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전 지구적인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실행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2017년 기준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전 세계 전력수요의 26.5%를 차지하였다(REN21, 2018). 대표적인 신재생 에너지로 풍력, 태양광, 파력, 조력 등이 있으며 이 중 세 가지는 해양에서 생산 가능한 에너지이기 때문에 해양과 해양 기상 조건을 분석하는 연구는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되는 지속시간 분석(Persistence Analysis)은 Metocean Analysis의 하나로, 해안·해양 공학의 많은 연구와 프로젝트에서 수행되고 있다. Metocean이란 기상학(Meteorology)과 해양학(Oceanography)의 음절을 축약한 단어(syllabic abbreviation)이며, Metocean Condition이란 해양과 해양에 인접한 대기 환경 정보를 일컫는다(Chakrabarti, 2005). 이를 분석하는 Metocean Analysis는 해양의 이른바 ‘통계적’ 상태를 분석하는 것이며, 이러한 연구는 해양 이용 계획, 구조물 설치 및 운용에 필수 정보로 이용된다. Graham(1982)은 해상 작업 시 2 m 이상 파고에서 중량물 인양이 불가능하며, 플랫폼 설치, 시추 작업 등 해양 활동에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음을 언급하였다. Kuwashima and Hogben(1986)은 풍속과 파고의 지속시간 통계 특성을 분석하고 Graham(1982)이 제안한 방법을 수정했다. Feng et al.(2014)은 노르웨이해에서 관측한 파고와 지속시간의 관계 분석하였고, 분석 결과를 토대로 16 m 이상 파고는 3시간 이상 지속되지 않음을 보였다. 또한 속초 연안에서 측정한 장기 파랑자료를 이용하여 기준 파고 대비 평균 지속시간, 최대 지속시간의 변화양상을 분석한 바 있다(Cho et al., 2012).
해양은 육상과 달리 관측자료 획득에 제한이 많다. 그러나 지속시간 분석을 통한 정보의 산출은 많은 경우 장기간 관측된 자료를 이용하여 통계적으로 일반화된 정보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장기 관측자료가 없을 때에도 지속시간을 추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파고 임계치에 대한 평균적인 지속 시간을 추정하는 방법들의 개발 연구가 수행되었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수치모델로 생산된 자료를 이용하는 방법들을 제시했다. Jeong et al.(2015)는 지속시간 분석을 통해 프로젝트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지, 어떤 방법으로 목적을 달성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1/2)º × (1/2)º 해상도의 격자의 전지구 재분석자료(Saha et al., 2010)를 이용하여 분석했다. 여기서는 해양에서 수행되는 각종 작업을 고려하여 2 m 이하의 파고에 대하여 분석을 수행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해역 이용 목적과 기초 연구의 일환으로 포르투갈 해역 파랑 에너지 산정(Pontes et al., 2005), 영국 해역 파랑 에너지 산정(Millar et al., 2006), 양식활동 지원 목적 분석(Panchang et al., 2008), 해역 특성 분석 기초 연구(Cieślikiewicz et al., 2008), 파고 자료 극치 분석(Panchang et al., 2013), 해양 작업 시 다운타임 예측을 위한 연구(Bruijn et al., 2019), 장기 재분석 자료를 이용한 파력 에너지 개발 지수 산정(Lavidas, and Kamranzad, 2021) 등의 연구들이 수행된 사례가 있다. 또한 지속시간 분석은 해양공학분야 뿐만 아니라 수리수문 분야의 강우-수량 지속시간 분석, 대기 환경 분야의 황사 지속 시간 분석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분석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Kim et al., 2004; Kim et al., 2014).
본 연구에서는 각종 해양 공학 분야에 활용할 기초 정보 제공을 위해 우리나라 인근 해역에서 바람과 파랑 관측이 동시에 수행되는 기상청 해양기상관측부이 자료를 사용하여 지속시간 분석을 수행한다. 분석은 관측 대상 지역 지속시간의 기술통계적 특성과 지속시간의 분포 양상 분석에 중점을 두고 수행한다.
