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해상풍력발전의 주요 건설지로 각광받고 있는 우리나라 서남해안이나 남서해안의 에너지 밀도가 900W/m2로 우수한 풍력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수심도 20 m 내외의 천해지역이어서 경제성이 뛰어나 초대형 해상풍력발전 단지를 건설하기에 유망한 지역으로 보고되고 있다(Kyong et al., 2003). 그러나 우리나라 서남해안 및 남서해안의 조차는 약 3.0 m(여수, 완도)~ 9.0 m(인천)에 이를 정도로 커서, 이 지역에 설치되는 해상구조물의 경우 바람에 의한 활하중과 회전하는 대형 블레이드로 인한 기초주변 지반의 약화 이외에도 조류 흐름에 의한 세굴의 영향이 설계 시 고려한 시스템의 진동특성을 변화시켜 전체 시스템의 불안정성이 야기될 수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하천흐름에 의한 교량 구조물 주변의 세굴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교량 장수명화 연구(Kwak et al., 2004b)는 수행된 바 있으나 해상에서 조류 흐름에 의한 세굴 관련 연구를 통해 해안구조물 및 해양구조물의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연구는 지금까지 많이 수행되지 않았다. 최근 Kim and Gang(2011a, 2011b)에 의해 관수로식 수리저항성능 실험기를 이용하여 조석으로 인한 왕복류의 흐름이 발생하는 해상환경에서의 지반의 세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하천 흐름과 달리 왕복류 흐름에서 더 큰 세굴률이 발생하며 세굴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한계전단응력도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동안 지반의 세굴에 대한 특성을 연구하는 장비로는 국내에서는 주로 관수로식 수리저항성능 실험기가 활용되어 왔으며 국외에서는 회전식 수리저항성능 실험기(Rotating Cylinder Tester, RCT)도 함께 활용되고 있으나(Moore and Masch,1962; Chapuis and Gatien, 1986; Chapuis, 1986a, 1986b; Lim, 2006) 국내에서는 이를 이용한 연구는 전무하다. 관수로식 수리저항성능 실험기의 경우 대부분 목측(目測)에 의존하므로 관찰자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판단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으나 회전식 수리저항성능 실험기는 일정 유속에서 세굴된 시료의 무게를 직접 측정하기 때문에 실험자에 따른 차이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이 논문에서는 이 두 종류의 수리저항성능 실험기들로는 시료가 채취된 위치에 대해서만 수리저항성능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완하여 넓은 해상부지에 대한 수리저항성능을 평가할 수 있도록 그간 지반공학 분야에서 지반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된 전기비저항 특성과 수리저항성능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서해안의 특성과 지반의 깊이를 고려하여 설계된 인공지반시료에 대하여 회전식 수리저항성능 실험기를 이용한 수리저항특성을 결정하고 비저항 특성간의 상관관계를 구하고자 하였고 이를 통해 광역의 수리저항특성 평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2. 실험장비 및 실험법
2.1 회전식 수리저항성능 실험기
회전식 수리저항성능 실험은 Moore and Masch(1962)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되었으나 재성형 시료만 실험이 가능했고 기계적인 마찰을 고려하지 않아 전단응력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었으며 침식된 지반시료의 무게 측정이 어려워 침식률 결정에 문제점이 있었다. 이후 Chapuis and Gatien(1986)과 Chapuis(1986a, b)에 의해 자연 상태의 지반시료와 재성형된 지반시료를 실험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으며 정확한 세굴량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하였고 Lim(2006)은 시료 고정 장치에 발생하는 전단응력을 측정하여 기계적 마찰을 보정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전단응력 측정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회전식 수리저항성능 실험기(Fig. 1)는 물로 채워진 실린더의 중심에 지반시료를 고정시킨 후 실린더를 회전시켜 회전하는 물로 지반시료의 표면에 전단응력을 발생시키는 원리이다. 실린더 및 물의 회전 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힘은 토크력으로 측정하여 다음 식(1)과 같이 전단응력으로 환산한다.
