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서의 파랑 관측은 여러 기관들이나 연구자들에 의해 수행된 바 있지만 특정 지역 연안·항만에서의 현안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1년 미만의 단기간에 걸쳐서 파랑 관측이 수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편, 일부 연구기관의 경우 몇몇 관측점에서 수년간 장기 관측을 수행하고 있지만, 이러한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연안의 파랑 특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 사례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일부 사례로서 Suh et al.(2008)은 2000년에 포항 영일만, 부산 생도, 제주 마라도, 서해 홍도에서 관측된 자료를 사용하여 유의파고와 유의파주기의 상관관계식을 제시하였다. 또한 Korea Ocean Research and Development Institute(2005)에 제시된 1979~2003년의 106개 격자점에서의 파랑 후측자료를 사용, 연최대파고와 그에 해당되는 주기를 추출하여 유의파고와 유의파주기의 상관관계식을 제시하였으며, 설계파에 준하는 고파에 대해서는 Goda(2003) 및 Coastal Engineering Research Center(1977)에 제시된 공식의 평균값을 사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Choi and Kim(2009)은 기상청 부이 관측 자료를 활용하여 최대파고와 유의파고 비를 산정한 바 있으며, Jeong et al.(2012a)은 최근 10년간 장기 연속관측에 근거하여 부산항 신항 인근 해역의 파랑특성과 가덕도와 거제도 사이의 수역에 입사하는 파랑의 통계적 특성 및 월별, 연별 변동성을 분석하였다. 또한, Cho et al.(2012)은 속초 연안에서 관측한 파랑자료를 이용하여 파랑환경 변화 특성을 분석하였다.
해안구조물의 경제적 설계를 위해서는 연안 파랑환경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대상이 되는 해역의 설계파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 이상의 장기간 파랑관측 자료가 필요하며, 특히 항만의 외곽시설물 설계에 주로 적용되는 50년 빈도의 천해설계파를 구하기 위해서는 20년 이상 장기간의 연속 관측된 파랑관측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장기 관측자료의 부족으로 인해 파랑환경 특성에 관한 연구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다만, 최근 해양수산부 주도로 전국파랑관측자료 제공시스템 WINK를 구축하여 품질관리를 완료한 파랑자료를 일반에 제공함으로써(Jeong et al., 2018) 기상청, 국립해양조사원, 해양수산부에서 수행하는 파랑관측 자료를 축적하여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연안에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재현빈도별 심해파(Korea Ocean Research and Development Institute, 2005) 결정에 사용되었던 파랑관측자료들은 파랑 모형의 검증 및 단기간의 파랑정보 추출을 목적으로 수행된 파랑관측 자료이므로 장기간의 파랑환경 특성 분석에는 부적절하다(Cho et al., 2012). 또한, 연안 및 외해에서의 장기파랑 관측자료 부족으로 심해파 조건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Jeong et al., 2012b).
한편, 해안구조물 설계에서 파랑의 방향 특성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특히, 주파향의 평균 및 표준편차는 입사파랑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이전의 연구에서 Suh et al.(2002)과 Hong et al.(2004)은 파향의 변동성 포함 여부에 따라 방파제의 성능설계 결과에 큰 차이가 나타남을 보인 바 있다. 당시 연구에서는 다방향 불규칙파의 방향 분산성, 설계 주파향이 해안선에 직각 방향으로부터 벗어난 정도, 그리고 설계 주파향에 대한 실제 주파향의 변동성(평균과 표준편차)을 고려하였다. 지금까지는 주파향의 통계적 특성에 대한 관심이 낮은 편이었으나 설계변수의 확률분포 특성이 필요한 신뢰성 설계법이 점차 널리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주파향의 통계적 특성에 관한 연구 또한 중요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Kwon, 2008; Suh et al., 2008).
