCulation) 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발견하였다. Sebastian et al.(2014)은 대륙붕 형상의 지형으로 인해 수심이 비교적 낮은 미국 Texas Galveston에서 허리케인의 최대 풍속 증가율보다 폭풍해일 증가율이 더욱 큰 것을 보고하였다.
파랑과 관계된 풍파의 발달 기전은 fetch limit과 duration limit에 의해 결정 됨을 Sverdrup and Munk(1947), Hasselmann et al.(1973), Komen et al.(1984), Smith(1991) 등의 연구에 의해 오래 전부터 잘 알려져 있다. 태풍에 의한 폭풍해일은 풍파와는 발생 원리가 다르며 수 시간 동안의 해수위 상승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방파용 구조물과 같이 해역이 개방된 구조물로는 감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본 연구는 구조물을 사용하여 폭풍해일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본 연구로서, 제주도와 같은 거대 자연 구조물이 폭풍해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으며, 취송거리(fetch)를 기반으로 다양한 조건을 통해 폭풍해일 저감 효과도 함께 분석하였다.
2. 연구 방법
2.1 연구 대상 지역
과거 한반도를 중심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던 태풍이, 수십 년 전부터 제주도 해역을 통과하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경로로 변경됨으로써 좀 더 많은 태풍이 한반도의 남해안에 상륙하여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제주도를 포함한 남해안을 연구 대상 지역으로 설정하고 폭풍해일 저감 연구를 수행하였다. 수치해석 격자 안에서 제주도의 위치를 다양하게 이동하고 섬과 섬 사이에 가상의 방벽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폭풍해일을 분석하였다.
2.2 수치해석
태풍 모의는 수리 실험이나 현장에서 실제와 같은 재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치해석을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으며, 수치해석 모델로는 미육군공병단(US Army Corps of Engineers)에서 개발된 ADCIRC(ADvanced CIRCulation) 모델을 사용하였다(Luettich, 1992; Westerink, 1992). ADCIRC 모델은 약 20년 전 개발된 이후로 다수의 연구를 통해 발전되어 현재는 폭풍해일 연구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모델 중 하나이다. 유한요소법 (FEM)을 기본으로 중요 지역에 격자를 조밀하게 배치하여, 계산 시간과 비례하는 전체 격자수를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수심 평균의 2차원 모델(2D depth averaged model)을 사용하였으며, 파랑 모델은 포함하지 않아 폭풍해일에 관한 연구만 수행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격자는 한반도 주변 모든 해역을 포함하며, 사용된 구조물의 형상이 변경될 때마다 새로운 격자를 작성하여 수행하였다. 각각의 시뮬레이션에 사용된 구조물의 형상에 따라 다르지만, 사용된 격자는 최소 96000개 이상의 요소와 50000개 이상의 노드를 포함하고 있다. 유한요소법의 장점을 활용하여, 격자의 크기는 최소 수십 미터에서 최대 20 km까지의 다양한 크기의 격자를 사용하여 전체 격자수를 최적화하였다. 수치해석을 위한 ADCIRC 모델의 시간 간격은 해안의 조밀한 격자 크기와 강한 태풍에 의한 폭풍해일 시뮬레이션임을 고려하여, 수치해석의 계산 안정성이 유지되도록 2초를 적용하였다. 실제 해역과의 비교를 위해 조위 생성을 위한 8개의 조석 분조(K1, K2, M2, N2, O1, P1, Q1, S2)를 사용하였다. 태풍에 의한 바람장은 PBL(Planetary Boundary Layer) 기반의 프로그램으로 생성한 후, 해수 유동 모델인 ADCIRC로 전달되어 최종적으로 폭풍해일 시뮬레이션이 수행된다.
다양한 조건의 수치해석을 수행하기 앞서, ADCIRC 모델에 대한 사전 검증 작업을 수행하였다. 검증 작업은 실제 발생한 태풍의 폭풍해일 관측자료를 수치해석 결과와 비교하여 수행하였다. 수치해석의 검증을 위해 남쪽에서 정북으로 직선에 가까운 이동 경로를 보여준 실제 태풍 중에서 양질의 관측자료 확보가 가능한 2개의 태풍을 선택하여 비교하였다. 선정된 2개의 태풍은 과거 남해안에 상륙한 2002년 8월의 태풍 Rusa(0215)와 2012년 9월의 태풍 Sanba(1216)이며, 남해안에 상륙 당시 두 태풍의 정보는 Table 1과 같다.
