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한반도 동쪽과 서쪽 해역에서 나타나는 해양환경 특성은 매우 대조적이다. 동해는 평균 수심이 약 1,700 m에 달할 정도로 매우 깊고 해류의 영향이 지배적인 해역으로써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고, 중·소 규모의 소용돌이들이 불규칙적으로 생성 및 이동함에 따라 시·공간적인 해양환경 특성 변화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Byun et al., 2010; Byun and Cho, 2022). 반면, 황해는 평균 수심이 약 44 m에 이를 정도로 매우 얕고, 해류의 영향이 극히 미약한 해역으로 조석에 의한 해면의 승강과 조류의 영향이 지배적이다. 이런 특성을 가진 황해의 해양환경 이해를 위해 다양한 조석 모델을 이용한 수 많은 연구들이 지속되어 왔다(Choi et al., 2001; Byun et al., 2009; Min et al., 2011; Yuk et al., 2011; Choi et al., 2013).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해에서 예고 없이 발생 되는 조난과 해난 사고 시 참고할만한 학술적 연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황해는 연안과 외해, 그리고 남쪽과 북쪽에서 조류의 이동 방향이 다르고, 창조와 낙조의 특성도 다르게 나타난다. 이러한 특성에 따라 표류 경로는 어떻게 달라지며, 조석에 더해 바람의 영향이 추가되었을 때는 또 어떤 표류 특성이 나타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유한요소모형을 이용한 황해 전역의 조석모델을 구축하고,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건이 있었을 당시에 관측된 조위와 조류 자료, 그리고 국립해양조사원의 관측 정점에서 획득된 자료들을 이용하여 모델의 정확도를 검증하였다. 이후 황해의 조류 특성이 다르게 나타나는 주요 정점들을 선정하여 조류에 의한 표류 특성과 조류에 더해 바람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에 나타나는 표류 특성을 비교·분석하였다.
2. 연구 방법
2.1 수치해석 모델
황해의 표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황해의 지배적인 해양물리 현상인 조류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유산요소모형(Finite Element Model: FEM)인 ADCIRC (Advanced Circulation)를 이용하여 황해전역에 대한 조석 및 조류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다(Luettich et al., 1992; Luettich and Westerink, 2004). ADCIRC 모델은 유한요소법의 특성을 이용하므로 복잡한 지형을 정밀하게 처리할 수 있어 황해 및 동중국해 조석 및 조류를 예측하는 데 많이 사용되어 왔다(Choi et al., 2001; Byun et al., 2009; Min et al., 2011; Yuk et al., 2011; Choi et al., 2013).
ADCIRC는 유한요소 동수역학 모델로, 수심적분된 2차원 모델(2-dimensional depth-integrated: 2DDI)과 3차원 모델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2차원 모델을 이용하였고, 식(1)과 식(2)~식(3)은 연속방정식과 운동량 방정식을 나타낸다.
여기서, ζ는 지오이드에 따른 자유수면 변위이며, u, v는 수심적분된 수평방향 유속, h는 지오이드에 따른 총수심이며, ρ는 물의 밀도, τb, x와 τb, y는 x, y 방향의 바닥마찰응력(bed shear stress)을 나타낸다. 또한 f ≡ 2Ωsinφ는 코리올리인자를 나타낸다. 수위는 2차원의 경우 일반화된 파동연속방정식(Generalized Wave Continuity Equation: GWCE)에서 구하며 유속은 운동량 방정식으로부터 산정된다. ADCIRC는 많은 논문과 manual에 수식 등이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으므로 참고문헌을 참고하기 바란다(Luettich et al., 1992; Choi et al., 2001; Luettich and Westerink, 2004; Choi et al., 2013).
