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상습적으로 홍수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굴포천 일대의 치수대책 마련 및 운하 활용 등을 위한 목적으로 건설된 경인 아라뱃길은 한강의 하류에 속하는 서울 행주대교에서부터 인천해역까지 연결되는 총 연장 18 km의 한국 최초의 운하이다. 경인 아라뱃길의 주운수로는 홍수시 굴포천의 홍수량을 서해로 방류하기 위한 방수로로 이용되며, 평상시에는 여객 및 화물 수송을 위한 선박 운항로로 활용된다(Kim et al., 2012). 한편, 주운수로의 특성상, 경인 아라뱃길의 수위는 인천 및 김포의 갑문/배수문을 통하여 수위가 조절되는데, 이러한 갑문들의 개폐를 통하여 수위 및 수체 순환이 조절되는 경인 아라뱃길은 퇴적학적인 측면에서 하구나 만과 같은 “준 폐수로(semi-closed channel)”적인 특성을 갖는다.
준 폐수로의 대표적인 특징 중의 하나는 대규모 퇴적의 발생 가능성이라 할 수 있다(Kim, 2012). 경인 아라뱃길의 경우 Fig. 1의 모식도에 제시된 바와 같이, 창조시 개방된 서해갑문/배수문을 통하여 해수와 함께 부유토사가 주운수로 내로 유입되고, 수위 유지를 위해 낙조시에 갑문/배수문이 일시적으로 폐쇄됨에 따라 수로 내의 유동성이 현저히 감소됨으로써, 수로 내로 유입된 부유토사가 대부분은 수로 내에 퇴적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뿐만 아니라 굴포천 및 한강수역과 연결된 주운수로는 홍수시에 방수로로 이용되기 때문에(Fig. 1 참조), 비록 연중 홍수발생 시간이 짧다 하더라도 홍수시 상당히 큰 고농도의 탁수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홍수기시 주운수로와 굴포천이 합류하는 구간에서 연장 1 km에 걸쳐 약 1~2 m 높이의 대규모 퇴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된 바 있다(Kim, 2012).
이러한 준 폐수로에서의 발생 가능한 대규모 퇴적에 대한 평가 및 예측을 위해서는 제반이송 특성에 대한 연구는 필수적인 사항이다. 특히, 거의 모든 침/퇴적 예측모형들이 퇴적물의 침강속도를 필수 입력 인자로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에, 여러 제반이송 특성들 중에서도 침강속도에 대한 정량적 평가는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사항이다. 한편, 경인 아라뱃길의 경우에 수로 내측에 퇴적되는 퇴적물은 대부분 외측 경계 수역으로부터 공급된다고 할 수 있으므로, 주운수로 내에서의 타당성 있는 침/퇴적 해석을 위해서는 수로 외측의 경계수역(Fig. 1 참조)인 굴포천, 한강수역 및 인천해역의 3개 수역에서의 모든 퇴적물들에 대한 각각의 침강속도의 측정이 요구된다.
사전 기초 조사에 따르면, 굴포천, 한강수역 및 인천해역 퇴적물은 모두 실트질 이하의 미세 퇴적물을 약 80% 이상 함유하는 점착성 퇴적물로 구성되어 있다(Kim, 2012). 사질성 퇴적물의 경우에 침강속도는 보통 입경의 함수로 주어진다. 그러나, 점착성 퇴적물의 경우에, 사질성 퇴적물과는 달리, 그 침강속도는 입자간의 응집 현상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으며, 그 응집강도는 또한 광물질 구성, 양이온 전도율, 입경분포, 유기물함량 등으로 묘사되는 물리화학적 기본특성에 따라 크게 변화한다(Metha, 1986). 따라서 부유 입자에 부여되는 흐름 조건이 동일하다 하더라도, 퇴적물 자체의 특성에 따라 그 침강속도는 달라지게 되며, 이러한 특성으로 인하여 점착성 퇴적물의 침강속도에 대한 이론적 해는 아직 존재하지 않으며, 현장이나 실내 실험을 통하여 측정하는 것이 최선이다(Hwang, 2000).
