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최근 급속히 가속화된 기후변화의 결과로 많은 자연현상이 재해로 변화하고 있다. 해양 분야에서는 태풍에 의해 발생하는 폭풍해일이 주된 피해 원인으로 2005년 Hurricane Katrina 이후 재해 대응을 위한 태풍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완성도가 매우 높아진 관측 기술과 수치 모형을 통하여 태풍에 대한 예보 기술은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현재 태풍과 관련된 대다수의 연구가 수치해석을 통한 태풍의 강도와 사전 진로 예측을 중심으로 신속한 예보와 정확도 향상에 집중되고 있다.
본 연구는 수치모델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과거에 발생한 태풍 정보를 분석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태풍의 특성을 이해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다시 말해 수치모델은 태풍에 대한 단기간의 대응 방법을 제시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태풍 특성 분석을 통해 장기간의 대응 방법을 찾아내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Wu et al.(2005)는 1965년부터 2003년까지의 태풍 경로를 분석하여 북서태평양의 두 개의 우세한 태풍 경로가 서쪽으로 크게 이동한 것을 확인하였으며, 기후변화에 따른 상층부의 제트 기류 변화를 주요 원인으로 제시하였다. Choi and Kim(2007)은 1951년부터 2004년까지의 열대폭풍을 분석하여, 열대폭풍의 한반도 상륙 빈도와 강도가 1980년대 이후 급격히 증가함을 보여주었다. Choi et al.(2012)는 과거 열대폭풍 자료를 분석하여 열대폭풍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을 1981년으로 제시하였다. Kwon and Rhyu(2008)는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열대폭풍을 분류하기 위해 200 마일 이내를 거리와 열대폭풍의 실제 영향을 함께 고려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안하였다. Na and Jung(2020)은 한반도의 가을 열대폭풍을 1954~2003년, 2002~2010년, 2011~2019년의 3개 기간으로 나누어 분석을 수행하였으며, 가을 열대폭풍의 발생 빈도는 점차 증가하다가 2002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강풍 영역은 2011년 이후 계속하여 확대된 것을 발견하였다. Mei et al.(2015)와 Mei and Xie(2016)는 북서태평양의 상부 해수 온도가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열대폭풍의 강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Lin and Chan(2015)은 최근 10년간 온난화에 의한 해양 조건은 열대폭풍에 더 유리하게 되었지만, 대기조건은 오히려 악화하여 열대폭풍의 발생 빈도가 감소함을 보여주었다. Choi et al.(2011)는 ENSO(El Nino/Southern Oscillation)가 대한민국에 영향을 주는 열대폭풍의 발생과는 상관관계가 낮더라도 열대폭풍의 경로와 상당한 관계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Goh and Chan(2012)은 엘니뇨 기간에는 더 많은 열대저기압이 한반도 영향을 미치고 라니냐 기간에는 감소하는 현상을 발견하여, ENSO가 한반도 주변의 열대저기압과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Wu et al.(2021)은 북서태평양의 열대폭풍을 여름과 가을로 나누어 분석하였으며, 계절적인 특성에 의해 열대 폭풍도 크게 영향을 받아 변화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는 한반도 주변의 열대폭풍 특성을 연구한 Youn and Park(2021)의 후속 연구이다. 이전 연구에서는 부족한 정보는 해외 자료와 혼용하여 사용하였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순전히 대한민국 기상청의 업데이트된 자료만을 가지고 추가 분석을 수행하였다. 본 연구는 기후변화와 함께 급속히 변화하는 태풍의 특성을 분석하여 한반도 재해 대응에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아래와 같이 수행되었다.