본 연구에서는 강원도 강릉시 안목항에서 약 1.6 km 떨어진 수심 30.5 m 위치에서 초음파식 파고 파향계(AWAC: Acoustic Wave And Current meter)를 6년간 운영하여 취득한 파랑 자료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제시하였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특정 해역의 파 특성을 심도 있게 규명한 선행 연구가 국내에 많지 않은 편이며, 연안에서는 비교적 깊은 수심이라고 할 수 있는 30 m 수심에서 AWAC을 이용하여 취득한 파랑자료를 분석한 연구는 지금까지 거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연구 대상해역에서 취득된 파랑자료는 동해안 중부 해역의 파랑특성을 대표하는 자료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에 이 파랑 자료의 가치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수집된 파랑 자료를 분석하여 월별·연별 특성 및 유의파고와 유의파주기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를 제시하였으며, 이는 동해안 중부 해역의 단주기파(너울 및 풍파) 특성을 이해하는데 기본적인 정보로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 장기연속 파랑관측 자료
2.1 현장관측
파 관측은 파고와 파향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노르웨이 Nortek社의 초음파식 파고 · 파향계인 AWAC(Acoustic Wave And Current meter, 600 KHz)를 사용하여 Fig. 1에 NHJ으로 표시한 지점에서 이루어졌다(KAIA: Korea Agency for Infrastructure Technology Advancement, 2016). 파고 · 파향계가 설치된 위치는 강원도 강릉시의 안목 해변과 남항진 해변에서 북동 방향으로 약 1.6 km 떨어져 있으며, 설치지점의 위 · 경도는 (37o46'33.5''N, 128o58'00.7''E)이고 D.L.을 기준한 설치수심은 약 30.5 m이다. 현장관측은 2013년 1월 30일부터 2018년 11월 20일까지 약 6년간 실시되었다. 이렇게 수집된 관측자료로부터 각 지점별로 매 30분마다 유의파고(Hs 또는 H1/3), 첨두주기(Tp), 유의파주기(T1/3), 첨두파향(DirTp), 평균파향(Dirmn)을 비롯한 주요 파라메터들을 제작사에서 제공하는 파랑분석 전용 소프트웨어인 Storm64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된 파향은 관측기기의 특성 상 자북(Magnetic north)을 나타내며 본 연구에서는 도자각(GM angle)을 빼서 도북(Grid north)을 기준한 파향으로 보정하고 사용하였다. 한편, 이 기간 동안 기기 오작동, 기기 교체, 불량 데이터 취득 등으로 인해서 일부 시기에는 데이터 결측이 발생하였다.
2.2 관측자료 분석
각 관측점별 파랑 자료의 취득 정보를 연별, 월별로 구분하여 Table 1에 제시하였다. 표에서 숫자는 각 월별로 매 30분마다 취득된 데이터의 총 개수 및 취득률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2013년 2월의 경우 매 30분마다 1,344개의 자료가 구해졌으며, 이는 2월에 취득 가능한 총 자료수인 1,344개(28일 × 24시간 × 2)의 100%에 해당한다. 약 6년간 100,762개(97.2%)의 자료가 수집되었으며, 장기간의 관측기간을 고려하면 관측률은 매우 높다. 2013년 1월과 2018년 12월에는 관측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2013년과 2018년의 실제 관측률은 약 99.9% 및 97.1%에 해당된다.
3. 파별분석법과 스펙트럼법에 의한 파라메터 비교
Figs. 2와 3에서 고파 발생 시의 방향 스펙트럼을 제시하였지만, 본 연구에서는 어떠한 특정 기간 동안의 파랑 특성을 분석하는 것보다는 장기연속 관측된 파랑자료의 월별, 연별 특성 등 장기간에 걸친 평균적인 특성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이러한 분석에 앞서 관측기간 중 취득된 모든 자료를 이용하여 파별분석법과 스펙트럼법에 의해 파고 및 주기 파라메터를 각각 산출하여 비교해 보았다.