2.2 해황 예측 실험
본 연구에서는 Kim(2000)이 수립한 황해의 조격자 체계에 세월호 침몰 지점이 포함된 서남해를 국지 상세화시킨 격자 체계(Yuk et al., 2014)를 이용하였다. 모델에 사용된 격자는 약 72,000개의 노드와 135,000개의 요소로 구성되었다. 대만과 일본을 연결하는 대륙붕을 기점으로 바깥 경계를 만들고 격자 최대 크기는 30 km로 하였으며, 황해 내부 해역은 보다 조밀한 격자 체계로 설정하였다. 황해 남동부 해역의 세월호 침몰 지점은 최소 5 m의 격자 크기로 구성하였고, 침몰 지점 부근 해역은 최소 10 m의 격자 해상도로 구성하였다(Fig. 1). 모델 수심은 SKKU1sec 자료(Choi et al., 2012)를 이용했다. 모델 영역 내 조석, 조류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방 경계에 조석 자료를 입력해야 하므로 조석 예측 프로그램인 NAO99b와 그 조석 DB(Matsumoto et al., 2000)를 이용하여 개방 경계 절점 위치에서의 실시간 조위를 계산하여 입력하였다. NAO 프로그램은 62개의 조석 분조를 고려하여 실시간 조위를 예측할 수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황해의 표류 특성 연구이므로, 실험은 Table 1과 같이 수행하였다. 먼저, 조류에 의한 영향만을 고려하여 표류 특성을 실험하였고, 두 번째로 조류에 더해 일정한 크기의 남서풍(북쪽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210도에서 030도 방향으로 바람이 불어나감)이 황해 전역에 분다고 가정했을 때 표류 양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번 실험에서 바람을 남서풍으로 설정한 이유는 황해에 북방 한계선이 존재하는 한반도의 안보정세를 고려 시 다른 방향의 바람보다 남풍 계열의 바람이 훨씬 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남서풍은 5~20 m/s 사이를, 5 m/s 씩 증가시키며 단계적인 실험을 수행하였는데, 모델 전체 영역에 해당 크기의 남서풍이 일정하게 부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모델에서 산정된 조류의 정확도 검증을 위해 세월호 침몰 후 수색구조작업이 있었던 2014년 5월을 예측하는 것으로 하였다. 해당 기간을 시뮬레이션한 이유는 연안쪽의 검조소 자료에 추가하여 세월호 침몰지점 인근에서 관측된 조류 자료를 함께 비교함으로써 모델의 정확도를 보다 신뢰성 있게 검증하기 위해서다. 조류 예측 시뮬레이션 기간은 2014년 5월 14일 12:00시부터 2014년 5월 17일 12:00시(UTC)(2014년 5월 14일 21:00시~2014년 5월 17일 21:00시 KST)까지 3일 동안인데, 해당 기간은 대조기(spring tide)여서 강한 조류의 이동 특성과 그 영향을 확인하는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2.3 입자 추적 실험
입자 추적 실험을 위해 필요한 유속장은 황해 전역의 조류 예측 실험 결과로부터 획득하였으며, 입자 추적은 ADCIRC 연구그룹에서 utility program으로 제공하는 입자 추적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이 입자 추적 프로그램은, URS Corp. et al. (2007)과 Dill(2007)에 기반하며, 표면 표류자(surface drifter)를 더 잘 근사화하기 위해 유속에 풍속의 일부를 추가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본 연구에서는 풍속의 2%가 유속에 추가되는 것으로 설정하였고, random walk diffusion을 적용하여 확산성분을 계산하였다. 입자 추적 실험에서 입자는 동일한 지점에 동시에 10개가 투입되는 것으로 하였다.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동한 10개의 입자를 동일한 시간대에서 평균하여 위치를 산출함으로써 입자의 평균적인 이동 특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입자 추적의 최초 위치는 Fig. 2에서와 같이 6개 정점을 선정하였는데, 그 기준은 다음과 같다. 투입 지점은 창조 또는 낙조가 우세한 지역, 왕복성 또는 회전성 조류가 우세한 지역, 그리고 북방한계선 인근 해역 등 각각의 정점별 특징적인 해역 특성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하였다(Table 2).
입자 추적 실험은 모델의 안정도를 고려, 모델 시작 후 17시간이 경과한 뒤(2014년 5월 15일 5시 UTC)에 Fig. 2의 6개 정점(P1~P6)에 각각 10개의 입자를 투입하였고, M2 조석 1주기(12.42시간)를 약간 초과한 13시간 동안 입자가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확인하였다.
3. 모형 결과의 타당성 평가
3.1 조석 검증
모델의 정확도 검증을 위해 조석을 입력한 실험(no_wind)을 대상으로 Fig. 2의 5개 정점(국립해양조사원 검조소)에서 관측된 수위와 ADCIRC 모델 예측 조위를 비교하였다.