2. 풍속과 유의파고 자료 및 지속시간 분석 방법
2.1 기상청 해양기상관측부이 자료
지속시간 분석을 위해 기상청 해양기상관측부이 중 장기 시계열 자료 확보가 가능한 4개 지점을 선택했다(Fig. 1). 선택된 정점은 덕적도(DJD), 외연도(OYD), 거문도(GMD), 거제도(GJD)이며, 다양한 항목이 관측되고 있으나, 지속시간 분석에 활용한 항목은 대표적인 연안 물리 환경 인자에 해당하는 풍속(ws), 유의파고(Hs) 2가지이다.
관측 항목 중 풍속은 각 부이에서 4.3/3.6 m 높이에서 관측되고 있으며, 풍향/풍속 정시자료는 매 정시 전 10분 동안 매 1초 간격으로 3초간 Sampling 한 3개의 자료를 1초 간격으로 이동 평균하여 순간 풍향/풍속을 600개 산출하고 벡터 평균한 값이다. 유의파고 자료는 특정 시간 주기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파고 중 가장 높은 3분의 1에 해당하는 파고의 평균 높이를 말하며, 파고 정시자료는 매 정시 전(17분 4초)에 1초 간격으로 Sampling 한 1,024개의 자료를 스펙트럼 분석하여 산출한 값이다(KMA, 2022).
자료의 관측 간격은 1시간이며, 결측을 무시한 자료 수는 각각 덕적도 219,144개, 외연도 105,192개, 거문도 131,496개, 거제도 131,496개이다(Table 1 참조). 각 지점별 유효 관측자료가 존재하는 시기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각 정점의 결측률은 약 3.1%(거제도, 유의파고)~15.2%(덕적도, 풍속) 범위로 나타났다(Table 1).
분석에 앞서 결측 자료에 의한 영향 가능성을 검토했다. Acuna and Rodriguez(2004)는 분류모델을 기준으로 결측 비율별 대응 방법에 대하여 모델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1% 미만은 심각한 영향 없음, 1~5% 범위는 간단한 추정(결측구간 자료 보충) 기법으로 관리 가능, 5~15% 범위에서는 변동 양상을 고려한 정교한 방법론을 이용하여 결측치를 대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본 연구에 사용한 자료에서는 덕적도 풍속 자료에서 최대 약 15.2%의 결측률을 보였다. 분류나 회귀 모형이라면 고도의 대치 기법을 통해 결측구간의 자료를 추정하여 편향을 줄여야 하나, 지속시간 분석에서 장기 결측 구간의 영향은 비정상적인 장기 지속시간의 산출 외에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여 결측구간의 대치는 수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측 발생의 무작위성 조건이 위배되는 장기 결측 구간으로 인하여 비정상적으로 매우 긴 지속시간 정보가 산출되면 지속시간의 통계량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비모수 통계정보인 분위수 및 Whisker Length를 검토하여 분석 단계에서 제외했다.
기초통계량 검토 결과, 서해안에 위치한 덕적도와 외연도는 유의파고의 평균이 각각 0.5, 0.9 m로 나타났고, 남해안에 위치한 거문도와 거제도는 1.1 m로 나타났다. 풍속의 평균은 덕적도와 외연도가 각각 4.4, 5.1 m/s이며, 거문도와 거제도는 각각 6.2, 6.1 m/s로 나타났다(Table 2). 상대적으로 덕적 도와 외연도의 유의파고와 풍속 평균값은 거문도와 거제도에 비해 낮았으며, 유의파고와 풍속의 표준편차는 덕적도가 0.44, 0.5로 각각 0.63~0.74, 3.05~3.37인 외연도, 거문도, 거제도에 비해 낮았다. 이상자료에 강건한(Robust) 비모수 분산 지표인 IQR(Inter Quartile Range) 역시 덕적도는 유의파고와 풍속이 각각 0.5, 4.0으로 0.7~0.8, 4.3~5.0 수준인 타 지점들보다 낮았으며, 그 이유는 다른 지점에 비하여 외해에서 발생한 파랑의 에너지 전달이 상당 부분 차폐될 수 있는 지리적인 위치 영향으로 판단된다. 한편 최댓값 검토에서 덕적도 부이의 40.0 m/s 풍속은 이상자료로 판단되며, 이 값을 제외할 경우는 24.7 m/s가 최댓값으로 나타난다. 또한 각 관측자료에서 일부 장기 결측 구간이 눈에 띄며, 거문도와 거제도 지점에서 간헐적으로 높은 유의파고 값이 발생하는 양상이 나타난다(Fig. 2).