•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열대폭풍에 대한 분석
• 1951년 이후 발생한 전체 열대폭풍에 대한 발생 빈도 분석
• 한반도의 남쪽 해역을 통과하는 태풍 분석
• 한반도 주변 열대폭풍과 기후변화와의 관계 분석
2. 연구 방법
2.1 연구 대상 지역
기존의 태풍 연구는 한반도 주변의 모든 태풍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태풍의 특성을 결정하는 다수의 변수로부터 태풍의 대표 특성을 추출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었다. 한반도 주변의 열대폭풍 변화에 관한 연구는 이미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수행된 사례가 있으며, 주변 모든 열대폭풍을 대상으로 연구가 수행되었다(Park et al., 2006; Seol, 2010; Choi et al., 2012). 본 연구는 기존의 연구 방법과 다르게 한반도의 해안 방재를 목적으로, 위험이 큰 태풍을 선정하여 그 특성을 분석하였다. 과거 열대폭풍 경로는 Fig. 1과 같이 동서 방향의 수평 이동과 남북 방향의 수직 이동이 혼재하고 있으나, 최근 열대폭풍의 주된 이동 경로는 남북 방향으로 변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최근 10여 년간의 열대폭풍 경로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직선 경로로 변화함에 따라 제주도 해역을 통과하는 열대폭풍은 한반도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은 것에 착안하여, Fig. 2와 같이 직사각형 형상의 임의 연구영역을 설정하였으며 이 영역을 통과하는 태풍을 중심으로 특성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편의상 임의의 특정 해역을 Red zone으로 부르도록 하겠다. 열대폭풍이 육상을 통과시 지면과의 마찰을 통해 그 특성이 변화되지만, 반면에 해안에서 떨어져 이동하는 경우 육상과 간섭이 감소하여 열대폭풍의 특성이 변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여, 일본의 서부 해안과 중국의 동부 해안을 좌우 경계 영역으로 설정한 후, 중간에 위치한 해역을 Red zone으로 설정하였다. 남쪽 경계는 한반도를 향하는 대부분의 열대폭풍이 북위 30도 이전에서 포물선 형상으로 진행 방향이 크게 바뀌는 전향점의 위치를 고려하였으며, 북쪽 경계는 한반도의 육상인 남해 해안선이 북위 34도 부근에서 시작되는 것을 고려하였다. 위 동서남북의 경계 지역을 기준으로 본 연구에서 정의한 Red zone의 연구 해역은 Fig. 2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북위 30도에서 34도까지, 동경 123도에서 129도까지의 직사각형 형상의 제주도를 포함한 해상 구간이다.
해안 방재에 집중하여 위 Red zone을 통과하며 이동 경로가 특이하지 않은 열대폭풍만을 선정하여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언급한 이동 경로가 특이한 열대폭풍에 대한 정의는 일반적인 열대폭풍의 경로와 크게 다르며, 급격한 방향 선회가 반복되며, 남쪽으로 후퇴 후 다시 북진하거나, Red zone에서 소멸한 열대폭풍들이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 이러한 조건에 의해 제외된 열대폭풍은 극소수이다. 연구 대상은 1980년부터 현재까지 40여 년간 발생한 열대폭풍들이며, 국내외 여러 기관의 자료 중에서 대한민국 기상청의 자료를 근거로 분석하였다(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Typhoon Information, 2022).