본 연구에서는 경인 아라뱃길 주운수로와 연결된 3개 수역, 즉 굴포천, 한강수역, 인천해역에서의 점착성 퇴적물의 현장 표본채취 및 실내 침강실험을 통하여 각 수역별 점착성 퇴적물의 침강속도를 정량적으로 산정하였다. 또한, 실험분석을 통하여 각 수역별 점착성 퇴적물의 물리화학적 특성(입경 분포, 유기물 함량) 및 수체(water body)의 특성을 정량적으로 조사한 후 이러한 특성들과 침강속도간의 상관관계 및 침강속도의 크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해석하였다.
2. 표본시료 채취 및 수체 특성
경인 아라뱃길과 연결된 각 수역별 점착성 퇴적물의 물리화학적 특성 및 침강특성 분석을 위한 퇴적물 표본시료는 2009년 9월에 Fig. 2에 제시된 3개 정점에서 Grab sampler를 이용하여 채취되었다. 현장 수체 특성을 반영하기 위하여 퇴적물 표본시료가 채취되는 지점과 동일한 정점에서 해수(혹은 담수)가 채취되었으며, 채취된 해수(혹은 담수)는 본 연구에서 침강실험의 전 과정에서 사용되었다. 한편, 퇴적물 표본시료 및 해수(또는 담수)가 채취된 지점의 경위도 좌표는 채취 당시의 수층의 수온, 염도 및 수심 측정값과 함께 Table 1에 나타내었다.
3. 퇴적물의 물리·화학적 특성
점착성 퇴적물의 경우에, 퇴적물 자체의 물리·화학적 특성은 퇴적물의 침강속도와 기본적으로 관련이 있으므로 이러한 항목들에 대한 조사분석은 필수적 사항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경인 아라뱃길과 연결된 수역들에서 채취된 각각의 퇴적물 시료들에 대하여 물리화학적 특성의 대표인자인 입경분포 및 유기물 함량에 대한 실험이 수행되었다.
3.1 입경분포
일반적으로 입경분포는 체분석, 피펫법, 비중계법 등을 통하여 결정되는데, 본 연구에서 입경분포는 체분석과 비중계법을 병행하여 분석되었다. 우선 각 정점별로 채취된 표본시료는 No. 200 체(ø = 75 μm)를 기준으로 습식체분석(wetsieving)하여 분리되었고, No. 200 체를 통과한 시료의 입경분포는 비중계법으로 측정되었으며, 체에 남은 시료의 입경분포는 체 분석을 통하여 측정되었다. 입도분석 실험은 ASTM(1987)이 제시한 방법에 따라 수행되었으며, 입경분포 분석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Kim(2012)에 주어진다.
체분석과 비중계법을 통하여 산정된 각 수역별 퇴적물들에 대한 입경분포 곡선은 Fig. 3에 주어진다. 그림으로부터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경인 아라뱃길과 연결된 수역에서의 퇴적물들의 입경은 0.001~0.85 mm의 범위에 분포하며, 중앙입경 D50은 각 수역별로 12 μm에서 30 μm까지 변화한다. 또한, 각수역별로 입경분포 곡선을 살펴보면, 굴포천의 퇴적물이 상대적으로 가장 세립질의 분포를 갖는 반면에, 인천해역 퇴적물은 한강수역 퇴적물과 비교적 유사한 값을 가지며 가장 조립질의 분포를 보인다.
한편, Table 2에는 각 수역별 퇴적물들에 대한 모래, 실트, 점토의 함량과 평균입경 값이 주어지는데, 본 연구에서 평균 입경 Dmean은 Folk and Ward(1957)가 제시한 식 (1)을 이용하여 산정되었다.