2.3 지속시간 분석
지속시간 분석은 먼저 풍속과 유의파고 항목에 대하여 각각 독립적으로 수행했다. Sobey and Orloff(1999) 에서는 지속시간 분석의 기본 개념으로 기준교차방법(level-crossing method)를 언급했고, 본 연구에서도 같은 개념을 적용했다. 각 항목의 시계열 자료에 대하여 기준 임계값(Level)을 설정하고 이 값을 넘는 시점을 관측 간격 단위의 직선이 교차하는 시점으로 정했으며, 교차 시점은 선형 변화 조건에서 추정하였다. 이후 시작과 종료로 구성된 교차점 쌍의 간격을 추출하여 원하는 조건 및 기간에 대한 통계 분석을 수행한다(Fig. 3). 이 방법은 파랑 특성 계수 산출을 위한 방법인 개별파법과 유사하지만 평균수면 대신 기준 임계값(Level)을 사용한다. 상향교차(Up-crossing) 또는 하향교차(Down-crossing) 시점을 추정하여 위 또는 아래 한 방향으로 교차하는 점을 파의 시작과 끝으로 정의하는 재현기간(Recurrence Time)과는 위와 아래 방향의 교차점이 한 쌍이 되도록 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속시간 산정은 분석 목적에 따라 일정 기준 이상의 값이 지속되는 기간(Above Level Persistence, ALP)과 이하의 값이 지속되는 기간(Below Level Persistence, BLP)이 될 수 있으며, 전자의 경우 작업시간 산정을 위한 파고 지속시간 분석이 있으며, 후자의 경우 연안 하구역 등에서 저염수 노출시간 분석이 해당된다. 본 연구는 ALP에 대한 분석을 수행했다.
결측이 존재하지 않는 규칙적인 간격의 수치모델 자료를 이용한 분석에서는 직선의 교차점 개념을 이용한 이 방법의 적용이 간단하다. 그러나 관측자료를 활용하는 지속시간 분석에서 이상자료와 결측 문제가 더해지면 실제 컴퓨터 언어를 이용한 프로그램 처리에서 오류가 발생한다. 관측자료를 이용한 실제 분석에서 발생하는 오류는 경사계산 시 무경사(zero-gradient) 발생 문제, 결측으로 인한 시작, 종료 교차점 쌍(pair)의 생성 불가 문제가 대표적이다. 본 분석에 사용한 코드에서는 기준값에서 자료 값의 정체(freezing)로 인하여 경사가 ‘0’이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흩트림(Jittering) 기법을 사용하고, 결측 등 자료 절단으로 인해 동일 방향 탐지된 교차점 쌍에 대하여 임계치를 건너 증가하는(Up-Crossing) 경사와 감소하는(Down-Crossing) 경사인지, 이 교차점들이 순차적으로 존재하는지 판별하는 조건을 통해 실질적인 프로그래밍 코드를 디버깅(Debugging)한다.
유의파고와 풍속의 지속시간 분석 시 기준값 조건은 각각 유의파고 0.25~3.0(m), 풍속 1~15(m/s) 조건을 활용했다. 자료를 기반으로 계산된 지속시간은 분포의 높은 비대칭성으로 인해 모수 통계량인 평균을 사용하지 않고 백분위수(Percentile, P)를 이용하여 분석했다. 기준 파고 또는 기준풍속 조건에서 추출한 지속시간 자료가 통계변수에 해당한다. 백분위수는 통계변수를 이용하여 추정하며, 자료의 개수가 100개 이하인 경우에는 분위수 추정에 사용하는 알고리즘에 따라 백분위수의 편차가 발생하며, 자료에서 인접한 값을 선택하는 경우와 내삽하는 기법을 적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선형 보간 방법을 선택하였다(Hyndman and Fan, 1996).