3.2 조류 검증
Fig. 2에 나타낸 3개 유속 관측 지점에 대하여 관측 유속과 모델이 예측한 유속을 동서 성분(U component)과 남북 성분(V component)으로 나누어서 비교 검증하였다. 모델 수행 기간인 3일 동안 10분 혹은 30분 간격 관측자료와 비교한 결과를 Fig. 4 및 Table 4에 제시하였다. 조위 검증과 마찬가지로 관측 유속 자료에는 조류뿐만 아니라 해류, 기상 상황에 의한 유속 변동량도 일부 포함되어 있으므로 모델로 예측한 유속(조류)과는 다소 차이가 발생될 수 있다. 따라서 Fig. 4 및 Table 4에 나타낸 바와 같이 일부 오차가 확인되나 전반적인 예측 결과는 관측치와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조위 및 조류 검증 결과, 모델 예측치는 관측치와 잘 일치함을 확인하였으므로 ADCIRC 모델을 이용한 표류예측 실험을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4. 표류 경로 분석
4.1 조류에 의한 표류 경로 분석
Fig. 5는 P1~P6 정점에서 5개 실험(Table 1)에 대한 입자 추적 결과를 지도상에 표시한 것이며, 이를 각 정점별로 확대하여 살펴보면 Fig. 6과 같다. 그림에서 빨간색 선은 바람이 없는 경우(no_wind)로, 조류에 의해서만 입자가 이동한 경우를 나타내며 주황/녹색/파랑/보라색 선은 조류에 부가하여 풍속이 각각 5 m/s, 10 m/s, 15 m/s, 20 m/s로 일정하게 불 때 입자가 이동한 경로를 나타낸다. 또한, 조류에 의한 표류 경로는 주기적인 조석의 발생과 동반된 유속의 특성과 방향에 따라 결정되므로 이러한 특성 확인을 위해 황해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M2 분조의 조류 타원도를 Fig. 7에 제시하였다.
Figs. 5~7을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P1은 남북 방향의 왕복성 조류 형태를 보이고 있는 반면, P2~P6는 모두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조류 특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Fig. 5와 Fig. 6에서 조류에 의한 표류(no_wind)는 Fig. 7에 제시한 M2 분조의 조류 타원도의 형태와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Table 5는 각 실험별(Table 1) 6개 정점으로부터 출발한 입자의 최초 위치와 13시간 후 이동한 입자의 최종 위치 사이의 직선 거리를 나타낸 것이다. 보라색 별표는 각 실험별 입자의 최초 투입 위치를 나타내며, 빨간색 선은 조류에 의해서만 이동한 입자의 궤적을 나타낸다. 또한, 조류와 바람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이동한 입자의 위치는 각각 주황, 녹색, 파랑, 보라색으로 나타내었다. 먼저, Table 5에서 ‘no_wind’의 경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조류가 남북 방향으로 긴 왕복성 형태를 보이는 P1에서는 북북서쪽으로 570 m를 이동하였고, 회전성 형태를 보이는 P2는 남동쪽으로 1,667 m를 이동하였다. P3와 P4에서는 각각 남남동쪽으로 2,450 m와 3,319 m를 이동하였으며, P5와 P6에서는 각각 남동쪽으로 3,919 m, 그리고 동남동쪽으로 2,525 m를 이동하였다.
이상과 같이 조류에 의한 표류 이동 특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남북 방향으로 긴 직선 형태의 왕복성 조류가 나타나는 P1에서는 입자의 이동 거리가 가장 짧았고(약 600 m), 반시계 방향의 조류 이동 특성을 보이는 다른 정점들에서는 이동 거리가 상대적으로 더 길게 나타났다. 회전성 조류가 나타나는 정점 중에서도 특히, P5에서 입자의 이동 거리가 가장 길게 나타남을 확인하였다(약 4,000 m).