표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모래의 함량은 인천해역에서 20%로 가장 크며, 점토의 함량은 세 수역 모두에서 20% 내외이다. 한편, 평균입경은 각 수역별로 24~36 μm 사이의 값을 가지며, 인천해역 > 한강수역 > 굴포천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위의 표로부터 각 수역별 퇴적물들은 모두 실트질(62.5 μm) 이하의 미세 퇴적물을 80% 이상 함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경인 아라뱃길과 연결된 모든 수역에서의 퇴적물들이 입자간의 응집현상에 의해 그 침강속도가 크게 영향을 받는 미세 점착성 퇴적토로 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3.2 유기물 함량
유기물 함량 실험은 해양환경공정시험법(MLTMA, 2010)에 따라 강열감량법으로 수행되었다. 우선, 각 수역별로 채취된 총 3개의 퇴적물 표본시료는 동결 건조 후에 곱게 분마 되었으며, 곱게 분마된 시료 중 일정량(약 5 g)이 550oC의 전기로에서 약 2시간 동안 가열되었다. 퇴적물에 포함된 유기물 함량(%)은 가열전의 시료무게와 가열후의 시료무게의 차로 산정하였다.
각 시료별 측정 결과는 Table 3과 같으며 인천해역과 한강수역의 경우, 그 유기물 함량은 비교적 적은 3~4%로, 입경분포와 마찬가지로 서로 유사한 값을 갖는 반면에, 굴포천의 경우에는 이들보다 약 3배 정도 더 큰 유기물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 침강실험
침강실험은 특수 제작된 높이 1.8 m의 침강수주를 이용하였으며, 수주 본체는 내경 17 cm의 plexiglass로 제작되었고, 직경과 길이가 각각 5 mm, 10 cm인 tap hose가 각기 다른 10개의 높이에서 측면에 부착되어 있다. 침강실험은 multidepth부유사 농도 채취방법으로 수행되었으며, 각 부유사 농도에서의 침강속도는 침강수주에서의 시간과 높이에 따른 농도변화 측정값들에 Ross(1988)가 개발한 침강속도 산정프로그램을 적용하여 결정되었다. 침강수주의 제원, 침강실험 과정 및 Ross(1988)의 수치모형을 이용한 침강속도 산정방법 등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Kim(2012)에 주어진다.
한편, 각 수역에서 채취된 퇴적물 시료 중에 직경이 74 μm인 No. 200 체로 습식 체분석되어 통과된 미세 토사 입자들 만이 침강실험에 사용되었다. 침강실험은 각 수역별로 채취된 총 3개의 퇴적물 시료들에 대하여 각각 5회씩 총 15회 수행되었으며, 각 실험별 실험조건들은 Table 4에 주어진다.
Table 4에 주어진 바와 같이, 각 실험별로 침강수주 내 현탁액의 온도변화는 1oC 내외로서 실험 중의 온도 변화는 매우 작았으며, 실험 전체로 볼 때에도 현탁액의 온도 변화는 최대 3oC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크기의 온도 변화가 점착성 퇴적물의 침강속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므로(Hwang, 2000), 본 실험에서 온도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각 실험에서의 초기 부유사 농도 Co값 또한 Table 4에 주어진다. 효율적인 실험결과, 즉 가능하면 적은 수의 실험으로 고루 분포된 부유사 농도 영역에서의 침강속도 데이터를 얻기 위하여 Co는 실험별로 0.7 g/L에서 40.8 g/L까지 변화시켰다. 여기서 Co는 부유사의 농도가 전 수심에 대해 거의 균일하도록 충분히 잘 섞인 시점의 시간, 즉 시간 0에서의 부유사 농도를 나타낸다.
Table 4.
침강속도(Ws)는 정지수면 조건하에서의 부유입자 혹은 플록(floc)의 하강속도로 정의된다. 점착성 퇴적물의 침강속도는 부유사에 대한 농도(C)의 함수로 주어지며, 침강을 나타내는 방정식은 1차원 질량보존 방정식으로 다음의 식 (2)와 같이 표현된다.