국내에서는 스펙트럼 분석에 의한 유의파고(Hs), 첨두주기(Tp) 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그 이유로는 기상청의 해양 기상부이 및 천해역에 설치되는 수압식파고계의 파라메터 산출 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Hs와 Tp가 파랑변형 수치실험의 입력조건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으로 사료된다. 그런데 실제로 장기연속 관측자료를 이용하여 스펙트럼법과 파별분석법의 파고 및 주기 파라메터를 비교한 연구 결과는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연안에서는 비교적 깊은 수심이라고 할 수 있는 30.5 m 수심의 정점 NHJ에서 6년 동안 고품질의 자료가 취득되었고, 이 자료가 동해안 중부 해역의 파랑특성을 대표한다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비교 분석에 더욱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3.1 유의파고
정점 NHJ의 관측 자료에 대해 파별분석법으로 구한 유의파고(H1/3)와 스펙트럼법으로 구한 유의파고(Hs)의 상관성을 비교하기 위해 Fig. 4에 산포도를 제시하였다. 선형회귀 분석 결과 Hs = 1.061 × H1/3의 식이 구해졌으며, 이 때의 결정계수(R2)는 0.999로 매우 높았다. 한편, Table 3에는 파고 구간을 1 m 간격으로 구분하고 각 구간에서의 H1/3와 Hs의 평균값 및 Hs/H1/3의 평균값을 정리하였다. 이를 살펴보면 모든 파고구간에서 Hs가 H1/3보다 약간 크게 제시되며, Hs/H1/3의 평균값은 파고가 커질수록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스펙트럼법에 의한 유의파고는 개별파법에 의한 파고보다 6% 크게 추정되었다. 따라서 본 관측정점이 위치한 남항진 인근 해역에서는 H s = 4 m 0 대신 H s = 3 . 76 m 0 를 적용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3.2 유의파주기와 첨두주기
한편, Fig. 5에는 파별분석법으로 구한 유의파주기(T1/3)와 스펙트럼법으로 구한 첨두주기(Tp)의 상관성을 비교한 결과를 제시하였다. 선형회귀분석 결과 Tp= 1.142 × T1/3의 관계식이 구해졌으며, 이 때의 결정계수(R2) 또한 0.981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즉, 본 관측정점에서는 스펙트럼법에 의한 첨두주기가 개별파법에 의한 유의파주기보다 약 14% 크게 추정되었다. Fig. 5에서 Tp가 T1/3에 비해 2배 이상 큰 자료들도 일부 나타나는데 전체 데이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많지 않은 편이었으며, 대다수의 자료는 Tp ≈ T1/3 주변에 분포하였다. 이처럼 Tp가 T1/3에 비해 월등히 큰 자료들은 대부분 파랑에너지가 작은 경우인데, 이 경우 풍파의 성장이 충분하지 않아서 파랑 스펙트럼 단일 첨두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첨두에너지가 유사한 두 개 이상의 첨두가 형성될 수 있으며 이때 가장 저주파수대역의 첨두에 해당하는 주기로 Tp가 평가되면 T1/3에 비해 훨씬 큰 값을 가지게 될 수 있다.
Table 4에는 유의파고의 구간을 1 m 간격으로 구분하고 각 구간별 T1/3와 Tp의 평균값 및 Tp/T1/3의 평균값을 나타내었다. 이를 살펴보면 모든 파고구간에서 Tp가 T1/3보다 약간 길게 제시되며, Tp/T1/3의 평균값은 유의파고가 커질수록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Goda(2000)는 풍파의 경우 Tp= 1.1T1/3의 관계식을 적용할 것을 제안하였는데, Table 4에 보인 것처럼 남항진 해역의 경우에도 H1/3 >1m의 자료에 대해서는 대체로 이에 부합되는 결과가 얻어졌다. 한편, 유의파주기의 변동 범위는 5~6초의 영역에서 가장 크고 그 범위를 벗어나면서 감소하였다.
한편, 유의파주기(T1/3), 1/10최대유의파주기(T1/10) 및 최대파주기(Tmax)와 평균주기(T ¯ )의 관계식은 다음 식 (4)~(6)과 같이 주어진다(Goda, 2000).
