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반파(反波) 구조물은 월파량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호안 및 방파제 상부 형상을 반파 구조물로 만듦으로써 해안쪽으로 향하는 파의 방향을 바다 쪽으로 돌려 놓게 되며, 이러한 개념을 충족시키기 위해 지금까지 다양한 형상의 반파 구조물이 제안되었다. 특히 마루 높이를 비교적 낮게 유지하면서 월파량 감소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육지 쪽에서 바다를 조망하는 경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경우 반파 구조물이 자주 채택된다.
이처럼 반파 구조물에 의한 월파량 저감 효과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관련된 연구는 비교적 많지 않은 편이며,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몇몇 제한적인 연구 결과만이 소개된 바 있다. 일본에서는 ‘플레어 호안 (Flare-shaped sea-wall)’이라고 불리는 형태의 월파 저감형 호안에 대한 연구가 다수 수행되었으며 (Kamikubo et al., 2000; Yamashiro et al., 2002; Yamashiro et al., 2004), Goda의 월파량 산정 도표 (Goda, 2010)와 유사한 형식으로 반파 호안의 월파량을 산정할 수 있는 설계 흐름도가 제시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 성과들을 바탕으로 히로시마현 오사코항을 비롯한 다수 지역에 반파 호안 구조물이 설치되었다.
한편, 유럽의 경우 영국에서 수행된 VOWS (Violent Overtopping by Waves at Seawalls)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반파 구조물에 의한 월파량 저감에 관한 연구가 수행되었다. 일본과는 달리 도표가 아닌 식 형태로 반파 구조물에 의한 월파저감 효과를 산정하는 방법이 제시되었으며, 이 결과는 유럽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수행된 월파 관련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설계지침인 EurOtop 보고서 (The EurOtop team, 2007)에 수록되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설계파 상향 등의 영향으로 현업 설계 시 호안 및 방파제 월파량이 점점 더 중요한 설계변수로 인식되고 있으며, 월파량을 허용 기준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서 다양한 월파저감형 호안 형상이 제안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반파 구조물에 의한 월파량 저감 효과를 정량적으로 검토한 연구는 수행된 바가 거의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직립 호안 및 형상이 서로 다른 두 가지 반파 호안에 대한 월파량 계측 수리모형실험을 실시하였다. 반파 호안으로는 최근 현업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는 이중곡면 반파공을 단순화한 원호 호안과 Kortenhaus et al. (2003) 및 Pearson et al. (2004)에서 검토하였던 경사 호안 두 가지를 실험에 활용하였다. 취득된 실험 자료를 분석하여 호안 형상 변화에 따른 월파량 저감 효과를 분석하였으며, EurOtop 보고서에 수록된 반파 구조물에 의한 월파량 저감효과 예측식의 적용성을 실험자료를 바탕으로 검토하였다.
2. 수리모형실험
2.1 실험시설 및 모형
수리모형실험은 길이 53 m, 폭 1 m인 2차원 조파수조에서 수행되었다. 수조 종방향으로 연직 분할판을 설치하여 수조를 폭 0.6 m의 광수로와 폭 0.4 m의 협수로로 분할하여 광수로에는 방파제 모형을 설치하였고, 협수로에서는 통과 입사파를 계측하였다. 모형 방파제는 조파판으로부터 31.5 m 떨어진 곳에 설치되었다. Fig. 1에는 수조 및 모형 배치도를 제시하였다.
실험에는 Fig. 2에 보인 것처럼 형상이 서로 다른 세 가지 호안 모형이 사용되었다. 세 호안 모형의 단면 형상은 각각 원호(Type A), 직립벽(Type B), 및 경사(Type C) 형태이며, 호안 전면벽의 높이(Rc+ d)는 모두 20.5 cm로 동일하다. 원호 및 경사 호안은 모두 반파 구조물로서 원호 호안의 곡률반경은 13.5 cm이며, 경사 호안의 각도(α)는 45o로 제작되었다. 원호 호안의 경우 어떠한 기준이 되는 수면을 중심으로 윗면과 아랫면의 곡률반경이 다른 이중곡면 반파구조물 형식도 존재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전체 호안 단면에 대해서 곡률반경이 동일한 원호 호안을 고려하였다. 원호 호안의 곡률반경을 더 작게 하거나 경사 호안의 각도(α)를 더 작게 하면 반파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월파량이 더 적어지게 된다. 다만, 본 연구에서는 원호 호안의 곡률반경 및 경사 호안의 각도를 위에 제시한 것처럼 하나의 값으로 고정하였다.