부유사 침강플럭스 Fs는 침강속도와 부유사 농도의 곱, WsC로 주어지며, 여기서 침강속도 Ws는 연직방향 좌표 z의 함수이므로 미분 수행시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Ross(1988)가 개발한 정지수면상의 각각의 수심과 시간에서의 부유사 침강속도 산정을 위한 수치모형을 사용하였다.
중량 분석을 통하여 침강수주의 각기 다른 높이와 시간에서 채취된 탁수들의 부유사 농도가 측정되었고, 각 실험별로 농도 단면도가 작성되었으며, 이 농도단면도들은 Ross(1988)의 수치프로그램에 입력하여 침강속도가 산정되었다. 경인 아라뱃길 주운수로와 연결된 3개 수역(인천해역, 굴포천, 한강수역)에서의 점착성 퇴적물 각각에 대한 침강속도 산정결과 및 접합곡선은 Fig. 4~Fig. 6에 주어진다.
데이터가 다소 분산되어 있기는 하나, Fig. 4~Fig. 6은 모두 부유사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침강속도가 증가하는 응집침강 영역(0.1 < C < 10 g/L)과, 역으로 침강속도가 감소하는 간섭침강 영역(10 < C < 90 g/L)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응집침강 영역에서의 부유사 입자는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입자 상호간의 충돌로 인한 입자간의 결합률이 향상되어 그 침강속도는 증가하게 되며, 간섭침강 영역에서는 고농도로 인한 격자망 형태의 토사입자 덩어리들이 공극수의 상승이동을 저지하여 침강속도는 감소하게 된다(Kynch, 1952).
응집침강과 간섭침강 영역에서의 침강속도에 대한 전형적인 표현식은 Krone(1962) 식과 Kynch(1952) 식으로, 그 각각은 식(3)과 (4)에 주어진다.
여기서 α와 β는 각각 Fig. 4~Fig. 6의 응집침강영역과 간섭침강영역에서의 곡선의 기울기를 나타내며, k1은 퇴적물의 구성성분과 흐름조건에 따라 변화하는 비례상수, Wso는 최대침강속도, C2는 침강속도가 최대가 될 때의 부유사 농도를 나타낸다. 또한 비례상수 k2는 Ws= 0일 경우에 C2에 대한 상대 부유사 농도의 역수를 의미한다. Krone 식과 Kynch 식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Hwang(2000)에 주어진다.
식 (3)과 (4)를 적용하여 최소자승접합법을 통해 산정된 각 수역별 점착성 퇴적물들에 대한 침강속도 특성인자 값들을 Table 5에 정리하였다.
5. 침강실험 결과분석
경인 아라뱃길로 유입되는 점착성 퇴적물 침강속도의 수역별 변화를 분석하기 위하여, 아라뱃길 연결 수역 3개 정점에서 채취된 각 퇴적물 시료의 침강속도 곡선이 Fig. 7에 제시 된다. 그림에 도식된 바와 같이, 굴포천과 한강수역 퇴적물의 침강속도 곡선은 전체 농도구간에 걸쳐 거의 동일하나, 인천해역 퇴적물의 침강속도곡선과는 크게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도의 증가와 함께 침강속도가 증가하는 응집침강 영역(혹은 저농도 구간 : C < 3 g/L)에서 인천해역의 침강속도는 평균적으로 굴포천 및 한강수역 퇴적물의 침강속도보다 약 3배 정도 크며, 그 차이는 농도의 증가와 함께 감소한다. 한편, 중농도 구간(3 < C < 30 g/L)에서는 인천해역의 침강속도가 굴포천 및 한강수역 퇴적물의 침강속도보다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농도 구간(C > 30 g/L)인 경우에는 중농도 구간과 마찬가지로 인천해역의 침강속도가 가장 작으며, 굴포천 및 한강수역 퇴적물의 침강속도는 대체적으로 유사한 값을 갖는다. 또한 인천 해역 퇴적물의 최대 침강속도는 부유사 농도가 약 4 g/L일 때 발생하고, 굴포천 및 한강수역 퇴적물의 경우에는 약 8 g/L의 부유사 농도에서 최대 침강속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침강속도의 차이를 퇴적물 자체의 물리·화학적 특성 및 수체 특성과 연계하여 해석하기 위하여, 경인 아라뱃길 연결 수역별 퇴적물 시료에 대한 물리·화학적 특성 및 수체 특성이 Table 6에 제시된다.