2.2 연구 대상 태풍
본 연구는 태풍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였으며, 기상청에서 공개한 1951년 이후 대한민국에 영향을 준 열대폭풍과 Fig. 2에서 붉은색으로 표시된 직사각형 영역을 통과한 태풍으로 분류하였다. 대한민국 기상청 분류에 의한 태풍은 최대 풍속이 17 m/s 이상의 열대폭풍(TS: Tropical Storm)이며, 본 연구의 Red zone을 통과한 태풍은 최대 풍속 33 m/s 이상의 태풍(TY: Typhoon) 등급으로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의 분류 기준을 따르고 있다. 대한민국 기상청의 1951년 이후 열대폭풍 정보는 최근에 수정되어, 영향을 준 열대폭풍의 발생 숫자만을 제공하고 제한된 정보로 인해 완전한 분류 작업을 수행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한반도에 영향을 준 열대폭풍은 세계기상기구(WMO)보다 최대 풍속 기준이 낮은 대한민국 기상청의 분류 기준을 따르고 있어, Red zone에 의해 분류된 태풍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폭풍이 분석에 포함되었다. 여기서 영향을 미치는 열대폭풍에 대한 기상청의 정의는 한반도에 직접 영향 또는 상륙을 하였으며 대상으로 북위 28도 이상, 동경 128도의 서편에 진입하고 태풍특보가 발효되었던 열대폭풍이다. 태풍특보 기준은 강풍 또는 강우량, 폭풍해일이 각각의 경보 기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될 때이다. 이러한 다른 기준으로 인한 혼선을 피할 수 있도록, 이후 본 연구에서 열대폭풍(TS), 태풍(TY)로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3. 결 과
3.1 1951년 이후 태풍의 변화
여기서는 최대 풍속 17 m/s 이상을 열대폭풍으로 분류하는 대한민국 기상청 기준을 따르며, 1951년 이후 북서태평양에 발생한 열대폭풍 이상 활동은 총 1880개, 한해 최대 발생 수는 39개, 최소 발생 수는 14개이다. 열대폭풍의 변화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모든 분석에 선형회귀(linear regression)을 사용하였으며, 이 방법은 현 단계에서 다양한 요인과 연관된 열대폭풍 특성의 분석에 분석자의 주관이 적용될 수가 있어, 시간에 따른 변화의 경향만을 분석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열대폭풍 이상의 전체 발생 숫자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예상과 달리 Fig. 3과 같이 해마다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전체 기간 동안 평균 발생 횟수는 약 26개이며, 2000년 이후는 다소 감소하여 평균적으로 약 24개의 열대폭풍이 매해 발생하였다. 하지만 감소하던 발생 빈도는 2011년 이후부터 변화하여, 현재까지 다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전체 발생 중에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열대폭풍 이상은 총 236개이며 매해 평균 3.3개이다. 열대폭풍 이상의 전체 발생 횟수는 동남아를 포함한 북서태평양 전 지역을 포함하고 있어, 이중 실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열대폭풍의 비율은 전체 발생 횟수에 비해 높지 않다. 한반도에 영향을 준 열대폭풍이 가장 많았던 해는 1959년과 2019년으로 각각 7개이며, 이에 반해 1988년과 2009년에는 영향을 준 열대폭풍이 한 개도 없었다. 한해에 발생하는 전체 열대폭풍 횟수와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열대폭풍 수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72년간 한반도에 영향을 준 열대폭풍은 8월에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7월, 9월, 6월 순이며, 11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피해 기록은 전혀 없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9월 피해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전혀 없었던 10월 열대폭풍의 비중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3.2 Red zone을 통과한 태풍의 영향
본 연구의 독창적인 부분인 Red zone을 통과하는 태풍 연구는 기상청에 의해 구체적인 정보가 제공되는 1980년 이후의 태풍만을 연구 대상으로 하였다. 수십여 년 전부터 변경되고 있는 열대폭풍의 이동 경로로 인해 Fig. 2에서 지정한 Red zone을 통과하는 태풍은 한반도에 상륙하거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매우 높아졌다. 따라서 Red zone을 통과하는 태풍들의 정보를 분석하여, 태풍에 관한 방재 연구를 수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북서태평양에서 1980년 이후 발생한 총 열대폭풍 이상은 1098개이며, 이중 한반도에 영향을 준 열대폭풍 이상은 143개이다(Table 1).