여기서, τ는 시료 표면에 발생된 전단응력(N/m2), T는 시료상부의 로드셀에서 측정된 토크력(N·m), R은 시료 반지름(m), L은 시료의 길이(m)이다.
모터의 회전속도를 최초 150 RPM부터 150 RPM씩 증가시켜 최대 1780 RPM까지 단계별로 1분 동안 회전시킨 후 세굴이 발생된 시료를 채취하여 100% 건조시켜 질량을 측정하며, 모터의 회전속도와 유속의 관계는 Fig. 2와 같다. 이때 한계전단응력은 시료에서 발생한 세굴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전단응력을 한계전단응력으로 정의한다(Shields, 1936; Masch et al., 1963; Arulanandan et al., 1973).
2.2 지반의 전기비저항 실험
전기비저항(electrical resistivity, ρ)은 물체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비례상수 값으로 재료의 성질에 따른 영향으로 단위체적의 물질이 갖는 전기저항이라고 정의한다. 지반시료의 비저항 측정을 위하여 Fig. 3과 같은 전기비저항 측정 실험장치를 구성하였다. 이 시스템은 전류를 흘려보내는 송신부(function generator)와 전위차를 측정하는 신호조정부(signal conditioner), 전류 및 전위차로부터 전기비저항을 산출하는 자료처리부(data processor)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압밀압력에서 조성된 시료의 전기비저항 측정을 위하여 Fig. 3과 같이 아크릴 재질로 제작된 압밀 셀을 이용하였으며 축 방향으로 평행하게 전류가 흐르도록 되어있다. 저항(R, resistance)은 Ohm의 법칙에 의해 길이(L)에 정비례하고 단면적(A)에 반비례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며 식 (2)와 같이 쓸 수 있다(Yoon et al., 1998).
여기서, ρ는 비례상수로서 전기비저항(electrical resistivity)이라고 불리며 이것은 모양이나 크기에 상관없이 그 물질의 고유한 특성을 나타내게 된다. 그러나 흙의 경우 매질이 같은 종류라도 간극비, 함수비, 간극 속 유체의 성질 등에 의해서 달라질 수 있으며, 특히 점토의 경우에는 이중확산층(double layer)의 영향으로 이온들의 움직임으로 전기전도의 경로가 사질토와 다른 좀 더 복잡한 양상을 띠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Michell and Soga, 2005; Kim et al., 2002).
3. 실험결과 및 분석
3.1 인공지반시료의 조성 및 공학적 특성
우리나라에서 해상풍력발전을 하기에 최적지로 알려진 서남해안과 남서해안의 표층은 주로 실트질이나 점토에 모래와 같은 조립토가 부분적으로 혼재되어 있는 지반으로 구성되어 있다(KGS, 2005). 이러한 해저 지반재료의 조건을 반영하기 위하여 대표적인 점토광물인 카올리나이트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질토인 주문진 표준사를 혼합하여 Table 1과 같이 4가지 중량혼합비로 인공 지반시료를 조성하였다. 또한 해저지반의 심도증가에 따라서 증가하는 압밀압력이 수리저항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기 위하여 Fig. 4의 압축장치를 이용하여 75 kPa과 200 kPa로 선행압밀 하였다. 조성된 인공지반시료의 물리·역학적 특성은 다음 Table 1과 같다. 점토광물인 카올리나이트의 증가에 따라 함수비ω 증가가 뚜렷하며 이에 따라 간극비 e(또는 간극율 n)와 액성한계 LL도 함께 증가하였다. 이는 점토광물의 함유량 증가로 인해 같은 체적 내 비표면적 증가하고 결국 흡착수와 자유수 증가로 인하여 발생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점토광물 증가로 인해 건조단위증량(dry unit weight, γd)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축압축실험(unconfined compressive strength test)결과로 얻어진 비배수전단강도 su는 점토광물의 함유량이 높은 쪽이 더 크게 나타났으며, 이는 점토의 점착력(cohesion)이 제작된 시료의 일축압축강도 발현의 주요인인 것으로 판단된다. 압밀압력에 따라서는, 예상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압밀압력이 75 kPa에서 200 kPa로 증가할수록 조성비와 관계없이 간극의 크기와 관계되는 함수비, 간극비, 간극률이 모두 감소하였다. 또한 단위중량과 비배수전단강도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성비의 차이에 따른 통일분류 결과 K80S20과 K70S30의 경우 세립질인 MH로 구분되고 K50S50과 K40S60의 경우 실트질-점토질 모래 SM-SC로 구분되어 조립질로 구분되었다.