2.3 수치해석 수행
폭풍해일 방재를 위해 첫 번째 단계로 제주도와 같은 자연 지형에 의한 남해안의 폭풍해일 변화를 분석하고, 위 결과를 기반으로 남해안에 가상의 구조물을 설치한 후 분석하여 최적화하는 방법을 연구하였다. 수치해석에 사용된 ADCIRC 모델은 해수의 유동만을 모사하기 때문에,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높은 고도의 한라산에 의한 태풍 바람장의 변화는 재현하지 못하였다. 실제 해역의 폭풍해일은 조위를 포함하고 다수의 비선형 요소들에 지배받는 이유로 수치해석에서도 분석이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본 연구에서는 조위를 제외하고 이동 경로를 단순화한 인공 태풍을 이용하여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직선 경로로 남해안에 상륙하는 시나리오로 단순화하였다. 수치해석은 제주도가 폭풍해일에 미치는 영향과 남해안에 설치한 다양한 가상의 구조물에 의한 폭풍해일의 변화를 분석하는 2가지 방향으로 수행하였으며, 다양한 시뮬레이션 계획은 아래와 같다.
• 제주도의 유무에 따른 폭풍해일 변화
• 제주도 위치를 이동하였을 경우의 폭풍해일 감소 효과
• 현재의 타원형 제주도와 얇은 막대 형태로 대체한 인공 구조물의 폭풍해일 비교
• 구조물에 의해 해역이 개방된 상태와 밀폐된 경우를 비교
이러한 시뮬레이션들을 수행하기 위해서 각각의 시뮬레이션마다 새로운 격자를 작성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ADCIRC 2D 모델이 사용되어서, 격자에 포함된 구조물은 바닥에서부터 수면까지 불투과성 연속체의 형태이며 주변 수심으로부터 보간(interpolation)하여 수심을 설정하였다. 이런 이유로 기존 해역에 새로운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 제주도를 제거한 위치의 수심 결정에는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제주도를 이동하여 수행한 시뮬레이션의 경우, 제주도가 제거된 지역도 주변 수심을 보간하여 격자를 작성하였다. 참고로 폭풍해일은 수심에 비선형으로 반비례하기 때문에 수심이 얕은 지역은 폭풍해일 변화가 매우 민감하지만, 수심이 50 m 이상 깊은 지역은 수심 변화에 따른 폭풍해일 민감도가 크지 않다는 Park and Park(2021)의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주변 수심이 이 기준보다 훨씬 깊은 제주도 위치에서의 보간 방법은 수심 변화에 따른 폭풍해일 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태풍의 최대 풍속, 중심 기압, 경로 등 여러 요소에 의해 복합적으로 폭풍해일의 특성이 결정되는 이유로, 본 연구에서는 단순화한 인공 태풍을 사용하여 수치해석을 수행하였으며 사용된 인공 태풍의 특성은 이동 경로를 따라 발생부터 상륙 이후까지 변화하지 않도록 유지하였다. 각 시뮬레이션 상황에 대해 폭풍해일의 변화를 확연히 나타내기 위해 강한 태풍을 적용하였으며, 사용된 태풍의 최대 풍속은 167 km/h, 중심 최저기압은 935 hPa으로 설정하였다. 가상 태풍은 허리케인 등급을 판정하는 Saffir Simpson Scale 기준으로 Category 2로 분류되는 매우 강한 태풍이다. 태풍의 이동속도는 과거 수십 년간 한반도에 영향을 주었던 태풍들이 제주도 해역을 통과시 평균값인 30 km/h로 설정하였다(Youn and Park, 2021). 또한 태풍의 이동 경로에 따른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직선 경로로 단순화하였다. 각각의 사례에 대해 폭풍해일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남해안을 따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수치해석을 위한 9개의 관측소를 설치하였다. 각 관측소의 지명과 위치는 Table 2과 같으며, 서쪽에서부터 진도, 완도, 고흥, 여수, 삼천포, 통영, 거제, 부산, 울산이다. 다양한 구조물의 배치에 따른 폭풍해일의 변화를 분석하여 방재를 위한 최적의 방법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3. 결 과
3.1 제주도 유무에 따른 폭풍해일의 변화