앞서 수행한 1951년 이후의 열대폭풍 연구와 달리, 이곳의 연구 대상은 1980년부터 2022년까지 Red zone을 통과한 최대 풍속 33 m/s 이상의 태풍이며 총 46개의 태풍이다. 본 연구의 Red zone을 통과한 전체 태풍은 Table 1과 같이 46개이며,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한반도에 상륙한 전체 태풍은 47개이다. 이중 Red zone을 통과하고 상륙한 태풍은 31개로 67%에 해당하며, 16개의 태풍만 Red zone을 통과하지 않고 다른 경로를 통해 한반도에 상륙하였다. Red zone을 통과하지 않은 태풍의 경우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주변 국가의 육상을 통과할 수밖에 없어, 육상과의 간섭을 통해 태풍의 강도나 경로 같은 고유 특성들이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 태풍의 특성 분석에서 배제하였다. 지난 43년 동안 평균적으로 매해 1번의 통과와 상륙이 발생하였으며, 태풍의 상륙도 없고 Red zone 통과도 없었던 해는 10번으로 23%에 해당하기 때문에 거의 매해 태풍 피해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3.3 Red zone을 통과한 태풍의 풍속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열대폭풍을 분석한 결과, 저위도에서 열대저기압이 열대폭풍으로 발달한 후 따뜻한 해수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아 대만 북부와 비슷한 위도에서 생애 최대 풍속으로 발전한 후 조금씩 그 위력이 감소하면서 한반도에 도달하게 된다. Red zone을 통과한 태풍 중에서, 발생 초기의 열대저기압에서 태풍으로 강해지는 위치를 Fig. 8에 나타내었다. 태풍으로 강해지는 위치는 해마다 점차 북쪽으로 높아지고, 서쪽으로 이동하여 한반도의 남쪽에 점차 가까워지기 때문에, 태풍에 대응할 시간이 점차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태풍의 이동 속도는 평균 31 km/h이며 최근 점차 빨라지는 경향을 보여서, 생애 최대 풍속 이후 남해안까지 도달 시간인 만 2일 이내에 대응 준비를 완료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Red zone을 통과한 태풍을 따로 분류한 뒤, Fig. 9와 같이 Red zone 구간 통과 시 시간별 태풍의 최대 풍속을 평균한 결과를 태풍의 생애 최대 풍속과 비교하였으며, 두 가지 최고 풍속 모두 해마다 완만히 상승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Red zone의 평균 최고 풍속은 약 36 m/s이며, 생애 최고 풍속의 평균은 45 m/s 으로 두 풍속의 차이는 평균 약 9 m/s이다. 태풍의 분류 기준 풍속이 33 m/s 이상인 사실을 고려하면, 예상과 달리 Red zone을 통과한 과거 태풍의 풍속이 매우 빠르지 않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Red zone에서의 평균 최대 풍속은 생애 최대 풍속의 80% 정도인 것을 활용하여, 방재 현장에서 실시간 태풍 강도 추정에 간단하게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태풍의 최대 풍속이 증가하는 경향에도 불구하고, Red zone과 생애 최대 풍속의 비율은 분류 기간과 상관없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3.4 Red zone을 통과한 태풍과 MEI
해수의 온도 변화로 나타나는 엘니뇨와 라니냐는 전 세계 기후변화 연구에서 중요한 지표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가뭄과 홍수와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었다. ENSO가 북서태평양의 태풍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로부터 꾸준히 연구되고 있으나(Chan, 1985; Lander, 1994; Saunders et al., 2000; Hsu et al., 2013; Kang et al., 2019),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태풍을 위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기상현상은 해수의 특성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에 엘니뇨/라니냐와 한반도 태풍의 발생 빈도 연구를 수행해 보았다. 엘니뇨/라니냐는 해수면 온도를 비롯하여 여러 변수에 의해 결정되며 지역에 대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제 지수로 만드는 작업은 매우 복잡하다. 본 연구에서는 엘니뇨/라니냐의 주요 예측 변수인 ENSO(El Nino/Southern Oscillation)의 지수인 MEI.v2(Bimonthly Multivariate El Nino/Southern Oscillation Index)와 태풍과의 비교 작업을 수행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MEI.v2는 많은 연구 결과에서 검증된 미국해양대기청(NOAA)의 자료를 사용하였다(NOAA Physical Sciences Laboratory, 2022). MEI의 값은 엘니뇨/라니냐의 강도를 의미하며, +1 이상은 엘니뇨를, -1 이하는 라니냐를 의미한다. 한반도에서 겨울에 라니냐 발생은 복합적인 다른 요인들에 의해 다른 결과가 나올 때도 많지만 일반적으로 더운 여름을 예고하는 경우가 많다.