Table 1.
3.2 회전식 수리저항성능 실험 결과
Kim and Gang(2011b)은 관수로식 수리저항성능 실험기를 이용하여 흐름 입사각이 지반의 수리저항특성에 미치는 연구를 수행하고 일방향 흐름보다는 입사각 증가(0o→45o→90o→180o)에 따라 한계전단응력은 감소하고 세굴율은 증가함을 보고하였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해상에서 조류의 흐름에 의한 효과를 공학적 설계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0o와 180o의 두 방향에 대한 수리저항성능 실험만으로 충분하다고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일방향 흐름 실험은 1분 동안 정회전 방향으로만 회전시켜 세굴량을 측정하였으며 조석의 흐름을 고려하기 위하여 실행한 양방향 흐름 실험은 15초씩 구분하여 정회전 →역회전 →정회전 →역회전 순서로 회전방향을 변화시키면서 세굴량을 측정하였다. 이때 회전방향이 바뀔 때 이전 회전에 의한 물의 흐름이 완전히 정지된 후에 역회전을 시작하였다. Fig. 5는 회전식 수리저항성능 실험 전·후 모습이며 Fig 낮은 회전속도부터 빠른 회전속도까지 증가시켜 반복적으로 수리저항성능을 측정하고 식 (1)을 이용하여 계산된 전단응력에 대한 세굴율의 변화를 Fig. 6와 Fig. 7에 압밀응력별로 도시하였다.
수리저항성능 평가 결과 Fig. 7에 나타난 바와 같이 세립토의 경우(K80S20, K70S30)는 압밀압력이 증가하면 한계전단응력이 크게 증가하나 조립토의 경우는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사질토의 경우 심도가 증가하더라도 압밀효과가 크지 않아 세굴에 대한 저항이 크게 증가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에서 양방향 흐름의 한계전단응력이 일방향 흐름의 한계전단응력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나 회전식 수리저항성능 실험결과도 관수로식 수리저항성능 실험에 의한 평가결과(Kim and Gang, 2011b)와 동일하게 해양과 같이 흐름의 방향이 바뀌는 흐름에서 보다 많은 세굴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3.3 전기비저항 실험 결과
조성된 인공지반 시료에 대해서 포화된 상태로 흙의 압밀시험 방법(KS F 2316)에 따라 각 하중단계마다 24시간동안 재하 하였으며 각 하중단계에서 전기비저항을 측정하였고 모든 결과를 통합하여 Fig. 8에 정리하였다. Fig. 9은 선행압밀하중에 해당하는 간극률에서의 전기비저항값을 추출하여 시료 조성비에 따라 비교한 것이다.
Fig. 9에 나타난 바와 같이 압밀하중이 증가하면 전기비저항 값이 증가하며 모래(Sand)의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전기비저항값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Park(2005)의 연구와 같이 점토광물의 함유량이 증가함에 따라 전기비저항값이 감소하는 결과와 동일하다.
3.4 수리저항특성과 전기비저항 특성의 상관관계
한계전단응력 τc은 해역에서 흐름에 의한 표층의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값으로 지금까지 대부분 입도특성인 중앙입경 D50이나 하상의 밀도에 근거한 경험식에 의지해 결정해왔다(Thorn and Parson, 1980). 뿐만 아니라 하천의 흐름에 의한 수중구조물의 국부세굴에 의한 연구결과, 조립토를 대상으로 개발된 교량세굴 예측식들이 실제 세굴량을 평균적으로 10 m 이상, 최대 21.4 m까지 과대평가하는 것으로 연구된 사례(Kwak et al., 2004a)가 있어 원지반 시료를 이용한 세굴실험의 필요성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연구에서 소개한 회전식 수리저항성능 실험기(RCT)는 Kim and Gang(2011a, b)의 연구에서 사용된 관수로식 수리저항성능 실험기(EFA)와 함께 현장에서 채취된 원시료에 대해 실제적인 한계전단응력을 결정할 수 있어 그 활용성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들 세굴실험기들은 원지반 시료를 이용하므로 특정 위치와 깊이에 해당하는 값만을 제공하여 해역이 넓은 경우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전기비저항시험과 같이 넓은 지역에 대해 지반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으로 수리저항성능을 예측할 수 있도록 전기기저항값과 한계전단응력의 상관관계 도출을 시도하였다.