4.2 조류와 바람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표류 경로 분석
조류에 바람의 영향이 추가 되었을 때에는 어떤 표류 이동 특성이 나타나는지 살펴보았다. 바람에 의한 영향은 Fig. 5와 Fig. 6에서 색깔별 이동 경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일정한 크기의 남서풍이 불 경우 입자의 최초 투입 위치부터 최종 이동 위치까지의 직선 거리를 계산하여 Table 5에 제시하였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P1은 조류의 영향만 있을 경우 13시간 동안 입자가 거의 북쪽(북북서쪽)으로 이동하였지만, 바람의 강도가 증가함에 따라 입자는 점점 북동쪽으로 멀리 벗어나며 이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P1에서 20 m/s의 남서풍이 불 경우, 이동한 거리는 2,994 m였다. P2는 조류에 의해 입자가 남동쪽으로 이동했지만, 바람 강도가 증가하면서 타원형의 표류 이동 경로가 점점 북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종 입자가 이동한 거리는 북서쪽 885 m였다. 최종 위치가 북서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조류에 의한 영향으로 이동한 거리(1,667 m)보다 오히려 더 짧아져 초기 위치와 최종 위치는 더 가까워짐을 확인하였다. P3의 경우는 조류에 의해 입자가 거의 남쪽으로 이동하였으나, 바람의 세기가 증가함에 따라 최종 위치가 북동쪽으로 향하는 형태를 보였다. 또한 15 m/s 이상의 바람에서는 반시계 방향으로 이동하는 타원형의 반경이 훨씬 작아지는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P4는 조류에 의해 초기 입자가 거의 남쪽으로 이동하였으나, 바람 세기의 증가에 따라 최종 위치가 북서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P4는 P2와 마찬가지로 바람의 영향이 있을 때 오히려 입자의 초기 위치와의 거리가 더 가까워지는 특성을 보였는데, 그 거리는 858 m였다. P5는 조류에 의해 최종 입자 위치가 초기 위치 대비 남동쪽으로 이동하였으나, 바람 강도 증가에 따라 점차 북서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고, 그 거리는 초기 위치와 점점 가까 워지는 형태를 보였다. P6의 경우에는 조류에 의해 입자가 거의 동쪽으로 이동하였지만, 바람의 강도가 강해지면서 점점 북동쪽으로 이동하는 특성을 보였다. 특히, P6의 경우에는 바람 강도가 강할 때 가장 멀리 이동하는 형태를 보였는데, 20 m/s의 바람이 불 경우, 최초 위치 대비 약 10 km(10,111 m)를 이동하였다.
다음으로 조류에 의한 영향만으로 입자가 이동한 위치와 남서풍의 영향이 추가되었을 때 입자가 최종적으로 이동한 위치 사이의 거리를 비교해보았다. Table 6에 제시한 바와 같이, 모든 정점에서 바람이 강할수록 이동 거리도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주목할 부분은 북방한계선 부근의 정점들(P3~P6)이 다른 정점들보다 훨씬 더 많은 거리를 이동했다는 것이다. 또, 남서풍 5 m/s 에서는 P6의 입자가 가장 많이 이동하였으나(795 m), 풍속이 증가할수록(10~20 m/s) P3의 입자가 더 많이 이동하는 특성을 보였다.
이처럼 황해의 남쪽보다는 북방한계선 인근 해역에서 바람에 의한 표류 이동 거리가 더 길게 나타났고, 그 중에서도 P3와 P6의 이동 거리가 가장 길었는데, 그 원인에 대해서는 다음 절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4.3 P3와 P6가 바람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이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조류의 영향만 고려하였을 때, 남북 방향의 일직선 형태의 왕복성 조류가 나타나는 황해 남부(P1)의 경우에는 표류 이동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반면, 반시계 방향의 타원형 조류 형태가 나타나는 황해 중부 해역의 경우(P2~P6)에는 이동 거리가 더 길게 나타났다. 그리고 조류에 더해 남서풍의 영향이 추가 되었을 때에는 정점별 또 다른 차이를 보였다. Table 5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P1, P3, P6는 풍속이 증가함에 따라 이동 거리가 거의 선형적으로 증가하였으나, P2, P4, P5의 경우에는 점차 줄어드는 형태를 보였다. 특히, Table 5와 Table 6으로부터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풍속이 20 m/s로 13시간 동안 일정하게 불었을 경우, P1, P3, P6는 조류만 있는 경우 대비 표류 이동 거리가 4배 이상 증가하였다(P1 : 570 m → 2,792 m, P3 : 2,450 m → 11,129 m, P6 : 2,525 m → 9,586 m). 