NOAA Physical Science Laboratory(2022)의 분석 자료에 의하면 강한 엘니뇨는 1982~1983년, 1986~1987년, 1991~1992년, 1997~1998년, 2015~2016년에 발생했으며, 강한 라니냐는 1988~1989년, 1998~1999년, 2010~2011년이다. 엘니뇨, 라니냐 현상은 여러 계절에 걸쳐 발생하며, 겨울에도 연도를 넘겨 발생하는 이유로 위와 같이 연도가 이어진 형태로 표기하였다. MEI와 북서태평양 열대폭풍의 전체 발생 수의 비교는 Fig. 10과 같으며, MEI와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열대폭풍과의 비교는 Fig. 11에 나타내었다. 비교 결과 일부 구간에서는 엘니뇨, 라니냐 발생과 함께 열대폭풍 발생이 증가하기도 하지만 연관성을 확인할 만큼 뚜렷한 경향이 보이지는 않는다. Red zone을 통과하는 태풍과의 비교는 통과한 태풍의 수가 46개로 매우 제한적이어서 의미 있는 결과를 발견할 수 없어 결과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태풍의 특성이 해수 온도에만 지배받는 것이 아니라 주변 기압 배치, 상층부의 제트 기류 등 다양한 요인과 연관되어 있으며, 최근 급속한 기상이변과 함께 엘니뇨, 라니냐가 열대폭풍 발생에 미치는 기여도가 많이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 Kang et al.(2019)의 연구 결과와 같이 ENSO는 북서태평양의 일반적인 열대폭풍의 발생과는 직접적인 비례관계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4. 결 론
최근 기후변화가 점점 가속화하고 있고 이에 따라 함께 변화하는 태풍을 방재 측면에서 대응하고자 태풍의 특성을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다. 기존의 연구가 한반도 주변에 발생하는 거의 모든 태풍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에, 본 연구에서는 제주도를 포함한 특정 해역을 통과하여 한반도에 피해를 주는 열대폭풍만을 선택한 후, 그들만의 특성을 분석하였기 때문에 보다 방재에 특화된 연구라고 생각된다. 지난 70여 년간 북서태평양에 발생한 전체 열대폭풍의 숫자는 해마다 줄어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2010년 이후로는 다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 중에서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열대폭풍의 숫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특정한 제주도 주변 해역의 Red zone을 통과하는 태풍의 숫자와 최대 풍속은 해마다 조금씩 증가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따른 태풍의 경로 변화로 인해 Red zone을 통과한 태풍은 한반도에 상륙하는 비율이 매우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반도를 향하는 태풍은 평균적으로 대만의 북부 지역과 비슷한 위도에서 생애 최고 풍속으로 발전하며 이후 Red zone을 통과시 평균적으로 80%로 감속된 상태인 특성을 이용하여, 빠른 판단이 요구되는 재해 현장에서 간단한 척도로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태풍으로 발전되는 위치도 해마다 점차 북쪽, 서쪽으로 이동하여 한반도의 남쪽에 근접하고 있으며, 이동 속도도 매해 빨라지는 이유로 태풍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은 점점 부족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의 지표인 엘니뇨/라니냐를 활용한 태풍 발생 분석을 하였으나, 대서양의 허리케인 발생과 달리 MEI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년에는 예년에 비해 태풍의 이동 특성이 매우 특이하여 수치해석에 의한 경로 예측에 어려움이 많았었는데, 위와 같이 변화하는 태풍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향후 방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