3. 기상청 부이자료 지속시간 분석 결과 및 토의
3.1 풍속의 지속시간 분석 결과
4개 관측 부이 자료의 1~15 m/s까지의 기준풍속에 대한 지속시간의 자료 분포와 발생 빈도는 Fig. 4 및 5에 제시했다. 실제 관측자료를 이용한 분석에서, 기존에 포함된 결측 자료와 이상자료의 제거로 인하여 발생한 장기 결측 구간에 대한 계산 오류는 지속시간의 백분위수 검토를 통해 제외시켰다. 또한 대푯값으로 robust location measure인 Median을 사용하는 경우, 이상자료를 포함해도 해석에 큰 문제가 없다. 풍속 자료의 지속시간 분석에서 기준 값을 1 m/s로 설정했을 때, 덕적도 부이의 최대 지속시간은 약 458일로 계산된다. 검토 결과, level up-cross 시점은 1997년 9월 30일 22시 33분 경, level down-cross 시점은 1999년 1월 1일 10시 29분경으로 계산된다(Fig. 4a). 이는 결측에 의한 효과이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의 해석을 피하기 위해 제99분위수(P99)를 기준으로 절단했으며, P99는 낮은 값(0%)부터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99%의 지점에 위치하는 값의 크기를 의미한다. 풍속 자료의 경우 4개 지점 전체 지속시간의 P99는 약 287시간으로 나타났으며, P95, P90는 각각 약 108, 72시간으로 나타났다. 또한 식(1)과 같이 boxplot 기법으로 검토한 각 지점의 Whisker Length(WL)는 덕적도, 외연도, 거문도, 거제도 4지점에서 각각 약 62, 81, 96, 77시간으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풍속의 지속시간 분석에서 대표성을 갖는 범위는 약 100시간 이내인 것으로 판단된다(Fig. 4b).
위의 식(1)에서, WLU와 WLL은 각각 상한 및 하한의 Whisker Length를 의미하며, Q1, Q3은 제1, 제3 사분위수(Quartile)를 의미한다. IQR(Inter Quartile Range)은 Q3 - Q1의 범위를 의미한다.
이상의 검토 과정을 토대로 풍속의 지속시간 분석 범위는 최대 200시간으로 설정했으며, 각 기준풍속에 따른 지속시간 발생 확률을 나타냈다(Fig. 5, Appendix 1). 모든 부이 관측 지점에서 기준풍속이 증가함에 따라 지속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 99 지속시간은 기준풍속 1 m/s일 때 덕적도, 외연도, 거문도, 거제도 순서로 각각 약 181, 183, 190, 191시간으로 나타났다. 15 m/s 이상의 기준풍속에서는 각각 9, 35, 31, 52시간으로 나타났다. 덕적도의 경우, 15 m/s 이상의 풍속이 9시간 이상 지속되는 시간이 과거 관측자료에 기반한 확률적 판단으로 1% 미만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기준풍속 15 m/s 기준으로 중간값(P50)은 앞서 언급한 지점 순서대로 각각 4, 4, 5, 5시간으로 나타나, 모든 지점에서 15 m/s 이상의 풍속은 5시간 이하로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측도보다 중간값 지표를 사용한 이유는 지속 시간의 변동 범위가 수 시간 에서 수 백 시간 정도로 매우 넓기 때문에, 위치 측도로 기하평균(로그 변환 등 자료변환 후 평균하는 개념과 유사)을 사용하거나 중간값 사용이 필요한 조건에서, 중간값은 자료의 변환 과정 없이도 강건한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3.2 파고의 지속시간 분석 결과
0.25~3.0 m 범위의 기준유의파고에 대한 지속시간의 자료 분포와 발생 빈도는 Fig. 6 및 7에 제시했다. 관측자료의 결측으로 인한 계산 오류는 풍속 분석 결과와 같은 방법으로 제외했다. 유의파고 자료의 지속시간 분석에서 기준유의파고를 0.25 m로 설정했을 때, 거문도 부이의 최대 지속시간은 약 567일로 계산된다. 검토 결과, level up-cross 시점은 2019년 11월 3일 20시 11분 경, level down-cross 시점은 2021년 5월 24일 5시 39분 경으로 계산된다(Fig. 6a). 유의파고의 지속시간 결과 역시 P99를 기준으로 절단했으며, 4개 지점 전체 지속시간의 P99는 약 415시간으로 나타났으며, P95, P90은 각각 약 152, 96시간으로 나타났다. Whisker Length는 덕적도, 외연도, 거문도, 거제도 지점에서 각각 약 87, 116, 108, 115시간으로 나타나 유의파고 지속시간의 대표성을 갖는 범위는 약 100시간을 상회하는 것으로 판단된다(Fig. 6b).