이는 바람이 일정 수준 이상 강하게 지속될 경우에는 조류의 영향 보다 바람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P1의 경우에는 남북 방향의 왕복성 조류 형태가 나타나는 해역에 위치하였으므로 남서풍에 의한 벡터 합으로 이동 거리가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P2, P4, P5는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타원형 형태의 조류 형태가 나타나는 해역에 위치하여 그 이동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게 나타났다. 그런데, P3와 P6는 타원형의 조류가 나타나는 해역임에도 상대적인 이동 거리가 훨씬 크게 나타났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그 원인은 Fig. 2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3와 P6는 다른 정점 대비 수심이 20 m 이하로 낮은 해역이다. 따라서 수심이 낮아 해표면에 작용하는 바람의 영향이 수심 전체에 상대적으로 잘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조류 보다는 바람의 영향이 훨씬 크게 작용하여 입자가 북동쪽으로 멀리 이동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수심과 표류 이동 거리의 상관관계를 좀 더 정확히 확인해보기 위해 입자의 초기 위치와 각 실험별 최종 위치 사이의 직선거리, 그리고 해당 지점의 수심을 Fig. 8에 제시하였다. 그림에서 검정색 사각형은 각 실험별, 정점별 직선거리들을 모두 평균한 것이며, 점선은 이들에 대한 선형회귀 직선을 나타낸 것이다. 선형회귀 직선이 보여 주는 바와 같이 수심이 얕아질수록 이동 거리가 증가하는 음의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때 R2는 약 0.83으로 매우 높은 값을 보였다. 회전성을 보이는 정점(P2~P6)만을 추출하여 상관관계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수심과 이동 거리 사이에 음의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R2 : 0.77).
특히, P3와 P6의 이동 거리가 다른 정점에 비해 월등히 길게 나타나는 것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이 해역이 북한 지역과 가까운 북방한계선 인근 해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황해에 바람이 일정 수준 이상 강하게 지속될 경우 수심이 낮은 해역일수록 바람에 의한 영향이 크게 작용할 수 있음을 알고 항해 안전과 탐색 및 구조작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5. 요약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황해에서 조류와 수심의 특성이 각각 다르게 나타나는 특정 정점 6개를 선정하여 표류 이동 경로를 분석하였다. 개념적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면 입자의 이동 거리도 그만큼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나, 이번 연구는 이와는 사뭇 다른 결과를 보여 주었다. 수심이 상대적으로 깊은 P2, P4, P5의 경우에는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타원형 형태의 조류가 나타나는 해역으로 20 m/s의 바람이 13시간 지속될 경우 입자의 이동 거리는 조류에 의해 이동한 거리보다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남북 방향의 왕복성 조류가 나타나는 해역에 위치한 P1의 경우에는 그 이동 거리가 오히려 증가하였다. 특이한 부분은 반시계 방향의 타원형 조류 특성이 나타나는 해역에 위치하였음에도 P3와 P6의 경우에는 조류에 의한 이동 거리 대비 바람이 부가되었을 때 4배 이상 먼 거리를 이동하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먼 거리를 이동한 원인은 해역별 수심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었다.
수심이 20 m 이하로 상대적으로 얕은 해역에 위치한 P3와 P6는 해표면에 전달되는 바람 응력이 깊은 곳까지 충분히 전달 되기에 용이하므로 조류에 의한 영향보다는 바람의 영향이 훨씬 더 크게 작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였다. 본 연구를 시작할 때 최초의 목적은 풍속이 어느 정도 강해져야 조류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연구를 진행하면서 바람의 강도와 지속시간 외에도 조류의 이동 특성(왕복성 또는 타원형 등)과 해역별 수심의 영향도 중요한 고려 요소임을 알게 되었다. 조류의 이동 특성은 황해 남부와 중부, 그리고 북부에서 모두 다르며, 수심도 상이하게 나타난다. 특히, 북한과 접해있는 북방한계선 인근 해역 중에서도 수심이 얕은 곳일수록 바람에 의한 표류이동 거리가 훨씬 더 길게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 중요한 시사점이라 하겠다. 따라서, 황해에서 조난, 유류 유출 및 부유물 이동, 탐색 및 구조작전 등 상황이 발생될 경우 해역별 조류 특성과 수심 등을 고려하여 그 이동 경로를 차등적으로 예측하고 대응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