4. 월별 및 연별 파랑 분포 특성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연속적으로 파랑 관측이 이루어진 점을 고려하여 전체자료의 월별 및 연별 특성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영점 상향교차법(zero-upcrossing)에 의한 상위 1/3파의 평균을 이용하여 유의파고(H1/3) 및 유의파주기(T1/3)를 월별 및 연별 파랑 분포 특성 분석에 이용하였다. 또한 첨두파향(DirTp)을 분석에 이용하였다.
4.1 유의파고
정점 NHJ에서 관측된 파랑 자료에 대해서는 먼저 유의파고에 대한 연별 및 월별 분포를 계산하여 그 결과를 각각 Fig. 6에 제시하였다. 유의파고 출현확률 빈도를 계산하기 위한 계급의 개수는 Sturges’ rule(Sturges, 1926)로 알려져 있는 다음 식을 사용하였다.
여기서, nc는 계급의 개수, N은 자료의 개수를 나타낸다. Table 1에서 알 수 있듯이 월별 자료 개수의 최소값과 최대값은 각각 7,054개(1월)와 8,968개(5월)이므로 위 식에서 nc = 13.7 및 14.0의 값이 얻어지고, 이로부터 nc = 14를 사용하였다. 한편, 계급 간격은 Fig. 6에 보인 유의파고 분포를 고려하여 0.3 m로 선정하였다. 따라서 유의파고의 계급은 Hs = 0~3.9 m 사이에서 0.3 m 간격의 총 14구간이 되었다.
Fig. 6(a)에는 유의파고의 연별 분포를 제시하였으며 연별로 거의 유사한 분포 형태가 나타났다. 그리고 유의파고가 0.3~0.6 m에 속하는 구간의 출현율이 약 28~36%로 연도에 무관하게 가장 높았다. Fig. 6(b)에 보인 것처럼 관측된 유의파고의 월별 분포는 계절적인 특성을 상당히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특성이 유사한 월별로 계절을 나누어 봄철(3~4월), 여름철(5~8월), 가을철(9~10월), 겨울철(11~2월)로 구분하였다. 여름철(5~8월)에 비해서 겨울철(11~2월)에는 첨두에 해당하는 유의파고의 값이 더 크며 확률분포의 형태가 더 넓은데, 이것은 여름철보다는 겨울철에 유의파고가 큰 파의 출현빈도가 높음을 시사한다. 봄철(3~4월)과 가을철(9~10월)에는 여름철과 유사한 분포 형태를 보였으나 첨두값이 조금 작고 파고의 출현폭이 상대적으로 넓은 차이를 보였다. 한편, 겨울철 중에서도 11월과 12월에 비해서는 1월과 2월의 첨두치가 큰 값을 나타냈다.
Table 5에는 유의파고의 월별 평균값 및 최대값을 나타내었으며, 월평균 유의파고의 최대값은 1월과 2월의 1.10 m, 관측기간 중 유의파고의 최대값은 5.70 m였다. 유의파고 최대값은 Table 2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2015년 8월 태풍 고니 내습 시에 관측되었다.
한편, 정점 NHJ의 유의파고에 대한 상자 그림(box plot)을 Fig. 7에 제시하였다. 제1사분위수 Q1 = 0.37 m, 중앙값 Q2 = 0.62 m, 제3사분위수 Q3 = 1.04m로 나타났다. 항해와 관련해서 파고를 판정하는 기준의 하나인 Douglas sea scale의 풍파등급 5(Rough)는 유의파고의 범위가 2.5~4.0 m이며, Beaufort wind force scale의 6(Strong breeze)은 풍속 10.8~13.8 m/s, 유의파고 3.0~4.0 m로 제시되어 있고, 우리나라의 풍랑주의보 기준은 3 m이다. 한편, 항만 설계 시에는 항만가동율 산정기준으로 P_97.5%의 파고가 사용되기도 한다. 남항진 자료의 경우 P_97.5%의 파고는 2.45 m로 앞에서 제시한 기준들보다 낮게 제시되었다.