Table 6.
Site |
Salinity (‰) |
Dmean (μm) |
Organic Contents (%) |
Water Temp. (oC) |
---|---|---|---|---|
Kulpo Stream | 0.0 | 24.7 | 10.0 | 20.0~22.0 |
Han River | 0.1 | 30.3 | 3.0 | 20.0~22.0 |
Incheon Coast | 29.6 | 35.7 | 4.0 | 19.0~20.5 |
우선 염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굴포천 및 한강수역은 염도가 거의 영 혹은 영에 가까운 담수조건이며, 인천해역의 염도는 29.6‰로 전형적인 해수조건이다. 수체의 대표적인 특성인자로 분류되는 염도는 점착성 퇴적물의 침강속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자 중의 하나인데, 염도는 수층 부유 입자의 응집을 촉진시켜서 일반적으로 침강속도의 증가를 초래한다. 염도에 의한 미세 토사입자의 응집과 응집된 토사(즉, 플록)의 침강속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수행되어져 왔는데(Whitehouse et al., 1960; Migniot, 1968; Edzwald et al., 1974), 그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응집된(flocculated) 토사의 침강속도는 분산된(dispersed) 입자의 침강속도보다 최대 104배까지 커질 수 있다(van Leussen, 1988). 또한, 미세 점착성 퇴적물의 침강속도는 염도의 유무, 즉 해수조건에서와 담수조건에서의 두 경우에 있어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나, 염도가 약 5‰ 이상인 경우에는 염도 증가로 인한 침강속도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Burt, 1986; Mehta, 1986; Krone, 1962; Bellessort, 1973).
따라서, 이러한 염도에 의한 영향을 고려할 때에, 일반 해수의 염도를 갖는 인천해역 퇴적물은 굴포천 및 한강수역 퇴적물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점착력을 띄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더 큰 침강효과를 갖게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해석은 응집침강 영역과 간섭침강 영역에서의 침강속도를 정량적으로 비교할 때에 그 타당성을 갖는다. 퇴적물의 점착력이 크다는 것은 부유토사 입자간의 응집률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응집 효과에 의한 침강속도의 증가가 지배적인 응집침강 영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점착력의 효과가 큰 인천 해역의 퇴적물이 굴포천 및 한강수역의 퇴적물 보다 더 큰 침강속도를 갖게 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면에, 토사입자간의 응집효과가 침강속도를 감소시키는 고농도의 간섭침강 영역에서는 인천해역 퇴적물이 가장 작은 침강속도를 갖는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설명될 수 있다(Fig. 7 참조).