대한민국의 남해안에 피해를 주는 대부분의 태풍은 제주도 해역을 통과하여 상륙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제주도를 활용한 폭풍해일 감소 효과를 분석해 보려고 한다. 제주도에 의한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Fig. 2와 같이 제주도가 포함된 현재의 지형과 제주도를 제외한 지형에 동일한 조건의 가상 태풍을 통과하게 하여 폭풍해일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제주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섬으로 동서 73 km, 남북 31 km의 타원형 모양을 하고 있으며 남해안의 서쪽에 많이 치우쳐 위치하고 있다. 제주도 중심부의 위치는 대략 북위 33.4도, 동경 126.6도이며, 이곳을 가상 태풍의 중심부가 통과하도록 설정하였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는 대한민국의 새만금 방조제로 길이가 33.9 km이며, 제주도 동서 폭의 절반 정도이다. 제주도의 폭이 새만금 방조제의 2배인 것을 고려하면, 폭풍해일 감소 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수치해석을 통한 각 관측지점에서의 폭풍해일의 변화는 Fig. 2와 Table 3에 나타내었다. 제주도의 위치를 고려했을 때 후면에 위치하여 차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관측소 S1(진도), S2(완도)에서의 폭풍해일 결과를 분석하였다. 그래프에 나타난 폭풍해일의 변화는 제주도가 있을 경우와 없을 경우를 비교하면, Fig. 3에서 모든 관측지점에서의 최대값 뿐만 아니라도달 시점까지 완벽하게 동일하게 보이며, Table 3에서 수치로 표시한 결과값도 제주도의 후면에 위치한 진도와 완도에서는 완전히 동일하며, 오히려 제주도에서 멀리 떨어진 지점에서 매우 작은 차이를 보인다. 이 결과를 보면 현재의 제주도는 남해안에 상륙하는 태풍에 의한 폭풍해일에 전혀 영향을 줄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3.2 동서 방향 위치 이동에 대한 폭풍해일의 변화
현재 제주도 중심의 위치는 대략 동경 126.6도로 광주광역시보다 좀 더 서쪽으로 치우쳐 위치하고 있다. 앞선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제주도의 유무에 따른 폭풍해일 변화가 거의 없는 것을 고려하면, 제주도가 서해안에 가까이 위치하여 폭풍해일 저감 효과가 미비한 것으로 의심되기 때문에, Fig. 4와 같이 현재의 제주도 위치에서 동쪽으로 1도, 2도 수평 이동한 127.6도, 128.6도에서 동일한 조건의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다. 가상 태풍은 동일 강도로 이동한 제주도의 중심을 통과하도록 설정하였으며, 동일한 9개의 관측소에서 폭풍해일 변화를 관찰한 후 분석을 수행하였다.
현재의 제주도의 위치에서는 S1(진도)과 S2(완도)가 후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경 127.6도로 이동해서는 S3(고흥)과 S4(여수), 동경 128.6도에서는 S6(통영)과 S7(거제도)가 후면에 위치하고 있어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5(삼천포)와 S9(울산)은 각각 S6(통영)와 S8(부산)에 매우 가깝게 위치하기 때문에 태풍이 동경 128.6도를 통과할 때 간접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수평 이동의 결과도 폭풍해일의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는 서로의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워 결과에 포함하지 않았다. 최종 폭풍해일 결과값의 비교는 Table 4와 같으며 동서 방향으로 수평 이동하더라도 제주도의 유무에 따른 폭풍해일 변화를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적은 것을 확인하였다. 제주도를 위도의 변화 없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수평 이동한 경우, 지형상 남해안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된다. 따라서 제주도가 현재의 위치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더라도 남해안에 미치는 폭풍해일의 감소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3.3 방재구조물 두께에 따른 폭풍해일의 변화
제주도는 중간부가 두꺼운 타원형 형상으로 실제 방재구조물로 사용시 경제성이 매우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방재구조물로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두께를 줄인 막대 형상의 구조물을 동일 조건에 수치 모의하였다. 제주도를 대체하여 사용된 가상의 막대형 구조물의 좌우 폭은 제주도와 동일하며, 두께는 수치해석에 적용 가능한 최소한의 격자 사이즈를 적용하여 최소화 하였다. 가상의 막대형 구조물은 앞에서 수행한 제주도의 수치모의와 동일하게 동쪽으로 수평 이동하여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다. 두께에 의한 효과 분석에 추가하여, 좌우 폭에 의한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현재의 제주도 보다 2배의 폭을 가진 가상 구조물도 시험하였다(Fig. 5).