Fig. 3에는 세 가지 호안 모형이 수조 내 설치된 사진을 제시하였다. 각 호안의 전면 형상만 다를 뿐 전체 구조물을 구성하는 나머지 부분의 형상은 동일하다. 호안 모형은 투명 아크릴로 제작되었으며, 사석으로 구성된 25 cm 높이의 마운드 위에 설치되었다. 사석 마운드의 전면 경사는 1:1.5였으며, 마운드 전사면은 평균 중량 30 g의 사석층 및 중량 250 g의 테트라포드 2열로 피복되었다. 테트라포드 피복 층 위에는 추가로 그물망을 설치하여 실험 중 파 작용에 의한 블록의 이탈을 방지하였다. 한편, 마운드 뒷쪽에는 Fig. 2에 보인 것처럼 1:1 사면 및 1:1.5 사면의 2개 필터층을 두어 파 작용에 따른 마운드 제체 내 흐름을 차단하였다.
2.2 계측기기 및 실험방법
실험에는 총 9개의 파고계를 사용하였으며 입사파 및 모형이 설치된 수심에서의 통과파 계측에 각각 3개, 방파제 모형 전면에서의 반사율 계측에 3개를 사용하였다. 또한 호안 모형 뒤쪽에는 수로 및 물받이통을 설치하여 실험이 수행되는 시간 동안의 월파량을 계측하였다.
실험 수심(h)은 모형의 소단(toe) 위치에서 30, 36, 42 cm로 변화시켰다. 각각의 수심에서 Bretschneider-Mitsuyasu 스펙트럼을 따르는 파고 및 주기가 서로 다른 불규칙파 9개를 조파하여 실험에 이용하였다. 실험파의 유의주기(Ts)는 1.6~3.5 s의 범위이며, 유의파고(Hs)는 6.3~14.5 cm의 범위이다. 유의파 주기의 1200배에 해당하는 시간 (32~70분) 동안 조파하여 월파량 계측을 1회 수행하였으며, 모든 자료의 독취 시간 간격은 50 Hz였다.
3. 월파량 계측 결과
세 호안 모형에 대한 월파량 계측 결과 중 수심이 36 cm인 경우와 42 cm인 경우를 Fig. 4에 제시하였다. 수심이 30 cm인 경우에는 월파량이 매우 적어서 그림을 제시하지 않았다. Fig. 4에 보인 그림에서 원호 호안의 결과는 ○기호로, 직립 호안의 결과는 +기호로, 경사 호안의 결과는 ×기호로 나타내었다. 그림의 가로축은 입사파의 유의파고이며, 세로축은 단위폭 및 단위시간 당 월파량을 의미한다. 유의파고가 증가함에 따라 월파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수심이 깊을수록 월파량이 많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세 가지 호안 형상 중에서는 경사 호안의 월파량이 가장 적었으며, 원호 호안 및 직립 호안의 순서로 월파량이 많아졌다. 이러한 결과는 Fig. 2에 보인 것처럼 세 호안 형상의 마루높이는 동일하지만 해측방향으로의 수평 돌출 길이(Br)가 경사 호안이 가장 크고, 원호 호안 및 직립 호안의 순서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본 실험에서는 평균적으로 직립 호안에 비해서 원형 반파 호안의 월파량은 20%, 경사 호안의 월파량은 약 54% 저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저감율은 수평 돌출 길이를 비롯한 호안 단면 형상이 바뀌면 그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한편, 통상적으로 월파량 실험 결과는 가로축을 무차원 마루높이(Rc/Hs)로, 세로축을 무차원 월파량(q / g H s 3 )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Fig. 5에는 이러한 방법에 따라 본 실험결과를 제시하였다. 그림에서 실선은 마운드가 없이 해저면에 바로 설치되는 직립 호안에 대한 월파량 예측식을 나타내며 (The EurOtop team, 2007),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Fig. 5에 보인 본 실험 자료는 모두 이 예측식 아래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는 q / g H s 3 의 값이 이 예측식보다 작음을 의미한다. 본 실험은 Figs. 2와 3에 제시된 것처럼 사석마운드 위에 설치된 호안 형식이므로 호안 구조물 전면에 위치한 마운드에서 발생하는 소파 효과의 영향으로 해저면에 바로 설치되는 직립 호안에 대한 예측식인 식(1)에 비해서는 월파량이 적게 형성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비록 정성적이기는 하지만 직립 호안에 비해서는 원호 호안 및 경사 호안과 같은 반파구조물의 무차원 월파량이 적음을 확인할 수 있다.