한편, Table 6에 주어진 퇴적물의 대표적인 물리화학적 특성들인 평균입경과 유기물 함량을 살펴보면, 굴포천, 한강수역 및 인천해역 퇴적물의 평균입경은 각각 24.7 μm, 35.7 μm 및 30.3 μm이며, 유기물 함량은 굴포천이 10%, 한강수역과 인천해역은 각각 3% 및 4%의 값을 갖는다. 점착성 퇴적물은 일반적으로 평균입경이 작을수록, 유기물 함량이 클수록 점착력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Mehta, 2013). 따라서, 상대적으로 평균입경이 가장 작고, 유기물 함량이 가장 큰 굴포천 퇴적물이 한강수역이나 인천해역 퇴적물보다 점착력에 의한 침강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추정되나, Fig. 7은 이와는 다소 상이한 결과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굴포천 퇴적물은 한강수역 퇴적물 보다 평균입경이 5.6 μm 더 작고유기물 함량이 약 3배 정도 더 큼에도 불구하고, 두 퇴적물의 침강속도는 거의 동일한 값을 갖는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에 비추어, 약 5 μm 정도의 입경의 차이와 약 7% 정도의 유기물 함량의 차이는 침강속도의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없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의 값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론적으로, 굴포천 및 한강수역 퇴적물과 인천해역 퇴적물간의 침강속도 곡선의 현저한 차이는 입경 혹은 유기물 함량의 차이 때문에 비롯되지는 않았다고 판단된다.
끝으로, 유체 특성 중 하나인 수온을 살펴보면, 수체의 온도 변화가 침강속도에 미치는 영향은 온도에 다른 점성계수 크기의 변화에 한정된다(van Leussen, 1988; Burt, 1986). Table 6에 주어진 바와 같이, 각 퇴적물간의 침강실험시의 온도 변화는 최대 3oC 이고 이에 따른 점성계수의 변화는 약 4%(0.04배)에 불과한데, 이 값은 Fig. 7에 나타난 침강속도 크기에서의 차이(최대 약 10배)와 비교시에 상대적으로 아주 작은 값이라 하겠다. 물론, 모든 점착성 퇴적물에 대하여 정량적으로 더욱 정밀한 침강속도 값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온도에 대한 보정기준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연구가 필수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제시된 경인 아라뱃길 수역별 퇴적물들 간의 침강속도의 정량적 차이는, 앞서 제시된 유효 데이터의 분석 결과에 근거하여 볼 때에 수체의 염도차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며, 결론적으로 수체의 대표적 특성 중의 하나인 염도가 입경분포 혹은 유기물 함량 등으로 대표되는 퇴적물의 물리·화학적 특성보다 침강속도에 있어서 더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판단된다.
6. 결론 및 토의
본 연구에서는 침/퇴적특성 예측/평가를 위한 기초자료 확보를 목적으로 대표적인 준 폐수로인 경인 아라뱃길 주운수로와 연결된 3개 수역(인천해역, 굴포천, 한강수역)에서의 점착성 퇴적물 각각에 대한 침강속도가 실내실험을 통하여 정량적으로 산정되었다. 각 수역별로 채취된 총 3개의 퇴적물시료들에 대하여 각각 5회씩 총 15회의 침강실험이 수행되었으며, 각 실험별로 도출된 시간별 농도단면도 변화 데이터들을 Ross(1988)가 개발한 수치모형에 적용하여, 각 부유사 농도별 침강속도 값들이 산정되었다.
각 수역별 점착성 퇴적물에 대한 침강속도 산정 결과는 전형적인 점착성 퇴적물의 침강특성 즉, 부유사 농도 C가 증가함에 따라 침강속도 Ws가 증가하는 응집침강 영역과 역으로 C가 증가함에 따라 Ws가 감소하는 간섭침강 영역이 명확히 나타남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C가 점착성퇴적물의 Ws를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이며 또한 응집 및 간섭침강 영역에서 Krone(1962) 식과 Kynch(1952) 식이 각각 유효함을 나타낸다.