각 기준유의파고에 따른 지속시간 발생 확률을 풍속과 같은 방법으로 제시했다(Fig. 7, Appendix 2). 모든 부이 관측 지점에서 기준유의파고가 증가함에 따라 지속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나지만, 거문도와 거제도에서는 기준유의파고가 가장 낮은 0.25 m보다 0.5 m에서 통계적으로 가장 긴 지속시간 분포를 보였다. P99 지속시간은 기준 유의파고가 0.25 m일 때 덕적도, 외연도, 거문도, 거제도 순서로 각각 약 189, 196, 153, 198시간으로 나타났다. 기준유의파고 3 m 이상에서는 각각 6, 51, 50, 56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 지점에서 3 m 이상의 유의파고는 각각 상기한 시간 이상 지속되는 확률이 1% 미만으로 드문 것을 의미한다. 기준유의파고 3 m 기준으로 중간값(P50)은 앞서 언급한 지점 순서대로 각각 3, 9, 8, 8시간으로 나타나, 모든 지점에서 3 m 이상의 파고는 10시간 미만으로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3 장기 자료의 활용
한편, 특정 해역의 특성 파악을 위한 기후자료 분석에는 30년의 자료가 권장된다(WMO, 2017). 그러나 수년 이내로 진행되는 단기 프로젝트에서 장기 자료를 직접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인접 지점에서 확보 가능한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현실적이며, 이때에도 최소 10년의 자료가 필요하다(World Bank, 2010; Ingram et al., 2011; Smith and Maisondieu, 2014; Lavidas et al., 2017; Lavidas and Kamranzad, 2021).
예를 들어, 서남해역 해상풍력 실증단지가 운용되는 부안 인근 해역에서는 관련 설비 설치를 위한 작업시간과 풍속 자료를 이용한 에너지 채산성 분석이 수행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나, 기상청 해양기상관측 부이 부안 지점의 경우 7년 미만의 자료만 확보 가능하므로 모델을 이용한 후측 자료의 활용이 필요하다. WMO 등에서 제안한 12년 이상의 장기 관측 자료를 활용하더라도 풍속, 유의파고의 임계값을 높임에 따라 자료의 수는 급감하는 양상을 보인다(Sobey and Orloff, 1999).
본 연구에서 활용한 자료의 경우, 덕적도 지점에서 유의파고 3 m 이상의 임계값을 설정했을 때 탐지된 지속시간은 28건밖에 되지 않는다(Fig. 8). 또한 임계 기준에 따른 지속시간 추출 빈도는 전체적으로 기준 파고, 풍속이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나, 특정 구간에서 일부 역전되는 양상도 보이기 때문에 낮은 임계 기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만약 풍향, 파향 등의 임계기준 또는 분류기준을 추가하여 지속시간 분석이나 극값(extreme value)에 대한 분석을 수행한다면 방위나 순위별로 분할되어 대상자료가 자료가 희소(sparse)해지므로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서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재분석 자료를 활용한 지속시간 분석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미국해양대기청(NOAA),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등에서 제공하는 전지구 자료를 활용 가능하며, 우리나라 해양수산부에서 제공하는 전국파랑관측자료 제공시스템(WINK)을 활용할 수도 있다(Jeong et al., 2018).
3.4 지속시간 분석의 활용
지속시간 분석은 앞서 Graham(1982)의 사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해양공학 관점에서 안전한 해상 작업과 가동률 예측을 통한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주로 사용되었다. 구체적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수상 바지(Barge)선 이용 건설공사 안전작업 지침(KOSHA GUIDE C-2-2020)에는 바지선 작업 안전조치 사항에 풍속이 15 m/s 이상일 때 작업을 중지해야 하며, 작업한계파고는 바지선의 크기에 따라 1.5~3.0 m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최근 수행된 정책연구 용역 결과로 발행된 항만하역 통합 안전 매뉴얼에서는 항만 작업 현장에서 순간풍속 16 m/s 이상, 바람 14 m/s, 파고 3 m 이상의 풍랑주의보 또는 파랑주의보 발효 시 작업을 중단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작업시간 판단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MOF, 2021). 유사한 예로 해양 레저 시설 운영 관점에서 해양 스포츠와 같은 해상 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시간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경제성 또한 해당 해역의 바람 및 파랑의 지속시간 특성을 통해 분석이 가능한 영역으로 판단된다.