4.2 유의파주기
Fig. 8에는 유의파주기에 대한 월별 및 연별 분포를 제시하였다. 유의파고와 마찬가지로 nc = 14의 계급 개수를 사용하였으며, 유의파주기의 전반적인 분포 형태를 고려하여 계급 간격은 1초로 선정하였다. 따라서 유의파주기의 계급은 T1/3 = 0~13초 사이에서 1초 간격의 총 14구간이 되었다.
Fig. 8(a)에는 유의파주기의 연별 분포를 제시하였다. 유의파주기는 대체로 4~8초의 범위에 분포하였으며, 유의파고와 마찬가지로 연별 변동성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Fig. 8(b)에서 볼 수 있듯이 겨울철에는 상대적으로 주기가 긴 파의 출현율이 높고 여름철에는 그 반대인 뚜렷한 계절별 특성을 나타내었으며, 이러한 경향은 유의파고의 경우와도 같다.
한편, Table 6에는 유의파주기의 월별 평균값 및 최대값을 나타내었으며, 유의파주기의 최대값은 여름철에는 11~12초, 겨울철에는 12~13초의 범위에 분포하였다. 월별 평균값의 최대값은 1월의 6.50초, 월별 최대값의 최대값은 11월의 13.12초였다.
4.3 첨두파향
Fig. 9에는 첨두파향의 연별 및 월별 분포를 각각 나타내었다. Fig. 9(a)에 제시한 첨두파향의 연별 분포를 살펴보면 2015~2017년은 파향 NE, 2018년은 파향 ENE의 출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2013~2014년은 두 파향의 출현율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Fig. 9(b)에 제시된 월별 분포는 Table 1에 보인 전체 유효 데이터 중에서 첨두파향 자료만 선별한 후, 22.5o의 계급 간격(총 16개 방위)으로 분류하고 각 계급별 데이터의 개수를 전체 유효 데이터의 개수로 나누어 계산하였다. 여름철(5~8월)과 겨울철(11월~2월)의 파향 분포가 확연하게 다르며, 봄철과 가을철은 비교적 유사한 파향 분포를 나타내었다. 겨울철에는 주파향이 NE이며 파향의 출현폭이 좁은 반면 여름철에는 주파향이 NE 또는 ENE이며 파향의 출현폭이 넓게 나타났다. 그리고 4~7월에는 주파향외에 ESE 파향의 출현율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Fig. 10에는 6년간의 전체 자료에 대한 파랑 장미도를 나타내었고, Table 7에는 1 m 단위로 구분한 파고 구간별로 16방위별 출현율을 제시하였다. 파향 NE의 출현율이 23.9%로 가장 높으며 파향 ENE의 출현율이 19.6%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파향 NNE, E, ESE, N이 각각 13.5, 11.8, 9.5, 8.4%의 출현율로 뒤를 잇고 있으며 나머지 파향들의 출현율은 모두 5% 미만이다. 그리고 파고 1 m 미만의 구간에서는 파향 ENE의 출현율이 오히려 파향 NE의 출현율보다 높게 나타난 특성을 보였다. 한편 파고 1 m 이상에서는 파향 NE의 출현율이 가장 높으며, 또한 파향 NNE의 출현율이 파향 ENE의 출현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5. 유의파고 및 유의파주기의 특성
5.1 유의파고와 유의파주기의 상관관계
유의파고(H1/3)와 유의파주기(T1/3)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여러 경험식이 제안된 바 있으며 Suh et al.(2008)에 정리되어 있다. 그 중에서 Shore Protection Manual(Coastal Engineering Research Center, 1977)에 제시된 식(이하 CERC(1977)로 약칭)과 Goda(2003)의 경험식을 적용하였다. CERC(1977)에서는 유의파고와 유의파주기의 경험적인 관계식으로
를 제안하였다. 그리고 Goda(2003)는 유사한 형태로 다음 식을 제시하였다.