구조물 두께에 의한 효과를 검토하기 위해, 제주도를 사용한 경우와 가상의 막대형 구조물을 사용한 결과를 비교하였다. 이번 경우에도 그래프에서는 두 구조물의 결과 차이가 뚜렷하지 않아, 여기에 포함하지 않았다. 수치상의 결과는 Table 5에 나타내었으며, 제주도의 경우와 가상의 막대형 구조물과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폭이 2배인 막대형 구조물의 경우에서도 변화가 거의 없는 것을 확인할 때 구조물 두께에 의한 효과는 무시할 정도로 미비하다고 생각된다.
3.4 방재구조물과 해안과의 거리에 따른 폭풍해일의 변화
앞서 수행된 수치 모의에서 제안된 제주도 및 가상 구조물은 폭풍해일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관측소가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근접하여 실험을 수행하였다. 폭풍해일의 생성 원리가 태풍 중심부의 저기압과 태풍에서 발생한 강한 바람에 지배받는 것을 고려하여, 취송거리에 의한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구조물의 위치를 남해안에 좀 더 가까이 위치 시켜 비교를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Fig. 6과 같이 현재 제주도의 위치를 위도를 따라 위, 아래로 0.5도씩 이동하여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으며, 남해안의 동쪽으로 1.0도 이동한 후 북쪽으로 0.5 및 1.0도 이동하여 최대한 남해안에 근접하여 수치 모의를 수행하였다. 이전 실험에서 제주도를 동쪽으로 수평 이동한 결과 폭풍해일 방재 효과가 전혀 없음을 확인하였다. 제주도를 해안에 가깝게 이동하는 경우, 중앙부가 두꺼운 타원형의 제주도 형상으로 인해 해안 지형과 간섭하여 더 이상 근접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주변 해류의 흐름을 막아 오히려 폭풍해일이 증가하는 역효과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해안에 근접하는 경우는 Fig. 6과 같이 막대형의 구조물로 대체하여 비교 연구를 수행하였다.
현재 제주도의 위치에서 남북으로 0.5도씩 이동한 경우와 막대 형상의 구조물을 남해안으로 근접한 경우의 결과를 Table 6에 나타내었다. 제주도의 경우에서는 해안선에 가까이 이동한 경우 S1(진도)에서는 폭풍해일이 감소하고, S2(완도)에서는 오히려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남해안의 중앙부에서는 해안으로 가까이 이동한 가상의 막대형 구조물의 경우는 폭풍해일의 변화가 크나, 예상과는 달리 해안에 근접할수록 폭풍해일이 증가하는 역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제주도 경우의 S2에서의 폭풍해일 증가 결과를 분석하면, 해안선에 근접하여 위치시켰을 경우 완도(S2) 밑에 위치한 보길도로부터 제주도까지의 거리가 서쪽에 위치한 진도(S1)와의 거리보다 더욱 가깝게 되어 해수 흐름 변화가 폭풍해일이 증가하는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남해안 중앙부에서의 막대형 구조물의 경우에도 남해안의 해안선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갈수록 구조물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고려하면, 북쪽으로 이동하여 해안선에 근접할수록 S3(고흥)과의 거리가 훨씬 가깝게 되어 해수 흐름 변화가 폭풍해일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결과는 폭풍해일을 감소시키기 위한 방재구조물의 경우 기본적으로 목표 대상 지역에 가깝게 설치되어야 하며, 오히려 잘못 배치된 경우에는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5 방재구조물에 개폐에 따른 폭풍해일의 변화
앞에서 수행된 수치 모의 결과를 바탕으로, 폭풍해일 저감을 위한 구조물의 최적화를 수행하였다. 방재구조물이 대상 지역에 근접하여 설치되어야 하는 기본 원리를 고려하여, 이번 연구에서는 남해안에 새만금과 같은 가상의 방조제를 설치한 후 다양한 상황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다. 대상 지역은 Fig. 7과 같이 남해안의 여수시 동쪽과 남해군의 서쪽을 연결하는 가상의 방조제를 다양한 조건으로 설치한 후, 폭풍해일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이번 수치 모의는 총 6가지 경우에 대해 수행되었으며, 대상 해역이 방재구조물에 의해 완전히 폐쇄된 경우를 비롯하여, 중간만 열려있는 경우, 왼쪽 또는 오른쪽이 열려있는 경우, 양단이 중복된 경우, 마지막으로 중간 한쪽만 중복된 경우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다. 가상의 태풍은 S2(완도)과 S3(고흥) 사이를 통과하게 하여, 가상의 방재구조물은 항상 태풍의 오른쪽에 위치하도록 설정하였다. 관측점 S3(고흥)는 방재구조물의 왼쪽 외부에 위치하며 방재구조물의 효과를 받지 않도록 하였으며, S4(여수)는 방재구조물 내부에 위치하게 하여 방재구조물의 직접적인 효과를 받을 수 있도록 설정하였다.