한편, 각 수역별 퇴적물의 침강속도 Ws는 부유사 농도 값이 0.1 < C < 90 g/L인 구간에서 굴포천 퇴적물은 0.01 < Ws< 3.07mm/s, 한강수역 퇴적물은 0.01 < Ws< 2.97mm/s, 그리고 인천해역 퇴적물은 0.01 < Ws< 0.92mm/s의 값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대 침강속도는 굴포천의 경우에 8.64 g/L의 농도에서 1.74 mm/s, 한강수역은 9.39 g/L의 농도에서 1.71 mm/s, 그리고 인천해역 퇴적물의 경우에는 4.55 g/L의 농도에서 0.64 mm/s의 값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인 아라뱃길과 연결된 각 수역별 침강속도 값들의 비교/분석 결과에 따르면, 굴포천과 한강수역 퇴적물의 침강속도는 전체 농도구간에 걸쳐 거의 동일한 값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천해역 퇴적물의 침강속도는 응집침강영역에서 굴포천과 한강수역 퇴적물 보다 최대 10배 큰 값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퇴적물 자체의 물리화학적 특성(입경 및 유기물함량) 및 유체 특성(수온 및 염도)과 연계한 침강속도 값들에 대한 정성적 해석 결과에 따르면, 각 수역별 점착성 퇴적물의 침강속도 값의 이러한 현저한 차이는 수체의 염도 차이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해석되었다.
한편, 경인 아라뱃길의 경우에, 인천해역의 부유토사는 주운수로의 운영 및 수질관리 목적의 해수순환 과정에서 서해 갑문/배수문을 통하여 단지 평상시에만 유입되는 반면에, 굴포천 및 한강수역을 통해서는 단지 홍수시에만 고농도의 탁수가 유입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에, 이러한 각 수역별로 유입되는 부유토사의 침강속도의 현저한 차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내의 많은 경우에 있어서, 침퇴적 모의를 위한 수치모형실험시 일반적으로 단일 침강속도 조건이 편의상 적용되고 있으나, 경인 아라뱃길의 경우에 이는 큰 오류를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천해역 점착성 퇴적물의 침강속도 산정결과만을 적용한다고 하면, 평상시 조건에서의 퇴사량은 타당한 값이 도출될 수 있으나, 홍수시 조건에서의 퇴사량은 과소평가될 수 있다. 굴포천 및 한강수역 퇴적물의 침강속도 산정결과만이 적용되는 경우에도 유사한 부류의 오류가 발생될 수 있다.
한편, 홍수시 굴포천 및 한강수역을 통하여 고농도의 부유토사가 담수와 함께 유입되는 순간에 주운수로 내의 일정 염도를 갖는 기존의 해수와 혼합이 발생함으로써, 홍수시 유입된 부유토사는 염수 조건에서 침강되는 효과가 발생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굴포천 및 한강수역 퇴적물에 대한 염수조건에서의 침강속도에 대한 직접적인 측정이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침강속도에 미치는 염도의 일반적인 효과를 고려해볼 때에, 이러한 혼합으로 인한 침강속도의 증가 효과는 상당히 클 것으로 여겨지며, 결과적으로 이는 대규모의 퇴적을 초래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인 준 폐수로인 경인아라뱃길에서의 타당성 있는 침/퇴적 모의 및 평가를 위해서는 이러한 침강속도에 미치는 염도 효과에 대한 연구 또한 필수적으로 요구되나,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추후 연구과제로 남겨진다.
본 연구를 통하여 도출된 경인 아라뱃길과 연결된 3개 수역 퇴적물들 각각에 대한 침강속도 산정결과는 향후 경인 아라뱃길에서의 퇴적물 이송에 대한 수치모형 실험시 필수 입력자료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층 부유사 농도의 연직구조 변동 예측, 수질 및 퇴적물 오염저감을 위한 대책방안 수립 등 다양한 목적으로 크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점착성 퇴적물의 경우에, 침강속도를 포함하는 제반 이송특성은 현장특성에 현저하게 의존하는 “site-specific” 한 특성을 가지므로, Hwang(2000), Yang and Hwang(2008)에 의해 강조된 바와 같이, 타당성 있는 퇴적물 이송 예측/평가를 위해서는 해당 지역은 물론 연결 수역들을 포함하는 모든 퇴적물들에 대한 침강속도의 직접적인 산정이 필수적 사항이며, 현장관측이나 실내실험 없이 단지 수치모형실험만을 통한 해석 및 예측은 무의미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