Fig. 11에는 관측 자료에 대한 CERC(1977) 및 Goda(2003) 공식을 적용하고 최소자승법으로 곡선맞춤(curve-fitting)한 결과를 비교하였다. Fig. 11(a)에서 가로축은 유의파고(H1/3), 세로축은 유의파주기(T1/3)이며, 검은 원으로 나타낸 실측자료를 최소자승법으로 곡선맞춤한 그래프를 하늘색 실선으로 나타내었다. 곡선맞춤한 식은 식 (10)과 같이 표현되며 결정계수(R2)의 값은 0.595이다.
이러한 파고-주기 관계곡선을 이용한 주기 추정의 경우, 추정 잔차는 평균 = 0, 분산 = 1.0262의 정규분포 형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한편, Suh et al.(2008)은 한국해양연구원에서 2000년의 1년 동안 영일만 입구의 수심 약 30 m 지점에서 부이식 파향 · 파고계(Directional Waverider)로 관측한 자료(자료획득 = 94.6%)를 분석하여 다음과 같은 관계식을 제시하였다.
위 식의 결정계수(R2)의 값은 R2 = 0.224였다. 식 (10)과 (11)을 비교해보면 기울기 계수는 유사하지만 파고 증가에 따른 주기 증가율이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기본적으로 영일만과 본 관측정점이 위치한 강릉 인근 해역 자료의 유의파고와 유의파주기의 산포도 비교에서도 확연하게 나타났다. 영일만 자료에서는 유의파고 3 m 이하의 구간에서 유의파주기의 폭이 매우 넓게 제시되었으나 본 관측자료에서는 폭이 더 좁고 유의파고 4 m까지 경향성을 유지하는 차이를 보였다. 즉, 파고-주기 관계는 하나의 멱함수(power function) 곡선으로 그 추정 오차범위는 파고 증가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한편, CERC(1977) 공식과 Goda(2003) 공식을 이용해 유의파고에 해당하는 유의파주기를 계산하였고 이들을 각각 빨간색과 파란색 실선으로 Fig. 11에 함께 나타냈다. CERC(1977) 및 Goda(2003) 공식은 유의파고의 크기와 거의 무관하게 관측 자료의 하한을 따라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Suh et al.(2008)이 제시한 유의파고가 작을 때는 관측 자료의 하한선을 따라가는 반면 유의파고가 증가함에 따라 관측자료와 일치하는 경향을 나타낸다는 결과와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본 관측자료에 근거한다면 설계파에 상응하는 비교적 큰 파에 대해서 CERC(1977) 또는 Goda(2003) 공식을 사용하여 유의파주기를 구할 수 있다는 Suh et al.(2008)의 결론이 타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
Fig. 11(b)는 유의파고와 유의파주기의 확률밀도분포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가로축은 유의파고이고 세로축은 유의파주기를 나타냈다. 유의파고의 발생 빈도를 분석한 결과, 약 2 m 이하가 전체의 88%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파고의 최빈값 mode(H1/3) = 0.33 m이며, 최빈 주기는 4.84초로 파악되었다.
5.2 유의파주기의 변동성 및 확률분포
유의파고에 해당되는 유의파주기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파형 경사가 일정하다고 가정하거나(Suh et al., 2002) 식 (8) 또는 식 (9)와 같은 경험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일정한 파고에 대한 주기의 변동성이 고려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Suh et al.(2008)이 Korea Ocean Research and Development Institute(2005)의 파랑 후측 자료를 사용하여 파고에 따른 주기의 변동성을 검토한 바 있다. 1979~2003년의 25년간의 전국을 둘러싼 106개의 연안격자점에서의 연 최대 파고와 그에 해당하는 주기를 추출한 다음, 서해, 남해, 동해의 각 해역별로 파고에 따른 주기의 변동성을 검토하였으며, 남해에서는 변동성이 크고 서해에서는 변동성이 작다고 제시하였다. 그리고 곡선맞춤한 주기에 대하여 무차원화시킨 유의파주기의 변동을 지역별, 유의파고별로 분석하여 서해에서는 변동폭이 거의 일정하나 남해에서는 유의파고가 작을 때는 변동폭이 크고 파고가 커질수록 변동 폭이 줄어듬을 제시하였다.