전술한 바와 같이 물질의 전기비저항 특성은 면적이나 길이 등의 기하학적인 면이 고려된 고유한 비례상수일 뿐 유체의 흐름 방향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는 고려해줄 수 없기 때문에 특성 지반상태의 비저항값에 대해 일방향 흐름과 양방향 흐름에 대한 한계전단응력을 상한계와 하한계로 각각 표시하여 Fig. 10에 나타냈다. 포화된 흙을 통한 전류의 흐름은 세가지 경로를 통해 흐르게 된다. (1) 순수한 간극수 만에 의해 형성되는 경로, (2) 간극수와 흙 입자를 연속적으로 연결하는 경로, (3) 흙입자가 서로 연결되어 이루는 경로이다. 흙입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사질토 입자는 비전도성이므로 전류의 이동은 주로 간극수에 의해 전달되고 전기비저항값이 크게 나타나며 점성토는 표면전도(surface conduction) 효과에 의해 전도성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상대적으로 비저항이 작다. Fig. 10을 살펴보면 세립토와 조립토의 영역이 비교적 확실하게 Fig 구분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토입자가 많이 포함된 세립토 MH영역에 속하는 시료(K80S20, K70S30) 중 낮은 압밀하중(75 kPa)에서 조성된 시료들은 점토입자들의 표면전도로 인해 동일한 간극수에 대해서 전기전도가 발생하여 낮은 비저항 값과 작은 한계전단응력을 보이나 압밀하중이 200 kPa로 증가하면 전기비저항값과 한계전단응력이 모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10 점선 내). 반면 모래의 함유량이 많은 조립토 SC-SM시료(K50S50, K40S60) 들은 모래입자들의 비전도 특성으로 인해 낮은 압밀하중(75 kPa)에서도 상대적으로 큰 비저항값을 보이고 압밀하중이 200 kPa로 증가하면 전기비저항값은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압밀응력의 증가와 무관하게 한계전단응력은 작은 것으로 나타나 세굴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Fig. 10 일점쇄선 내).
설계자의 관점에서는 전기비저항 토모그래피를 이용하여 해당부지의 전기비저항 분포 특성을 파악한다면 수리저항특성분포 범위를 예측함으로 설계 대상 구조물 주변의 흐름의 특성을 고려한 세굴해석 및 대책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며 향후 실제 해상 시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설계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4. 결 론
(1) 회전식 수리저항성능 실험 결과, 관수로식 수리실험 결과와 동일하게 점성조립토와 세립토 모두에서 일방향 흐름보다는 양방향 흐름조건에서 수리저항성능이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2) 세립토의 경우(K80S20, K70S30)는 압밀압력이 증가하면 한계전단응력이 크게 증가하나 조립토의 경우(K50S50, K40S60)는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사질토의 경우 심도가 증가하더라도 압밀효과가 크지 않아 세굴에 대한 저항이 크지 않으므로 일단 세굴이 일어나는 조건이 되면 심도가 깊어지더라도 지속적으로 세굴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3) 전기비저항 측정결과, 같은 조성비로 조성된 시료라 할지라도 압밀하중이 커짐에 따라 전기비저항 값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모래 함유중량이 증가함에 따라 전기비저항값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 회전식 수리저항성능 실험기로 결정된 수리저항특성을 흐름방향에 따라 일방향 흐름을 상한계로 양방향 흐름을 하한계 범위로 표시하고 전기비저항 값과 함께 도시하면 한계전단응력과 전기비저항값의 상관관계 도출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