앞서 언급한 사례와 같이 바지선이나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선박뿐만 아니라, 헬기와 드론같이 해상에서의 모든 장비 운용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각 운용 장비에 따른 한계 풍속 및 파고 기준에 대한 정보와 함께 활용하면 특정 해역에서의 작업, 운항 및 영업의 경제성 판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해양기상 인자의 지속시간 분석은 향후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참고가 될 만한 기초 자료로써도 그 의미가 있다. Núñez et al.(2019)는 해양쓰레기 이동확산 예측 연구에서 폭풍 내습 시 평균적인 지속시간을 3일로 가정하여 분석을 수행한 바 있으며, 이러한 분석은 폭풍 내습 시기의 자료를 별도로 정밀하게 분석하는 과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Jäger et al.(2019) 의 사례와 같이 파랑 예측 결과에 대하여 폭풍의 지속시간 재현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McDowell et al.(2018)은 부유식 조력에너지 설비 설치 및 운영 프로젝트에 대하여 작업 중단 기준과 기준 초과 확률을 이용하여 작업시간의 공간적 분포를 산정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초기 설치비용과 프로젝트 전반의 기대 비용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며 부지 선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3.5 향후 연구 방향
해양 공학 분야에서 지속시간 분석은, 주로 작업시간 분석에 활용되지만 해상 풍력 발전 적지 분석에 활용할 수도 있다. 세계 풍력발전 누적 설비용량은 2013년 이후 급속도로 증가하여 2019년까지 24%가량 증가했으며, 해상풍력 또한 현재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GWEC, 2020). 이에 따라 Metocean data에 대한 분석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판단되며, WINK와 같은 격자형 자료가 생산되고 있는 현재는 관측자료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설계 과정에서 환경 관측에 소요되는 비용을 저감하여 효율적인 경제성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지속시간 분석 기초 연구를 통해 향후 적용할 연구 대상지와 대상 항목에 대한 지속시간 분포를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이를 기반으로 기 획득한 관측자료 또는 재분석 자료를 통계적 분석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분석된 통계적 특성을 활용하여 예측까지 수행할 수 있다. 다운타임 예측을 위한 연구를 수행한 Bruijn et al.(2019)의 사례에서는 확률모형을 사용했다. 작업이 불가능한 시기와 가능한 시기를 각각 0과 1로 설정하고 이전 상태를 기반으로 다음 상태의 확률을 계산하는 Binary Markov Chain 모델이다. 다만, 국내 해역에 대한 기초연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시점에서 예측, 분류 등 응용연구에 앞서 다양한 해역에 대한 특성 분석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되며, 이후 지속시간 분포 특성 및 확률모델의 매개변수 추정 등 다양한 통계 분석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기상청 해양기상관측부이 자료 중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4개 관측 지점(덕적도, 외연도, 거문도, 거제도)의 풍속과 유의파고 항목을 이용하여 지속시간 분석을 수행했으며,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풍속과 유의파고의 지속시간은 임계값이 높아질수록 기하급수적인 감소 양상을 뚜렷하게 보인다.
분석에 활용한 자료에 국한하여, 각 지점에 따라,
(2) 풍속의 지속시간은 15 m/s 이상의 임계값을 기준으로 4~5시간의 지속시간이 중간값(50% 순위, P50)으로 나타나며, 9~52시간 이상 발생할 확률은 1% 미만이다.
(3) 유의파고의 지속시간은 3 m 이상의 임계값을 기준으로 3~8시간의 지속시간이 중간값(50% 순위, P50)으로 나타나며, 6~56시간 이상 발생할 확률은 1% 미만이다.
해양에서 환경인자의 지속시간은 인간을 포함하여 해당 인자의 영향을 받는 모든 생물의 활동을 제약하는 요소이므로 해당 해역에 대한 특성 분석이 중요하다. 분석 결과는 우리나라 서남해역 일부 지점에 대해서만 수행되었으므로 향후 전해역에 대한 지속시간 특성 분석이 요구되며, 이 기초 연구는 설계 관점에서 주로 활용하는 작업시간을 포함하여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