Fig. 12에는 본 관측 자료로 계산된 유의파주기를 최소자승법으로 곡선맞춤한 주기로 나누어 무차원화시킨 값(T1/3/(T1/3)FIT)을 세로축으로 하고, 가로축은 파고로 하여 산포도와 확률밀도함수로 각각 나타내었다. 계산된 유의파주기가 관측주기와 일치하는 1.0 수평선을 기준으로 위, 아래 파란선은 각각 유의수준 5% 신뢰구간의 상한-하한을 의미한다. 파고가 증가함에 따라 상한-하한의 크기, 즉 추정 유의파 주기의 신뢰구간이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에는 유의파고의 범위에 따른 무차원화된 유의파주기의 확률 분포를 계산하였다. 먼저 일정한 유의파고에 따른 무차원화된 유의파주기의 확률분포를 계산하기 위하여 유의파고를 네 범위로 구분하였다. 파고의 높이에 따라 Table 4에 제시한 것처럼 0~1 m, 1~2m, 2~3 m, 3 m 이상의 경우로 구분하였고 각 경우별로 유의파주기를 곡선맞춤한 주기로 나누어 무차원화시켜 유의파주기의 확률밀도함수를 Fig. 13에 나타내었다. Fig. 13(a)~(b)에서 검은색 점선은 모든 파고 구간에서의 분포형태를 나타낸다. 그리고 Fig. 13(a)에서 붉은색, 푸른색 및 보라색의 실선들은 각각 파고 1.0, 2.0, 3.0 m 이상의 구간에 해당하는 자료들의 분포 형태, Fig. 13(b)에서 붉은색, 푸른색, 보라색 및 검은색의 실선들은 각각 파고 범위 0.0~1.0 m, 1.0~2.0 m, 2.0~3.0 m, 3.0 m 이상인 구간에 해당하는 자료의 분포 형태를 나타낸다. 파고의 증가에 따라 정규화된 유의파주기의 분산이 감소하는 양상을 나타냄을 확인할 수 있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동해안의 강릉항 외해측에 위치한 수심 30.5 m의 정점 NHJ에서 약 6년간 장기 연속 관측된 파랑자료를 사용하여 이 해역에 입사하는 파랑의 통계적 특성 및 월별 · 연별 변동성을 분석하였으며, 또한 파고와 주기의 상관관계도 고찰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서 얻어진 주요 결과를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파별분석법과 스펙트럼법 비교 분석 결과 Hs = 1.061 ×H1/3, Tp= 1.142 × T1/3의 관계식이 얻어졌으며, 두 경우 모두 결정계수(R2) 값은 0.98 이상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 계절적으로는 여름철보다는 겨울철에 유의파고가 크고 유의파주기가 긴 파의 출현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겨울철에는 주파향이 NE이며 파향의 출현폭이 좁은 반면 여름철에는 주파향이 조금 더 동쪽으로 치우쳐 ENE에 가까우며 파향의 출현 범위가 넓게 나타났다.
○ 한편, 연별 분포는 평균파향, 유의파고 및 유의파주기 모두 매년 거의 유사한 분포를 나타내어 변동성이 미미하였다.
○ 유의파고와 유의파주기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T1/3 ≈ 6.212(H1/3) 0.323의 관계식이 얻어졌으며, 이 때의 결정계수(R2) 값은 0.60이었다. CERC(1977) 및 Goda(2003) 공식은 이 관계식보다는 유의파주기를 작게 평가하며, 대체로 정점 NHJ의 관측 자료 아래쪽 경계를 따라가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 유의파고가 작을수록 정규화된 유의파주기의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났으며, 이는 Suh et al.(2008)에 상응하는 결과이다. 한편 파고가 증가함에 따라 정규화된 유의파주기의 분산은 감소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정점 NHJ에서 취득된 파랑관측 자료의 장기간에 걸친 평균적인 특성을 주로 분석한 결과를 제시하였으며, 방향 스펙트럼의 형상 및 관련 파라메터에 대한 분석을 추가로 수행하여 후속 논문에서 자세히 다루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