4. 반파 구조물의 월파저감 효과 분석
4.1 계수 k의 정의 및 계산 방법
반파 구조물에 의한 월파량을 직접 예측하는 공식은 제안된 바 없으며, 반파 구조물에 의한 월파 메커니즘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연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련의 수리모형실험을 토대로 반파 구조물에 의한 월파 저감 효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이 제안된 바 있으며 (Kortenhaus et al., 2002; Kortenhaus et al., 2003; Pearson et al., 2004), 이 결과는 EurOtop 보고서에 수록되었다. 아래에는 그 주요 내용을 설명하였다.
직립벽에 대한 반파 구조물의 월파량 저감 효과는 아래와 같이 반파공이 없을 때의 월파량 대비 반파공이 있을 때의 월파량으로 정의되는 계수 k에 의해 산정될 수 있다.
식 (2)에서 정의된 계수 k는 마루높이(Rc)와 유의파고(Hs)의 비(ratio)의 값에 따라서 아래와 같이 3가지 경우로 나뉘어 계산된다.
위에서 m과 R0*는 각각 아래와 같이 표현되며,
여기에서 hr은 호안 반파 단면부의 높이, PC는 마루높이에서 반파 단면부의 높이를 뺀 값(Pc = Rc-hr)이며, Br은 반파구조물의 수평방향 돌출 길이를 나타낸다. Fig. 2의 원호 호안과 경사 호안에 대한 그림에는 이 세 가지 파라메터들이 표시되어 있다. Fig. 2에 보인 것처럼 원호 호안의 경우 호안 단면의 가장 오목하게 들어간 곳을 기준으로 hr과 Br을 정의하였다.
이 조건에서는 우선 아래와 같이 정의되는 k′의 값을 우선 계산한다.
식 (7)에서 m* = m(1-k23) 이며, Kortenhaus et al. (2003)은 k23 = 0.2 를 적용할 것을 권장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계수 k의 값은 마루높이(Rc)와 수심(h)의 비에 따라서 아래와 같이 산정된다.