최적 배치를 위한 각 구조물의 수치 모의 결과를 Table 7에 나타내었다. 우선 가상의 방재구조물의 외부에 위치한 S3에서는 구조물 설치에 따른 폭풍해일 변화가 거의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내부에 위치한 S4에서는 조건에 따라 폭풍해일의 많은 크기 변화가 발생한 것을 보여준다. 관측점 S4에서의 폭풍해일 감소 효과를 비교하면, 우선 폐쇄형일 때 가장 큰 감소 효과가 있는 것을 보여준다. 태풍에서 가장 먼 쪽인 오른쪽이 개방된 경우가 두 번째로 큰 감쇄 효과를 보여주며, 중앙이 중복된 경우 거의 비슷한 효과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나머지 다른 경우들에서는 앞에서 수행된 경우와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어서, 방재구조물 설치에 따른 감소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며, 오히려 태풍 방향인 왼쪽이 열려있는 구조물의 경우에서는 구조물이 없는 경우보다 더 나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4. 결 론
기후변화가 가속됨에 따라 점차 강해지는 태풍에 의해 발생하는 폭풍해일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폭풍해일을 감소시킬 수 있는 자연 지형과 인공 구조물을 활용하기 위한 기본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한반도에 큰 피해를 남긴 태풍이 대부분 통과하는 해역에 위치한 제주도와 같은 자연 지형을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였으며, 막대 형상의 인공 구조물의 최적 배치를 통한 폭풍해일 저감 연구도 수행하였다. 현재 제주도의 위치와 같은 위도에서 동쪽으로 이동할 경우의 폭풍해일 변화는 거의 없었으며, 제주도와 동일 선상에 위치한 배후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거의 영향이 없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것은 제주도가 매우 큰 섬임에도 불구하고 남해안까지의 거리가 너무 먼 이유로 폭풍해일의 감소 효과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경제성을 고려하여 제주도를 두께가 얇은 막대 형상의 구조물로 대체하였을 경우에도 큰 변화가 없는 것을 고려하면, 진행 방향에 대한 구조물의 두께는 폭풍해일 감소 효과와 상관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방재구조물이 해안에 너무 가까이 위치한 경우 오히려 유체 흐름이 변화하여 폭풍해일이 증가하는 역효과를 보여주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에, 방재구조물의 배치시 반드시 이를 고려한 최적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폭풍해일은 파랑과 달리 긴 시간 동안 해수위 상승에 의해 생성됨으로, 해역이 개방된 지역은 구조물에 의한 방재 효과가 미흡한 것으로 판단되며 다만 태풍으로부터 발생한 강한 바람에 의한 set-up은 다소 저감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방조제와 같이 해역을 완전히 폐쇄하는 형태의 방재구조물에 의한 저감 효과가 가장 컸으며, 구조물의 일부분이 개방된 경우 태풍의 통과 위치와도 직접적인 상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구조물의 배치에 따라 폭풍해일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본 연구는 구조물을 활용한 폭풍해일 감소 방법에 대해 방향 제시를 위한 선행 연구로 수행되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각 상황을 비교 분석하기 위해 폭풍해일을 결정하는 다수의 태풍 특성들을 단순화한 이유로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더욱이 폭풍해일은 태풍의 영향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지형, 수심, 조위, 해류 등 여러 요인에 의해 변화가 발생하므로 본 연구 결과의 직접 적용은 많은 한계가 있다. 실용화를 위해서는 수치해석에서 조밀하여 해상도가 높은 다수의 정밀 격자를 사용하여 다양한 구조물 형상과 길이 변화를 통한 폭풍해일 감소 효과 비교도 수행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수치해석을 통해 방재구조물에 의한 폭풍해일 저감 가능성을 확인하였으며, 실용화를 전제한 세부적인 적용 방법에 관한 연구는 수행하지 못하였으나 구조물 배치에 따라 감쇄 효과가 크게 변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향후 좀 더 구체적이고 경제적인 구조물의 형상 및 배치에 관한 추가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