4.2 계수 k의 계산값 및 실험값 비교
식 (2)에 의해서 정의된 것처럼 반파 구조물의 월파량 저감 효과는 계수 k에 의해 산정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실험자료로부터 직립 호안(Type B) 대비 원호 호안(Type A) 및 경사 호안(Type C)의 월파량을 비교함으로써 계수 k의 값을 계산할 수 있으며, 그 결과를 Fig. 6에 제시하였다. 그림에서 가로축은 무차원 마루높이(Rc/Hs)이며, 세로축은 실험자료로부터 계산된 계수 k의 값(km)이다. km의 값은 Rc/Hs의 값이 증가함에 따라서 감소하여 0으로 수렴하는 경향이 공통적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Kortenhaus et al. (2003) 및 Pearson et al. (2004)에 제시된 것과 매우 유사한 결과이다. 원호 호안과 경사 호안의 결과를 비교해 보면 Rc/Hs의 값이 같을 때 경사 호안의 km 값이 더 작았으며, 이는 원호 호안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월파량 저감 효과가 더 큼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편, Fig. 7에는 본 실험에서의 구조물 및 파 조건에 대하여 식(3)~(8)에 의해 예측된 계수 k의 값(kp)과 Fig. 6에 제시된 것처럼 실제 월파량 계측자료로부터 측정된 계수 k의 값(km)을 비교한 결과를 제시하였다. 그림에서 가로축은 무차원 월파량(q / g H s 3 )이며 세로축은 km과 kp의 비를 나타낸다. Fig. 7로부터 비교적 월파량이 많은 경우(
q / g H s 3 > 10 − 3 )에는 예측식이 원호 호안 및 경사 호안에 의한 월파량 저감 효과를 대체로 잘 예측하지만, 상대적으로 월파량이 적은 경우(
q / g H s 3 > 10 − 4 )에는 예측식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부분적으로는 월파량이 적은 경우 수리실험을 통해 계측되는 월파량의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으며, 또 다른 측면으로는 상대적으로 월파량이 적은 구간에 대한 예측식인 식(7)~(8)의 예측 정확도가 낮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비교적 월파량이 적은 경우에 대하여 더 다양한 수리실험 자료를 바탕으로 반파 구조물에 의한 월파 저감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2차원 조파수조에서 수리모형실험을 수행하여 호안 형상 변화에 따른 월파량 저감 효과를 검토하였다. 최근 현업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는 이중곡면 반파공을 단순화한 원호 호안을 비롯하여 Kortenhaus et al. (2003) 및 Pearson et al. (2004)에서 검토하였던 경사 호안, 그리고 직립 호안에 대한 실험이 이루어졌다. 연구의 주된 목적이 월파량 저감 효과가 탁월한 어떤 호안 형상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직립 호안 대비 반파 구조물에 의한 월파 저감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EurOtop 보고서 (The EurOtop team, 2007)에 의해 제시된 예측식의 활용성을 평가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원호 호안 및 경사 호안의 형상은 다양하게 변화시키지 않고 기본적인 형태 한 개씩만 실험에 활용하였다.
세 가지 호안 형상에 대하여 주기 및 파고가 서로 다른 9가지 불규칙파를 이용하여 실험을 수행한 결과, 평균적으로 직립 호안에 비해서 원형 반파 호안의 경우 약 20%, 경사 호안의 경우 약 54%의 월파량 저감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월파 저감률의 차이는 근본적으로 본 연구에서 고려한 원호 호안에 비해서 경사 호안의 수평방향 수평 돌출 길이(Br)가 더 길었기 때문이며, 이 길이가 달라지면 월파 저감률은 본 실험 결과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실험파 조건에 따라서도 그 값이 바뀔 수 있으므로 어떠한 절대적인 값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EurOtop 보고서에 의해 제시된 반파 구조물의 월파 저감효과 예측식(Kortenhaus et al., 2003)을 본 실험자료에 적용해 본 결과 상대적으로 월파량이 많은 경우(
q / g H s 3 > 10 − 3 )에는 예측식이 원호 호안 및 경사 호안에 의한 월파량 저감효과를 대체로 잘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이 범위보다 작은 구간에서는 예측식과 실험 결과의 차이가 꽤 크게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월파량이 적은 경우에는 수리실험을 통한 월파량 계측값의 불확실성이 커지게 되기는 하지만, 예측식 자체가 이 구간의 실험자료에 대해서 충분히 검증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Kortenhaus et al. (2003)을 살펴보면 Rc/Hs의 값이 큰 구간 (즉, 월파량이 적은 구간)에서의 실험 데이터 갯수가 많지 않으며 이 구간에서는 월파 저감 효과 예측식이 실험값에 비해서 크게 설정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향후 더 다양한 호안 형상 및 실험파 조건에 대한 수리실험을 수행하여 반파 구조물에 의한 월파 저감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 특히 원호 호안의 경우 현업에서 이와 유사한 형태의 설계가 종종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곡률반경을 다양하게 변화시킨 모형에 대한 실험을 수행하고 충분한 실험자료를 취득하여 EurOtop 보고서에 제안된 예측식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형태의 반파구조물 월파 저감 효과를 예측하는 공식을 개발하는 연구가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